지난해 국내 조선사 해양플랜트 총 5기 수주…3조8345억원
“2010년대 초반 상황 못 미쳐도…해양플랜트 시장 점차 나아질 것”
지난해 조선업계가 대형 해양플랜트를 잇따라 수주하며 시장 부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유가 상승 기조가 이어짐에 따라 수년간 침체됐던 해양플랜트 시장이 점차 살아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은 각각 해양플랜트 3기, 2기를 수주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들 업체가 한 해에 해양플랜트 2기 이상을 수주한 것은 각각 2014년, 2013년 이후 처음이며, 수주 총액은 약 3조8345억원에 달한다.
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1월 미얀마 쉐(Shwe) 공사에 투입될 가스 승압 플랫폼(5000억원) 수주를 시작으로 5월 브라질 에너지 기업 페트로브라스로부터 원유 생산·저장·하역설비(FPSO)를 8500억원에 수주했다. 8월에는 미국 원유개발업체와 반잠수식 원유생산설비(FPS) 공사 계약을 6592억원에 체결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6월 브라질 페트로브라스로부터 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 설비(FPSO)를 1조1000억원에 수주했으며, 7월에는 카타르로부터 고정식 원유생산설비(FP)를 7253억원에 수주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미인도 드릴십(선박 형태 시추설비) 2척을 매각·용선 계약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 몇 년간 침체를 겪었던 해양플랜트 시장이 다시 살아나게 된 것은 지난해 국제 유가가 강세를 보이면서다.
일반적으로 고유가가 지속되면 채산성이 높아져 석유업체들의 해양플랜트 투자가 확대된다. 해양플랜트 시장이 활기를 띠었던 2010년대 초반 국제유가는 배럴당 120달러를 웃돌았다. 당시 해양플랜트 가격은 1기당 20억달러(약 2조4046억원)에 달할만큼 높았으나 2016년 유가가 20달러 수준으로 떨어지며 해양플랜트 발주도 감소했다.
그러다 지난해부터 상황은 달라졌다. 지난해 초 배럴당 50달러에도 못 미쳤던 서부텍사스유(WTI) 가격은 60~80달러 선에서 등락을 반복하다 올해 다시 80달러 선에 육박했다. 지난 6일 기준 WTI는 배럴당 79.46달러를 기록했다. 통상 해양플랜트의 손익분기점은 국제유가 평균 60달러선으로 알려져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산세가 풀릴 경우 올해 유가가 더 높아질 것이란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OPEC+는 최근 공동기술위원회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 19 오미크론 변이가 원유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가볍고 일시적일 것’으로 평가했다.
조선업계에서는 고유가 기조에 따라 올해 해양플랜트 시장이 점차 나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시장 호황기이던 2010년대 초반과 비교하면 수주량이 많다고 할 순 없지만, 지난해부터 고유가 기조가 이어지며 (침체됐던) 해양플랜트 시장 상황도 점차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