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연한 지지율 상승세 보이는 안철수
국민의힘도 李·尹 '원팀'으로 '재정비'
安과 껄끄러운 이준석…단일화에 악재?
"지지율 추이 이어지면 순리대로 풀릴 것"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의 지지율이 15%를 넘나들며 완연한 상승세를 보이자 대선을 앞둔 야권에 단일화의 필요성이 더욱 대두되고 있다. 내홍을 겪던 국민의힘이 윤석열 후보와 이준석 대표의 화합으로 재정비 태세를 갖췄지만, 오히려 단일화 과제에는 풀어야 할 숙제가 커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론조사 전문업체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교통방송의 의뢰로 지난 7∼8일 조사(신뢰수준95%, 표본오차 ±3.1%p)해 이날 발표한 차기 대선 후보 지지율에서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이 15.1%를 기록했다.
지난주 같은 조사와 대비해 37.6%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제자리걸음, 35.2%의 윤 후보가 소폭 떨어진 가운데 안 후보는 5.9%p의 상승폭을 기록하며 약진했다.
’15%’는 당초 전문가들로부터 안 후보가 야권 단일화 국면에서의 경쟁력 유무를 가늠해 볼 수 있는 경계선으로 거론됐던 수치다.
김봉수 성신여대 법학과 교수는 "안 후보는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와 마찬가지로 본인의 승리 가능성이 있어야 단일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게 될 것이다. 15%를 돌파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 분석한 바 있다.
안 후보로서는 같은날 공개된 또 다른 여론조사에서 야권 대선 후보를 안 후보로 단일화할 때, 윤 후보로 단일화할 경우보다 이재명 후보에게 더 크게 앞선다는 결과도 나온 점도 고무적인 부분이다.
여론조사업체 서던포스트가 CBS의 의뢰로 지난 7~8일 조사(표본오차95% 신뢰수준에 ±3.1%p)해 이날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면 '안철수 후보로 야권 단일화가 이루어진다면 누구에게 투표하겠냐'는 질문에 안 후보는 42.3%을 얻어 28.9%에 그친 이재명 후보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섰다.
반면 '윤석열 후보로 야권 단일화가 이루어진다면 누구에게 투표하겠냐'는 질문에서는 윤 후보는 34.4%를 얻어 33.6%의 이 후보와 접전을 벌였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 같은 결과의 도출에 단일화의 필요성에 대한 정치권의 공감대는 점점 커지는 모습이다. 유창선 시사평론가는 "윤석열과 안철수의 후보단일화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된 상황"이라고 바라봤다.
문제는 과연 '아름다운 단일화'가 이뤄질 수 있을지 여부에 있다. 유 평론가는 "이번에는 누가 단일 후보가 되든, 윤석열과 안철수의 힘이 온전하게 합쳐질 수 있느냐가 대선의 승부를 가르게 될 것"이라 평가했다.
일각에선 이준석 대표와 윤석열 후보의 '극적 화해'로 국민의힘이 '원팀 진용'을 갖추게 된 점이 오히려 단일화 문제에 있어서는 악재가 된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이준석 대표와 안철수 후보의 껄끄러운 관계는 이미 여의도에 공공연하게 알려진 바 있다. 대선 후보 단일화라는 중차대한 협상 과정에 있어 서로가 매우 예민하게 부딪힐 수 있는 상황에서, 각자를 향한 감정적인 언사가 오가기라도 한다면 빨간불이 켜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도 협상 막판까지 상당히 아슬아슬한 순간의 연속이었다"라며 "하물며 대선에서는 서울시장 보선과는 차원이 다른 수싸움이 벌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당장 이준석 대표는 선거전 전면 복귀 이후 "안 후보와의 단일화 없이도 4자 대결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입장을 이어가고 있다. 안철수 후보 또한 이날 충청북도 청주시를 찾은 자리에서 취재진과 만나 단일화에 대한 질문에 "제가 당선되기 위해 출마했다. 제가 대통령이 될 것"이라 선을 그었다.
하지만 최근의 대선 지지율 추이가 선거 한 달여 앞까지 이어질 경우, 단일화 움직임은 자연스럽게 빨라질 것이란 관측이 많다.
한 국민의힘 초선 의원은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모두 정권교체라는 대의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만큼, 특정 시점에서 단일화가 필승 공식이라는 문제의식이 공유되면 순리대로 잘 풀릴 문제라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