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지지율, 내홍 봉합 후 반등세
선거 전략 변화 후 2030 지지 급상승
이재명에 오차범위 내 재역전 이뤄
안철수 지지율도 꾸준히 상승…향후 추이 따라 구도 짜일 듯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이준석 대표의 갈등 봉합 이후 국민의힘의 선거 전략이 확연히 달라지면서, 지지율 면에서도 내홍 기간의 하락세를 멈추고 반등하는 모습이다. 윤 후보의 정체기 동안 뚜렷한 상승 곡선을 그리며 '2강 1중'이 아닌 '3강 구도'를 목표로 했던 안철수 후보의 향후 지지율 추이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윤 후보와 안 후보 모두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11일 공개된 여론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윤 후보의 반등 기류는 명확하다. 지난주 조사까지 하락을 거듭하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내줬던 선두를 재탈환하거나 접전 국면으로 전환시킨 상황이다.
데일리안이 여론조사공정㈜에 의뢰해 지난 7~8일 조사한 대선 후보 지지도에서 윤 후보는 36.9%를 얻어 36.5%의 이 후보를 오차범위 내에서 소폭 앞섰다.
같은 조사에서 지난해 11월 26~27일 조사(45.3%) 이후 5주 연속 하락세를 보이며 2주 전 조사부터 이 후보에 밀리는 결과를 보이다 반등에 성공한 것이다.
코리아정보리서치가 뉴스핌의 의뢰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윤 후보는 40.3%를 얻어 이 후보(34.7%)를 오차범위 내인 5.6%p 차이로 앞섰다. 윤 후보는 특히 20대에서 38.2%를 가져가며 22.0%의 안철수 후보와 21.4%의 이 후보를 따돌렸고, 30대에서도 39.1%로 안 후보(24.3%)와 이 후보(23.0%)를 눌렀다.
국민의힘 내홍 수습과 이후 윤 후보가 쏟아낸 '여성가족부 폐지'·'병사 월급 200만원' 등의 파격적인 공약이 여론에 온전히 반영됐다고 보기는 어려운 만큼, 윤 후보가 컨벤션 효과를 받으며 독주하던 시기의 지지율을 회복할지 여부는 미지수이지만 당장의 추가적인 하락은 막아냈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취재진과 만나 "지난 주말부터 진행된 여론조사와 당 내부조사에서 젊은 세대가 윤 후보에게 급격하게 지지를 보내는 현상이 목격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강한 반등세가, 특히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목격됐다"며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젊은 세대가 전통적 지지층보다 강한 지지를 보였던 게 이례적 지점이었다. 그래서 지지 강도가 올라가는 속도는 당시의 폭등세와 비견할 만 하기에, 그 당시 출구조사에 비견되거나 나은 성적을 기대하는 것"이라 말했다.
이 대표가 언급한 당시 출구조사는 지난해 서울시장 보선에서 오세훈 후보가 20대 남성으로부터 출구조사에서 72.5%의 지지를 받았던 점을 거론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제는 'again 72.5' 보다 조금 더 높은 목표를 설정해도 될 것 같다"며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편 윤 후보가 저점을 찍고 반등한 동시에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 역시 큰 폭의 상승을 이뤄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한 요소다.
안 후보는 여론조사공정㈜ 조사에서 지난 주 대비 6.0%p 상승한 14.0%를 기록했고, 코리아정보리서치 조사에서는 2주 전 대비 7.3%p 상승하며 13%를 얻었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30% 후반대를 기록하고 있는 양강 후보에 비하면 여전히 부족한 수치임에도, 이 같은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다면 설 연휴 전 확고한 '3강 구도'를 형성하는 것도 기대해 볼 만 하다는 관측이다.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이날 KBS라디오에 출연해 "상승세가 빠르게 날 것"이라며 "역대 모든 선거는 조직이 있는 양당 중심의 선거 구도였지만 2022년 대선은 양당 구도가 깨지고 '인물 구도'로 선거가 짜였다"고 바라봤다.
그러면서 권 원내대표는 "'안 후보의 깨끗함과 국정 비전 능력과 비교되는 다른 인물'이라는 구도가 짜였기 때문에 이 같은 인물 구도 하에서는 안 후보의 지지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 덧붙였다.
이태규 국민의당 선거대책위원회 총괄본부장 또한 조선일보 유튜브에서 "시간이 흐르고 때가 되면 누가 더 확실하게 정권교체를 할 수 있는 후보이고, 누가 더 확장성 있는 후보인가에 대해 국민들께서 자연스럽게 한 쪽으로 정리해 주실 것"이라 낙관했다.
하지만 이준석 대표가 이 같은 국민의당 측의 자신감을 평가절하하면서, 향후 양 측의 신경전과 함께 지지율 쟁탈전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안 후보의 최근 지지율 상승을 보면 윤 후보와 국민의힘을 원래 지지하던 2030이 상당 부분 이전되어서 올라온 것"이라며 "그런데 윤 후보가 다시 스타일 전환이나 이런 걸 통해서 2030의 강한 반등을 이뤄내고 있기 때문에 단일화의 효과도 큰 의미가 없을 것"이라 말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윤 후보의 선거 전략 변화가 2030세대의 반향을 일으킨 점이 수치로 드러나고 있지만 전 세대를 아울러 추가적인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을지는 더 지켜봐야 할 부분으로, 이 지점이 지지율의 최대 상승 지점을 가늠할 잣대가 될 것"이라며 "안 후보 또한 윤 후보의 부진에 따른 '반사이익'에 더해 자체적인 지지율을 끌어올릴 수 있는 동력을 마련하는 데 선거 전략의 중점을 둬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