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 0.25%p 인상
인플레·금융불균형 해소
한국은행이 새해 첫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이에 따라 기준금리는 1.25%로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한은은 14일 서울 세종대로 본부에서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1.0%에서 0.25%p 올린 1.25%로 올렸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국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기준금리(3월 0.00∼0.25%로 인하)와 격차는 1~1.25%p 수준이다.
앞서 금통위는 2020년 3월 코로나19발(發) 금융시장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1.25%에서 0.75%로 낮추는 ‘빅컷(0.50%p)'을 전격 단행했다. 이후 같은 해 5월 기준금리를 연 0.75%에서 0.5%까지 내렸다.
이날 한은의 금리인상은 시장 예상치에 부합하는 것이다. 최근 금융투자협회가 채권 보유·운용 관련 종사자 100명(68개 기관)을 상대로 설문한 결과 57명이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했으나, 증권가나 경제연구소 등 전문가들은 이날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동안 이주열 한은 총재는 거듭 1분기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해왔다. 지난해 11월 금리를 1.0%까지 올린 뒤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2022년) 1분기 경제 상황에 달렸겠지만, 금리 인상 가능성을 배제할 필요는 없겠다”고 여지를 열어뒀다. 신년사에서는 과도한 레버리지(부채)에 따른 신용위험 확대 가능성을 경계하며 통화정책 정상화의 의지를 다졌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높인 배경에는 인플레이션 확대, 1850조원의 가계부채 등을 포함한 금융불균형 누증이 자리하고 있다. 특히 물가 오름세의 불확실성이 급증한 상황이다. 지난해 전년 동월 대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0월 3.2%, 11월 3.8%, 12월 3.7%로 4%에 육박하며 물가 안정목표(2%)를 뛰어넘었다. 올해도 소비자 물가는 2%대를 상회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여기에 미 연준이 이르면 3월부터 기준금리를 올리기 시작할 것으로 전망되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월가는 연준이 3~4차례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과의 기준금리 격차가 좁혀질수록 외국인 자금 이탈 등의 우려가 있다.
예상대로 한은이 1월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시장의 시선은 2월 금통위로 향하고 있다. 올해 1분기 금통위 회의는 이날과 다음달 24일 두 차례 뿐이다. 다만 3월에는 대통령 선거가 있고 이주열 총재의 임기가 만료돼 2월에 추가 금리 인상이 어렵다는 의견도 상당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