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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 겨우 들어가는 트럭 바퀴 '쇠 상자'에 갇혀 산 백구…견주 "자식 같은 개"


입력 2022.01.14 12:14 수정 2022.01.14 10:09        김남하 기자 (skagk1234@dailian.co.kr)

쇠상자에 갇힌 백구 ⓒ동물권단체 '케어' 인스타그램

광주광역시에서 트럭에 아래 매달린 '쇠 상자' 속에 갇혀 사는 백구가 발견됐다. 두 뼘 겨우 되는 박스에서 백구를 키워온 견주는 "어디든 데려다주고 싶었던 마음뿐"이라며 울음을 터뜨렸지만 동물권단체는 애정이 아닌 동물학대라고 강조했다.


지난 12일 동물권단체 '케어'는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에 사진과 동영상을 게시하며 "트럭 아래 매달려, 쇠 상자에 갇혀 사는 백구. 이것이 학대가 아니냐"는 글을 올렸다.


케어 측은 "쇠 상자에 갇혀 사는 백구가 있다는 제보가 있었다"며 "트럭 아래 쇠 상자를 만든 후 그곳에 개를 넣은 주인이 (강아지를) 아기 때부터 더우나 추우나 그렇게 가둬 놓았다는 이야기였다"고 밝혔다.


공개된 사진 쇠 상자의 크기는 세로 40cm에, 가로 60cm정도로 알려졌다. 손가락 두 뼘 겨우 되는 차가운 쇠 상자에 갇힌 백구는 한쪽 눈만으로 상자 밖 세상을 바라보고 있다.


구조된 백구의 모습 ⓒ동물권단체 '케어' 인스타그램

케어는 "트럭 아래 쇠상자는 다 큰 백구가 들어가 누울 수도 없는 곳이다. 그 안에는 사료와 물까지 있었기에 백구는 그것을 비켜 눕지도 못하고 구부린 채 앉아 있어야 했다. 성장하며 몸이 휘기 시작했고 운동을 제대로 하지 못 해 다리에 근육이 별로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 년 전에도 이런 상태였다고 하니 얼마나 오랜 시간 (강아지가) 갇혀있었겠냐"며 "굳이 저런 방법을 고안해 자물쇠를 달아 굳게 걸어 잠근 것을 보니 백구에 대한 (주인의) 집착의 정도도 알 것 같다"라고 말했다.


케어 측에 따르면 최근 현장을 발견한 누군가가 백구에게 접근하면 트럭 차주이자 백구를 키우는 할아버지는 "자식 같은 개"라며 화를 내고, 백구를 꺼내 집 안으로 데리고 들어가 문을 닫아버렸다.


단체는 "매우 어려운 사건으로 보이지만 (백구가) 저렇게 살도록 둘 수는 없다"며 "이런 비정상적인 방식의 사육은 심각한 동물학대"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우유 먹여 기른 백순이를 끝까지 기르고 싶은 마음, 어디든 데리고 다니고 싶은 마음과 무지함이 백순이를 쇠 상자에 가두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단체 측의 설득에 할아버지는 백순이에 대한 소유권 포기 각서를 썼고, 다시는 이러한 방식으로 개를 기르지 않을 것을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단체는 "백순이도 할아버지를 보고 많이 좋아하는 것을 보면 다른 물리적 폭행은 없었던 것 같다"며 "이제 겨우 한 살인 백순이에게 더 좋은 환경을 찾아주는 것이 마땅하고, 가정에서 개를 기를 수 없는 조건이면 사육을 포기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김남하 기자 (skagk123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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