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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인터뷰] 이재규 PD, ‘지금 우리 학교는’ 통해 던진 질문


입력 2022.02.13 09:30 수정 2022.02.13 09:30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청소년들이 어떤 선택하고 반응하는지 담은 작품…그래서 더 새로웠던 것 같다.”

“재밌게 즐기면서도 그 뒤에 어떤 것을 느꼈으면…‘나는 어떤 사람이지?’라는 생각을 하길 바랐다.”

이재규 PD가 ‘지금 우리 학교는’을 통해 또 한 번 전 세계에 ‘K-좀비’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이미 완성도는 검증된 탄탄한 웹툰 원작이 있었지만, 그럼에도 그 매력을 구현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 PD는 원작만의 재미는 잘 담아내되, 메시지의 깊이를 더하는 차별화로 성공적인 영상화를 이뤄냈다. 이 과정에서 표현 방식에 대한 호불호를 부르기도 했지만, 이 PD는 이 또한 드라마의 주제를 강조하기 위함이었다며 ‘메시지’를 강조했다.


ⓒ넷플릭스

지난달 28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금 우리 학교는’은 좀비 바이러스가 퍼진 한 학교에 고립된 학생들이 살아남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과정을 담은 드라마다. 공개 10일 만에 3억 6102만 시간 누적 시청을 기록하며 넷플릭스 TV(비영어) 부문 역대 시청 시간 5위에 올라서고, 플릭스 패트롤 기준 넷플릭스 TV 프로그램 부문 전 세계 1위 자리를 꾸준히 유지하는 등 전 세계 구독자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다.


이 PD는 ‘지금 우리 학교는’의 인기 비결을 좀비물 특유의 매력과 이 작품만의 차별점이 잘 어우러진 결과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를 구현해준 스태프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좀비의 기괴함을 배가시키는 비주얼과 움직임을 구현한 스태프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인기였다는 것이다.


“우선 좀비물에 대한 전 세계 시청자들의 관심이 많은 것 같다. 여기에 덧붙이자면 액션 팀과 좀비 역의 배우들, 움직임을 만든 안무가 등 스태프들이 구현한 것들이 기대를 충족해 줘서 더 재밌게 즐길 수 있는 작품이 된 것 같다. 또 좀비물들이 그간 많았지만, 주로 성인을 주인공으로 하지 않나. ‘지금 우리 학교는’에서는 청소년들이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담고 있어 더 새롭게 다가간 것 같다.”


이 PD의 말처럼 10대들이 주인공으로 나서면서 ‘지금 우리 학교는’만의 새로운 매력이 생겨났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아직 미숙한 아이들의 선택을 지켜보는 흥미도 있지만, 그들의 풋풋한 매력이 그간의 좀비물들과 다른 색다른 분위기를 형성하는 것이다. 이 PD는 이러한 차별점을 제대로 구현하기 위해 배우들의 캐스팅 단계부터 섬세하게 신경을 썼다.


“실제 배역과 가까운 배우들을 찾으려고 했다. 청산 역의 윤찬영은 신중하게 생각을 거쳐 말하는 타입인데, 청산이도 그렇다. 또 고등학생 역할이기 때문에 가능성 있고 연기를 잘하는 배우 중 나이가 어린 배우를 선택하려고 하기도 했다. 앙상블도 중요했고, 그들이 얼마나 조화롭게 앙상블을 보여줄 수 있을지 고민하며 캐스팅했다.”


여기에 ‘지금 우리 학교는’만의 메시지를 강화하려고 노력하기도 했다. ‘지금 우리 학교는’에는 학교 폭력부터 임대 아파트와 기초생활수급자를 향한 편견 또는 10대 임신 문제 등 다양한 사회 문제들이 녹아있다. 이는 좀비물의 쾌감 뒤 또 다른 것을 느끼길 바랐던 이 PD의 의도였다.


“재밌게 즐기면서도 그 물밑에서 어떤 것을 느낄 수 있었으면 했다. 명확하게 설명을 하진 못하더라도 그런 극이 되길 바랐다. 학교 폭력은 학교 안에서 일어나는 일이지만, 학교도 사회와 다르지 않다고 생각했다. 모든 집단, 사회에서 벌어지는 일이었다. 극을 처음에 볼 때는 ‘아이들이 저렇게까지 잔인하구나’라고 생각 하지만, 다 보고 나면 ‘우리 사회와 다르지 않구나, 나는 어떤 사람이지?’라는 생각을 하길 바랐다.”


ⓒ넷플릭스

다만 이 과정에서 이를 지나치게 선정적으로 담아내 논란을 빚기도 했다. 특히 학교 폭력 피해자의 피해를 적나라하게 담아내면서 ‘보기 불편했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이 PD는 이 연출 방식 역시도 메시지를 강화하기 위함이라고 해명했다.


“그 비극을 단순하고 자극적으로 보여줘서 관객들을 끌어들이려고 한 건 아니다. 나중에 은지가 자기 목숨보다 영상 노출을 두려워하는데, 이 과정을 보며 그 아이에게 한 게 얼마나 잔인한 행동인지를 느꼈으면 했다. 기본적인 설정값이 있어야 가능했다. 그러한 상황을 만들려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과하게 전달되거나 불편했다면 연출자로서 죄송하게 생각한다.”


이 PD가 이러한 메시지를 담은 이유는 분명했다. 극을 재밌게 즐기는 것도 좋지만, 이것이 사유로 이어질 수 있기를 바란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들이 우리 사회를 나아가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고 믿었다.


“이 작품이 절망의 시작인지, 새 희망의 씨앗인지는 보는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그러나 나는 희망을 이야기하려고 했다. 이런 비극을 통해 지금 행해지고 있는 폭력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시청자들이 폭력의 비극성을 느끼시길 바랐다. 재밌게 즐기시되 희망적인 것들, 어른들의 뜨거운 가슴을 잃어가는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도 해봤으면 했다. 그런 것이 사회가 나아지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했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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