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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할 이유 있는' 일산…국민의힘 고양시장 후보 누가 나설까


입력 2022.02.20 11:09 수정 2022.02.20 11:10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유시민·한명숙 '배지' 달았던 고양

이른바 '진보' 우위 지형이었지만

부동산정책 파탄 계기로 민심 '요동'

국민의힘, 선봉장 놓고 숙고 단계

얼어붙은 일산호수공원(자료사진) ⓒ뉴시스

김현미·유시민·유은혜·한명숙·심상정을 배출한 고양의 정치가 달라질까. 부동산정책 파탄에 분노한 수도권 민심이 3·9 대선을 흔들고 있는 가운데, 대선의 연장선상에 있는 6·1 지방선거도 이로부터 자유롭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른바 진보 진영이 줄곧 우위를 점해왔던 고양의 정치 지형에 변화가 일어날지 주목된다.


19일 현재 중앙공원이 내려다보이는 분당 시범단지 H아파트 129㎡는 15억 원에 매매 호가가 형성돼 있다. 반면 호수공원을 내려다보는 일산 강선마을 W아파트 121㎡는 7억 원으로 절반을 밑도는 수준이다. 강선마을 W아파트는 3호선 주엽역이 도보 8분 거리인 반면, 시범단지 H아파트는 분당선 서현역이 도보로 접근할 수 있는 거리가 아닌데도 상황이 이렇다.


분당과 함께 '1기 신도시' 대장주로 불렸던 일산이지만, 입주 30년만에 분당 주민과 일산 주민의 자산 격차는 상당히 벌어졌다. 여기에 현 정권의 3기 신도시 창릉 지정은 불난 민심에 기름을 끼얹은 꼴이 됐다.


지난 17일 분당 야탑역에서 열린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거점 유세에 분노한 분당 주민들이 대거 몰렸다는 소식을 접한 고양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분당이 분노할 이유가 하나라면 일산은 분노할 이유가 열, 스물"이라고 강조했다.


일산에서 3선 의원이 된 더불어민주당 김현미 전 의원은 현 정권에서 국토교통부 장관을 지내던 지난 2020년 지역구에서 행사를 하던 중 지역구민들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자 "그동안 동네 물이 많이 나빠졌다"고 해서 구설수에 올랐다. 일산 주민들의 분노가 임계점을 향하고 있다는 방증이라는 지적이다.


'부동산·도시계획 전문' 고양정 김현아
SH 사장 후보자 낙마 아픔 있었지만…
도시연구소 개소 이후 대외활동 '활발'
총선 재선 도전에 무게 실렸단 관측도


국민의힘 김현아 전 의원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민심으로만 보면 3·9 대선에서 부동산정책 파탄이 정권심판이라는 결과로 나타난다면, 6·1 지방선거 때 치러질 고양시장 선거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여건이다. 다만 이 지역에서 오랫동안 민주당·진보 진영이 지배적 위치를 점하고 있다보니 보수 진영에 마땅한 인재가 없다는 점이 국민의힘의 고민이다.


2020년 총선 때는 경기 고양 갑·을·병·정 4개 지역구를 모두 민주당과 정의당이 석권했다. 고양시장은 민선 1~2기를 민주당 신동영 시장이 당선됐다가 노무현정부 들어 부동산 민심이 악화된 틈을 타서 한나라당이 사무처 당료 출신 강현석 시장을 내세워 잠시 시정을 가져왔다. 그러나 이명박정부가 들어서면서 다시 민주당 최성 시장이 탈환해, 지금은 도의원 출신 민주당 이재준 시장이 재임하고 있다.


도의회는 민주당이 10석 전석을 석권하고 있으며, 시의회는 중선거구임에도 민주당 18석·정의당 4석에 국민의힘은 8석에 불과한 상황이다.


과연 6·1 지방선거에서 경기도 고양을 탈환하기 위한 선봉장으로는 누가 나서게 될까. 고양 지역의 원외당협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현아·김영환 전 의원과 함께 영입을 고려할 수 있는 외부인사로 김종혁 전 중앙일보 편집국장이 거론된다.


'전직 4선 중진·장관' 고양병 김영환
2018년엔 경기지사 도전했었으나…
체급 낮춰 고양시장 가능성 배제 못해
최근 대선정국서 유튜브 활동 '몰입'


김영환 전 의원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김현아 전 의원은 부동산·도시계획 전문가라는 점이 강점이다. '김종인 비대위 체제'에서 비상대책위원을 지내다가 지난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오세훈 시장이 당선되자 SH 공사 사장 후보자로 지명됐으나 '다주택 논란'으로 낙마한 이후, 잠시 숨을 고르다 다시작도시연구소를 개소하면서 다시 대외 활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고양시장 출마와 2024년 총선 때 재선 도전이라는 길이 앞에 놓여있는데,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1기 신도시'의 재개발·재건축은 특별법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봐서 입법부에 재진입하기 위한 22대 총선 출마에 무게를 싣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김영환 전 의원도 거론된다. 전직 4선 중진의원의 관록에 일찍이 과학기술부 장관까지 역임했기 때문에 기초단체장에 나서기에는 차고넘치는 경력을 갖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18년에는 광역단체장인 경기도지사에 도전하기도 했었다.


같은 전직 4선 중진인 신상진 전 의원이 성남시장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볼 때, 인구 100만 명을 넘겨 특례시로 지정된 고양시장 도전이 딱히 김영환 전 의원의 정치적 체급에 맞지 않을 것은 없다는 분석이다. 다만 김 전 의원은 최근 유튜브 활동에 몰두하고 있는데, 유튜브에서 언급한 여러 강성 발언들이 향후 선거 과정에서 문제가 될 소지도 있다는 우려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중앙 편집국장 출신' 일산주민 김종혁
TV조선 '강적들' 패널로 인지도 갖춰
4·7 보선 앞두고 베스트셀러 펴내기도
향후 고양시장 공천 절차에 이목 쏠려


김종혁 전 중앙일보 편집국장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특례시답게 중앙당에서 중량감 있는 인물을 영입해 공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선례도 있다. 광역단체장은 중앙당, 기초단체장·광역의원·기초의원은 시·도당 공천이 관례이지만, 인구 100만 명 이상의 수원·성남·고양·용인·창원 5개 기초단체장은 2018년 지방선거 때도 예외적으로 중앙당에서 공천 관리를 했다.


실제로 이들 준광역급 도시들은 국회의원 지역구가 4~5개에 달해, 시·도당 차원에서의 공천관리에는 어려움이 있는 게 사실이다. 중앙당에서 직접 공천 관리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이유다.


최근 정치권에서는 고양시장 후보로 외부 인재 영입이 거론되는 것과 관련해 김종혁 전 중앙일보 편집국장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1962년생인 김종혁 전 국장은 중앙일보에서 정치부 기자와 워싱턴특파원을 거쳐 편집국장을 지냈다. 이후 JTBC '뉴스현장' 앵커를 맡아 3년간 방송을 진행했다.


TV조선 '강적들' 패널로 출연하고 있어 대중적 인지도를 갖췄으며, 지난해 4·7 서울시장·부산시장 재·보궐선거를 앞두고서는 '두 번 다시 경험하고 싶지 않은 나라'를 펴내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리기도 했다. 김 전 국장은 일산에서 오래 거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 관계자는 "지역의 인재풀이 좁은 상황에서 현 후보군이 총선이나 도지사 출마를 염두에 둔다면 고양시장은 중앙당에서 인재를 영입해 내리꽂는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다"며 "김종혁 전 중앙일보 편집국장은 현재 방송 활동도 하고 있는데, 방송으로 쌓은 인지도의 중요성은 지난해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도 입증된 바 있어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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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락 2022.02.21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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