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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 없고' 크렘린궁 이어 발리예바도 ‘경의’


입력 2022.02.22 16:29 수정 2022.02.22 16:34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도핑 파문 장본인 발리예바, SNS 통해 투트베리제 등 코치진 찬양

피해 입은 경쟁자들과 올림픽 지켜본 세계인들에 대한 사과 없어

예테리 투트베리제-카밀라 발리예바. ⓒ AP=뉴시스

러시아 대통령궁 크렘린궁에 이어 도핑 파문을 일으킨 카밀라 발리예바(16)도 예테리 투트베리제(48) 코치를 치켜세웠다.


발리예바는 21일(한국시각) 자신의 SNS에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코치들과 찍은 기념사진을 올리며 "나를 운동선수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이벤트로 이끈 사람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다"며 투트베리제 등 코치진 이름을 언급했다.


이어 "당신들은 절대적인 마스터"라며 "단순히 훈련 뿐 아니라 자신을 극복하는 방법을 가르친다. 스포츠는 물론이고 삶에도 도움이 되는 가르침"이라며 "당신이 내 옆에 있어줘서 보호받는다고 느낀다. 당신과 함께라면 어떤 시련도 이겨낼 수 있을 것 같다"고 적었다.


‘신기록 제조기’ ‘피겨 천재’로 불렸던 발리예바는 지난 17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서 펼쳐진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피겨 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141.93점을 받았다. 쇼트 프로그램에서 82.16점으로 1위에 올랐던 발리예바는 합계 224.09점으로 최종 4위에 그쳤다.


발리예바는 금지약물복용 논란 앞에서 끝내 무너졌다. 첫 점프 쿼드러플 살코는 정상적으로 소화했지만 트리플 악셀 중 균형을 잃고 흔들렸다. 쿼드러플 토루프-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에서도 균형을 잃었고, 다음 점프에서는 넘어졌다. 이후에도 엉덩방아를 찧는 굴욕을 당했다.


연기를 마친 발리예바는 눈물을 쏟았다. 발리예바는 이번 올림픽에 참가한 최연소 선수다. 출전 자체로 지탄을 받은 발리예바에게 당연히 위로와 격려는 없었다. 심지어 들어오는 발리예바에게 투트베리제 ROC 코치는 울면서 “왜 포기했는지 설명해라. 트리플 악셀 이후 포기하지 않았냐!”며 몰아세웠다.


프리 스케이팅 연기 중 넘어진 발리예바. ⓒ AP=뉴시스

당시 상황을 파악하고 있는 바흐 IOC 위원장은 18일 결산 기자회견에서 “발리예바가 주변 관계자로부터 받은 대우를 보고 소름 끼쳤다”며 “(발리예바와 같은) 미성년자가 스스로 금지약물을 복용하는 경우는 드물다. 금지약물 복용은 측근이 돕는 것에서부터 시작되기 마련”이라고 물불 가리지 않고 성과에만 집착하는 투트베리제 코치에게 경멸의 시선을 보내는 사람들과 비슷한 의견을 내놓았다.


따가운 시선에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즉각 투트베리제 코치를 옹호하는 발언을 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의 의견을 존중하지만, 그에 동의할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이어 “바흐 위원장은 우리 코치들의 엄격함을 좋아하지 않지만 높은 수준의 스포츠에서 코치의 엄격함은 선수들이 승리를 달성하는 열쇠라는 걸 모두 알고 있다”고 했다.


피겨 분야에서 투트베리제 코치가 전설적인 인물이라는 것은 부인하는 것은 어렵다. 그러나 발리예바의 말대로 “스포츠뿐만 아니 인생의 가르침을 주는 사람들”이라는 평가를 받을 만한 지도자라면, 어린 발리예바로 하여금 피해 입은 경쟁자들과 올림픽을 지켜본 세계인들에게 도핑 파문에 대한 사과는 하게 했어야 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


발리예바의 도핑 규정 위반으로 인해 지난 8일로 예정됐던 시상식은 의혹에 대한 진상이 규명될 때까지 무기한 연기됐다. 이로 인해 미국, 일본 선수단도 시상식도 하지 못하고 메달도 없이 귀국했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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