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전 8시 국회서 ‘단일화’ 전격 발표
인수위원회부터 공동정부 구상까지 함께
대선 이후 국힘-국당 합당 절차 논의한다
윤석열 국민의힘·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3일 극적으로 단일화에 합의했다. 두 사람은 인수위원회 구성부터 공동정부 구성까지 함께 협의하기로 약속했다. 합당 절차는 대선 이후 추진한다.
두 사람은 미래지향적이며 개혁적인 ‘국민통합정부’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단일화 과정에서 일어난 해묵은 감정은 털어내고 서로 양보하며 ‘미래’만 보고 가겠다고 강조했다. 공동선언문 역시 최종적으로 안 후보가 마무리해 윤 후보에게 제안하고, 윤 후보는 “고칠 부분이 없다”며 전격 동의했다고 한다.
“더 좋은 정권교체 위해 뜻 모으기로 했다”
윤·안 두 후보는 3일 오전 8시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더 좋은 대한민국을 만드는 시작으로서의 정권교체, 즉 ‘더 좋은 정권교체’를 위해 뜻을 모으기로 했다”고 단일화를 전격 발표했다.
단일화 공동선언문은 안 후보가 홀로 낭독했다. 그는 “오늘 단일화 선언으로 완벽한 정권교체가 실현될 것임을 추호도 믿어 의심치 않는다”며 “저희 두 사람은 원팀이다.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메꿔주며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루고, 상호보완적으로 유능하고 준비된 행정부를 통해 반드시 성공한 정권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어 “오늘 저희 두 사람이 정권교체의 민의에 부응하여 함께 만들고자 하는 정부는 미래지향적이며 개혁적인 ‘국민통합정부’”라고 강조했다.
안 후보는 국민통합정부가 나아갈 길로 △미래정부 △개혁정부 △실용정부 △방역정부 △통합정부를 제시했다.
특히 미래정부를 설명하면서는 “우리는 과거가 아니라 미래를 보고 나가겠다”며 “적폐 청산 등 퇴행적 국정운영이 아니라, 미래를 대비하는 국정 과제들을 만들고 실행에 옮기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했다.
안 후보는 “국민통합정부는 대통령이 혼자서 국정을 운영하는 정부가 아닐 것”이라며 “협치와 협업의 원칙하에 국민께 약속드린 국정 파트너와 함께 국정운영을 함께 해 나가겠다. 인수위원회 구성부터 공동정부 구성까지 함께 협의하며 역사와 국민의 뜻에 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열·안철수, ‘安 사퇴 명분’ 설명 주력
安 “개인적 손해 나도 대의 따르는게 맞다”
尹 “安, 방향 전환 쉽지 않았으리라 생각”
이날 단일화 발표에서 두 후보는 안 후보의 ‘사퇴 명분’을 확보하고 설명하는 것에 주력했다.
안 후보는 독자 완주 의사를 지속했던 것에서 입장을 바꾸게 된 배경에 대해 “저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제 몸을 던져가며 우리나라를 좀 더 좋은 대한민국으로 바꾸고자 정권교체에 몸을 바친 사람”이라며 “개인적인 어떤 손해가 나더라도 그 대의를 따르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여론조사 경선을 통한 단일화’를 고수했던 데 대해선 “이미 여론조사가 가능한 시간은 지났다”며 “현실적으로 가능한 방법을 찾아야 했다”고 강조했다.
윤 후보도 힘을 보탰다. 그는 “(안 후보가) 아마 그동안 해오신 정치 활동과 본인의 철학이 근방일 때 방향을 전환하기는 쉽지 않았으리라 생각한다”며 “지난달 27일에 여러분께서 기대했던 단일화가 성사되지 못한 것도 안 후보께서 그동안 제3지대에서의 소신 있는 정치 활동을 지지해준 많은 분의 헌신과 감사에 대한 마음의 부담이 크지 않았나 생각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방금 안 후보께서 말한 것을 잘 좀 새겨봐 주기 바란다”며 “제가 안 후보님과 국민의당 관계자분들께 이런 말을 드렸다. ‘제3지대의 원칙과 소신도 중요하고 정치적 역할도 중요하지만 그동안 정치개혁에 투신해서 닦은 그 경륜으로 우리 국민의힘과 저와 힘을 합쳐서 국민의힘 철학과 가치의 폭을 넓혀주고 저희와 함께 새로운 더 좋은 나라를 만드는 데 함께 좀 노력해 달라’고 했다”고 밝혔다.
대선 뒤 즉시 합당도 추진키로 했다. 안 후보는 “국민의힘을 더 실용적인, 중도적 정당으로 만드는 데 공헌하고 싶다”며 “그래야 더 많은 지지층을 확보하는 대중정당이 된다”고 말했다.
윤 후보도 “안 후보와 양당이 서로 합당하면서 국민의힘이 국민의 사랑을 더 받을 수 있게끔 가치와 철학이 확장될 것을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안 후보는 입각 가능성도 열어뒀다. 그는 그간 자신이 입법 활동은 했지만 행정적인 업무는 하지 못했다고 강조하면서 “이번 기회를 통해서 제대로 우리나라를 더 좋은 나라로 만드는 변화된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행정업무가 입각을 고려한 것이냐’는 질문에는 “제가 앞으로 어떤 역할을 하는 게 국민들께 정말로 도움이 되는 일인지 그리고 우리나라가 한 단계 더 앞서 나갈 지는 더 고민이 필요하다. 여러 가지 가능성 있지 않나”라고 부인하지 않았다.
한편 이날부터 여론조사 공표가 금지되면서 ‘단일화 효과’는 수치상으로 확인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정권 교체’ 여론에 힘이 가해지면서, 윤 후보 지지세가 상승할 것이라는 정치권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