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을 본 것 같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20대 초반 어린 나이에 딸을 키우며 군 복무를 하고 있는 한 상근 병사가 부대 간부들과 보건소 직원들로부터 큰 도움을 받았다며 감사함을 표하는 글을 올렸다.
4일 페이스북 매체 '육군훈련소 대신전해드립니다'에는 '저는 6살 딸아이가 있는 상근 용사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39사단 5대대 상근으로 복무 중인 일병 A씨는 "6살 딸이 있는 아버지다. 얼마 전 저는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라고 운을 뗐다.
A씨는 "올해 22살의 나이로 저도 어린 나이지만 열심히 아이를 키웠고 아이가 5살이 되고 10월에 군에 입대를 했다"라고 설명했다.
사연에 따르면 A씨가 속한 부대 선임과 간부들은 대부분 친절했고, A씨도 부대 생활에 곧잘 적응해갔다.
다만 그런데도 A씨는 마냥 행복하지 못했다고 한다. 자신이 책임져야 할 아내와 아이가 있었기 때문.
군인의 월급으로는 가족을 모두 먹여 살리기에 한계가 있었기에 아내도 카페에서 일을 했지만, 이마저도 생활비를 모두 충당할 수는 없었다.
그러던 중 A씨에게 기회가 생겼고 보건소에서 따로 일을 할 수 있게 됐다.
기쁨도 잠시, A씨는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게 됐다. 다행히 가족은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당장 일을 하러 나갈 수 없다는 것은 문제였다.
A씨는 "나는 돈을 벌고 싶어서 갔는데, 그저 살고 싶어서 와이프랑 딸아이와 행복하고 싶어서 보건소를 갔는데 불행한 일이 나한테 닥치는지 너무 싫었다. 절망, 또 너무 절망스러웠다"라고 토로했다.
절망이 A씨를 감싸고 있던 그때, 그에게 한줄기 빛이 스며들었다.
A씨가 속한 부대 대대장과 동자관(동원자원관리관), 주임원사가 직접 지원 물품을 대거 싸들고 A씨의 집에 찾아온 것.
현관문에서 소리가 나자 밖으로 나가본 A씨는 다량의 소독제와 과자, 음료수, 컵라면, 마스크 등이 들어 있는 박스를 봤다.
이후에도 면사무소와 보건소에서 추가적인 지원이 이뤄졌다고 한다.
A씨는 "하루에 전화 4통은 기본이고 6~7통씩 해주시는 동자관님. '몸은 어때. 필요한 거 있어?'라고 물으며 걱정해 주시고 마음 아파해주시고 필요한 거 꼭 말하라고 챙겨주시겠다고 말씀해 주셨다"며 감사함을 표했다.
끝으로 "빨리 격리를 그만하고 모든 분들께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다. 그리고 빨리 다시 보건소를 가서 일을 하고 싶은 마음뿐이다. 제게 이제 절망은 없다. 그냥 행복하다"라고 적었다.
이와 관련, 하동 보건소 관계자는 "(해당 병사가) 격리 중이고 당장 가족에게 먹을 게 필요할 것 같아 어제 (지원품을) 갖다 드렸다"며 "나이가 어린데도 어른스러웠다. 아들 생각이 나서 직원들과 힘을 모아 과장님과 함께 가져다 드렸다"라고 밝혔다.
미담의 주인공인 엄정웅 일병은 본지에 "코로나19로 어려워진 상황에서 부대와 지역사회의 따뜻함에 너무 감동했다"며 "하루빨리 쾌차하여 부대원들에게 직접 감사를 전하고 싶다."는 소감을 전했다.
A씨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아직 살만한 나라다", "젊은 나이지만 포기 하지 않고 노력하는 모습 보기 좋다"며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