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일부터 지난 5일까지 산불 245건 발생…건조한 날씨로 작년 대비 2배 많아
최근 10년간 76% 실화·소각 등으로 산불 발생…화기 취급 '부주의' 가장 주된 원인
산불은 초기 진화가 중요…가급적 낮은 쪽으로, 불길을 등지고 바람이 불어오는 방향으로 대피
22년 만에 최악으로 불리는 동해안의 산불로 여의도 면적의 53배에 달하는 산림이 불타고, 주민들의 주거지와 임야 등이 모조리 소실되는 등 재산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건조한 날씨로 지난해 보다 두 배 많은 산불이 반복되고 있는데, 전문가들은 산에서 화기 취급에 주의하지 않는 것을 가장 주된 원인으로 꼽았다. 또 산속에서 산불을 맞닥뜨렸을 경우에는 불길을 등지고 바람이 불어오는 방향으로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올해 1월1일부터 지난 5일까지 발생한 산불은 모두 245건으로 집계됐다. 특히 올해 산불 발생 건수는 작년 동기보다 94.4%나 많은 것으로 2배에 육박하고 있다. 건조한 날씨가 원인으로 분석된다.
지난 2019년과 2020년, 2021년 같은 기간에는 각각 200건, 80건, 126건의 산불이 발생했다. 올해 발생한 산불은 최근 3년(2019~2021년) 평균인 135건과 비교하면 87.7% 많다. 특히, 2011~2020년 10년간 연평균 산불 발생 건수는 474건이었는데, 올해가 2달여 밖에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벌써 연평균 발생 건수의 절반이 넘는 산불이 발생했다.
최근 10년간 발생한 산불 가운데 76%가 실화, 소각 등 사소한 부주의로 인해 발생했다. 행안부의 사회재난행동요령을 보면, 산불 발견시 산림청, 소방서(119), 경찰서(112) 등에 즉각신고 해줄 것을 당부했다. 특히 산 내에 성냥이나 라이터 등의 화기물을 가져가는 행동과 산행시 흡연을 금지해 줄 것을 강조했다.
행안부는 산에서 산불을 맞닥뜨렸을 때는 불에 탈 것이 적은 계곡이나 바위 등으로 대피해야 하고, 대피할 여유가 없을 시 불에 타기 쉬운 낙엽이나 나뭇가지 등이 없는 곳에서 얼굴 등을 가리고 불길이 지나갈 때까지 엎드려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도 정부 방침대로 화기취급에 조심해야 산불을 예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 교수는 "산불 발생에는 여러 가지 조건이 있으며 건조한 날씨 바람이 불며 낙엽 사이 마찰이 일어나는 등 자연적인 발화로 발생하기도 한다"며 "다만 개인의 부주의로 인한 실수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정부 방침에 따라 화기물품을 소지하지 않거나 산 인근에 있는 가옥들에서 화기 취급을 주의하는 등의 행동을 인식하고 주의하면 산불은 현저히 줄어든다"고 말했다.
공 교수는 이어 "산에서 작게 일어난 산불을 맞닥뜨렸을 때 외투 등을 이용하거나 밟아서 진화가 가능할 때는 불을 끄는 것이 좋다"며 "일정 상태를 지나면 자칫 불이 주변으로 크게 번져 못 끄는 상황이 되기 때문에 초기에 진화가 중요하고 최선의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이영주 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 교수는 "산불이 발생했을 때 대부분의 산속 화재가 윗방향으로 상승하기 때문에 가급적 산등성이가 높은 쪽으로 올라가지 말고 낮은 쪽으로 대피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불이 확산하는 방향에 따라 반대 방향으로 대피해야 하고 불길을 등지고 바람이 불어오는 방향으로 피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또 "주택에서는 대피 경보나 문자를 받을 때 즉각 대비하게 되는 경우가 있고, 집에서 산불 연기 등을 보고 자체적으로 피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며 "두 상황 모두 시간을 지체하지 말고 본인의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신분증과 휴대폰, 간단한 옷 정도만 가지고 대피장소로 이동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차량의 경우 정체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가급적 도보를 이용해야 한다"며 "건물에서 나오기 전 폭발 가능성이 큰 가스밸브 등은 반드시 잠그고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