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의도적 NLL 침범 가능성"
제20대 대통령선거일을 하루 앞두고 북한 선박과 경비정이 잇따라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해 우리 군이 대응에 나선 가운데 향후 북한 향후 행보에 촉각을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북한이 한국 정권 교체기에 도발을 일삼은 만큼 경계심을 늦춰선 안 된다는 평가다.
미국 싱크탱크 민주주의수호재단의 데이비드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8일(현지시각) 이번 사건과 관련해 "국경이 아닌 NLL을 무심코 넘어간 (북한) 선박의 실수로 볼 수도 있다"면서도 "한국의 대응을 도발하려는 북한의 의도적인 시도일 수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다.
다만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어느 쪽이든 한국 해군이 교전 규칙 내에서 신중하게 상황을 처리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합동참모본부는 전날 오전 NLL을 넘어온 북한 선박을 예인해 조사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우리 군은 해당 선박에 2차례 경고 통신을 진행했지만, NLL을 지속적으로 침범해 예인 조치를 취했다.
문제는 선박 예인 과정에서 북측 경비정까지 NLL을 침범했다는 점이다. 합참은 북측 경비정이 4차례에 걸친 우리 군 경고통신에도 계속 남하했다고 밝혔다. 이에 우리 해군은 경고사격을 가했고, 북측 경비정은 그제야 항로를 변침해 북으로 돌아갔다. 북측 경비정이 우리 NLL을 침범한 것은 2018년 이후 처음으로, 약 7분간 우리 구역에 머물렀던 것으로 확인됐다.
일각에선 예인된 선박에 탑승해 있던 북측 인원들의 주장이 석연찮다는 지적도 나온다. 해당 선박에는 군복 차림 6명, 사복 차림 1명 등 총 7명이 탑승해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군복 착용자가 군인은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인원들은 '이삿짐을 나르다 항로를 착각했다'는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선박에 실린 물건 가운데 이삿짐은 없었다고 한다. 다만 총기류나 어구(漁具) 역시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미 싱크탱크 랜드연구소의 수 김(Soo Kim) 분석관은 북측의 "이러한 군사적 위반은 핵·미사일 프로그램에 비해 덜 심각해 보일 수 있지만 정확히 북한이 의도한 효과일 수 있다"고 말했다.
가랑비에 옷이 젖듯, 수위가 낮은 국지적 긴장 고조 행위를 통해 남측의 '반응 민감도'를 떨어뜨려 "안보를 희생시키려 했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마크 배리 국제세계평화학술지 부편집장은 "이번 사건이나 올해 잇따라 감행된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 모두 놀랍지 않다"며 "이는 모두 한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예상됐던 일이다. 만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승리할 경우 북한이 긴장 고조를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관계기관 합동정보조사를 거쳐 대공혐의점 등이 없을 경우, 예인된 선박에 탑승해있던 인원들을 북측으로 송환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