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높은 정권교체 여론 속 최다 득표로 저력 과시
대권 재도전 전망 우세 속 다양한 '李 활용법' 거론
"젊고 국민 기대 있다", "李 능력·에너지 활용해야"
6월 지방선거 지휘, 당권 도전, 22대 총선 출마 등
제20대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을 상대로 0.73%p 차로 석패한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향후 정치적 행보를 놓고 다양한 시나리오가 거론되고 있다. 높은 정권교체 여론에도 불구하고 역대 민주당 대선 후보 가운데 최다 득표(1614만7738표)를 올리며 선전한 만큼 당에서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점차 커지고 있다. 5년 뒤 대선에 재도전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6월 지방선거 역할론, 8월 전당대회 도전, 2024년 총선 출마 등 다양한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이광재 민주당 의원은 11일 CBS 라디오에 출연해 "국민적 기대가 있고, 아직 나이도 젊다"며 "(6월 지방선거에서) 역할을 할 수 있으면 하는 게 좋다"고 했다.
김두관 의원은 '이재명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지방선거를 치러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지금 우리 당은 지방선거를 이끌 든든한 선장이 필요하다.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지방선거를) 대비하는 것은 더 나빠진 조건에서 선거를 준비하는 동지들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며 "이 전 후보가 비대위원장을 맡아 민주당을 혁신하고 지방선거를 지휘해야 한다"고 했다. 김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도 이같은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손혜전 전 열린민주당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에 출연해 "(이번 대선에서) 이분의 능력을 우리가 충분히 보지 않았나. 이 전 후보의 에너지와 능력을 민주당이 활용해야 한다"며 "(이 전 후보가 민주당) 비대위원장이 돼 비대위원 구성을 초·재선 의원들로 가득 채워서 지방선거를 치루자는 것"이라고 했다.
오는 8월 전당대회에 나가 당권을 거머쥔 뒤 '대권 재도전'이라는 '문재인 모델'을 따를 것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2012년 대선에서 패배한 뒤 2015년 당권을 접수하고 2017년 대선에서 승리했다. 또 2년 뒤 22대 총선을 통해 국회에 입성한 뒤 차차기 당권에 도전할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대권 재도전 전 당 대표 타이틀을 가진다면, 그동안 이 전 후보에게 약점으로 꼽혔던 취약한 당내 기반도 확실히 다질 수 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이 전 후보가 대권의 꿈을 포기할 가능성은 적다"며 "일단 숨고르기를 한 뒤 당권에 도전하든, 총선에 나가든, 당내 자기 세력을 확실하게 다지기 위한 준비를 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李, 연일 메시지 내며 지지자들 다독여…"더 나은 변화 위한 길, 함께 걸어 달라"
한편 전날 당 상임고문으로 위촉된 이 전 후보는 연일 메시지를 내놓으며 지지자들을 다독이고 있다.
이 전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죄송하다.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패배의 모든 책임은 오롯이 부족한 저에게 있다"며 "혹시 누군가를 탓하고 싶은 마음이 드신다면, 부디 이재명의 부족함만을 탓해 달라"고 했다. 그러면서 "서로를 향한 위로와 격려로 우리의 연대와 결속이 더욱 단단해질 수 있음을 보여 달라"며 "이재명이 진 것이지, 새로운 대한민국에 대한 열망이 진 것이 아니다. 이재명이 진 것이지, 위기 극복과 국민통합을 바라는 시민의 꿈이 진 것이 아니다. 더 나은 변화를 위한 길, 한발 한발 함께 걸어 달라.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라고 했다.
이 전 후보는 전날 밤에도 "오늘 눈물바다 속에 선대위 해단식을 했다"며 "미안하고, 미안하고, 또 미안하다. 제가 부족했다"고 했다. 이날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서도 "여러분은 최선을 다했고 또 성과를 냈지만, 이재명이 부족한 0.7%를 못 채워서 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