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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탄·곡물 공급망 붕괴 우려…해상 물류대란 심화하나


입력 2022.03.15 06:00 수정 2022.03.14 17:35        김민희 기자 (kmh@dailian.co.kr)

러시아의 우크라 침공 이후 벌크선 운임 지수 24% 올라

“러시아산 석탄 수입 차질·우크라 곡물 항만 폐쇄”…운임 강세 당분간 지속 전망

우크라이나의 밀밭ⓒ로이터/연합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해상 물류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석탄과 곡물 공급망 붕괴에 대한 우려가 심화하며 이를 운반하는 벌크선 운임이 급등하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러-우 사태가 전 세계 원자재 시장 구조를 재편하게 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하며, 이 같은 교역 패턴의 변화가 톤마일(화물의 수송거리)을 증가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철광석과 석탄, 곡물 등의 원자재를 운송하는 벌크선 운임 동향을 보여주는 발틱운임지수(BDI) 지수는 지난 11일 기준 2718포인트(p)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부터 지속 하락한 운임은 1월 말 1200선까지 떨어졌다가 최근 급격히 오르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된 지난달 24일과 비교하면 2주 사이 24.3%나 상승했다.


통상 비수기로 꼽히는 1분기에 벌크선 운임이 오르는 이유는 러시아산 천연가스 대체 원료인 석탄 수요의 증가와 곡물 조달처 전환 등을 꼽을 수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교전이 지속되자 유가가 급등하면서 석탄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에 따르면 최근 전력난을 겪었던 인도, 중국 등이 자국 광산업체들의 생산량 증대를 장려하고 있으며, 이외에도 대체지와 대체 연료 공급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중국은 호주산 석탄 수입을 금지한 이후 인도네시아산을 대체 수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對)러시아 제재로 인한 유럽의 원자재 공급처 변화도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기존 러시아산을 주로 수입하던 유럽의 석탄 수요자들은 조달처를 미국, 콜럼비아, 남아공 등 대서양 인근 수출국 뿐만 아니라 호주, 인도네시아까지 확대를 시도하는 모습이다.


곡물 공급 부족 우려도 확산하며 재고 확보를 위한 선구매도 증가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농업 대국으로, 러시아는 소맥 세계 1위, 우크라이나는 옥수수 세계 4위 수출국으로 꼽힌다. 앞서 전문가들은 향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곡물 물동량이 운임 시장의 변수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황수진 KMI 전문연구원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사태로 인해 석탄과 곡물 공급망 붕괴에 대한 우려 심화가 운임상승을 부추기고 있다”며 “이번 교전으로 인해 영국, EU 등이 아르헨티나, 호주, 미국으로부터 곡물을 수입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한국해양진흥공사는 "남미 곡물 수출 수요가 시장을 지속적으로 지지하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석탄 및 곡물 조달처 변경으로 인해 태평양 중심의 상승세가 구현되고 있다"며 "전쟁 장기화 양상에 따른 에너지 및 원자재 가격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컨테이너선의 경우 7주 연속 운임지수 하락에도 여전히 고운임을 유지하고 있으며, 상반기 동안 선복 부족은 지속될 전망이다. MSC, CMA CGM 등 대부분 선사들이 흑해를 비롯해 극동 러시아까지 컨테이너 정기 서비스를 중단했는데, 이미 선적된 화물도 도착지 변경, 환적지 및 허브 항만 대기를 추진함에 따라 유럽·지중해 항만의 혼잡도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민희 기자 (kmh@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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