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황 개선 전망, 시총 2위 탈환도
6만전자에 개인 저가 매수세 몰려
“먼저 경기 선행지표 영향 주목”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올해 2분기 바닥을 찍고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르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 반등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 대외 악재가 주가를 짓누르고 있는 만큼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상승 동력이 커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가까운 미래의 반도체 가격과 실적보다는 경기 선행지표들을 고려해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1분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은 89조1803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코스피 시총 3위로 2위인 LG에너지솔루션(91조6110억원)과의 격차가 크지 않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1월 27일 코스피 입성과 동시에 SK하이닉스를 제치고 시총 2위에 올라섰다. 그러나 이후 주가가 약세를 나타내면서 지난 17일에는 종가 기준으로 SK하이닉스가 한 달 반 만에 시총 2위 자리를 탈환하기도 했다.
앞서 반도체주는 미국발 금리 인상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중국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글로벌 공급난 우려 등으로 주가가 타격을 입었다. 그러나 최근 고유가와 인플레이션이 다소 진정되고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연일 급등하면서 투자심리가 개선됐다.
약세를 이어가고 있는 삼성전자에도 개인의 저가 매수세가 몰리는 등 업황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됐다. 이날 현재 삼성전자 주가는 7만200원으로 작년 말(7만8300원)보다 10% 넘게 낮아졌다. 그러나 개인 투자자들은 지난 18일 종가 기준 최근 한 달간 삼성전자 주식을 3조1515억원 순매수하며 주가 하락을 방어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과 기관이 삼성전자를 1조9446억원, 1조2760억원 각각 순매도한 것과 대조적이다.
전문가들은 2분기부터 D램과 낸드 등 메모리 가격의 반등이 예상되고 있지만 이러한 우호적인 이슈가 지나치게 저평가 돼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현재 메모리 수급을 고려하면 적어도 올해 4분기까지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양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부터 메모리 수요 회복이 전망되는 반면, 최근 메모리 업계 증설 지연과 비메모리 대규모 투자 나비 효과로 반도체 장비·소재 공급 부족이 발생해 메모리 공급 여력은 제한적”이라며 “올해 D램과 낸드 평균판매가격(ASP) 컨센서스는 각각 -1%, 2%인데 현재 타이트한 수급을 감안하면 각각 4%, 5%가 전망된다”고 밝혔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반도체 섹터 주가가 급반등에 성공한 것은 무엇보다 주가가 이미 크게 하락했기 때문”이라며 “시장 심리는 이미 하반기 경기 회복 기대감을 낮춘 것으로 보이고 반도체 섹터 주가도 이를 상당 부분 반영한 상황이라서, 만만치 않은 환경이지만 반도체 주가가 더 이상 물러설 부분은 없어 보인다”고 판단했다.
삼성전자 주가가 그동안 경기 선행지표들과 밀접하게 연동되고 있는 반면, 업황 지표들과는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어 SK하이닉스와 주가 흐름이 차별화 됐다는 의견도 있다. 삼성전자는 이머징시장에서 경제 구조 등을 보고 개별 종목으로 접근하는 탑다운 방식의 주식투자를 하는 외국인 비중이 높은 업체다. 따라서 경기 선행지표에 절대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가 위기 상황으로 가지 않는다면 SK하이닉스는 당분간 10만원~13만5000원대에서 움직이다 미중 경기의 회복을 확신하게 만드는 지표들이 발표될 경우 박스권을 상향 돌파할 수 있을 전망”이라며 “삼성전자는 향후 경기 개선을 확신케 하는 경기 선행지표가 발표되면 최근 반등 국면에서의 전고점인 8만원대 초반 이상에 안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