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볼모잡는 시위 중단하라" 이준석 발언에…전장연 "조건없이 만나자"
무릎 꿇은 김예지 "정치인으로서 책임 통감" 사과…장혜영 "윤석열·안철수 바쁘시겠지만 와 달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시위 자제' 촉구로 정치권의 논란이 거센 가운데, 장애인 권리예산 반영 등을 요구하는 장애인단체가 28일 아침 출근길 지하철 시위를 50여분 간 벌였다. 이 시위로 서울지하철 3·4호선 일부 방향 열차 운행이 지연되기도 했다.
복수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는 28일 오전 8시25분께부터 지하철 승강장 곳곳에서 승·하차 시위를 진행했다. 전장연은 3호선 경복궁역에서 시위를 시작해 8시43분께 충무로역에서 4호선으로 환승, 한성대입구역에서 시위를 이어갔다. 이후 9시13분께 4호선 혜화역에서 시위를 종료했다. 이로 인해 3호선과 4호선 일부 방향 열차 운행이 지연됐다.
이날 시위에는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과 장혜영 정의당 의원도 동참했다. 시각장애인 피아니스트 출신 김 의원은 안내견 조이와 함께 참석했다.
김 의원은 이날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책임을 통감한다"며 "공감하지 못하고 적절한 단어를 사용하지 못한 점에 정치권을 대신해서 사과드린다. 정말 죄송하다"며 승강장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장 의원도 "이런 시위에 모욕적이고 폄하적인 발언을 차기 여당의 당대표가 될 분이 반복하는 것에 많은 분들이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인수위에 있는 안철수 위원장과 윤석열 당선인이 많이 바쁘시겠지만 정치가 정말 와야할 자리이고, 책임있는 면담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전장연은 시위에 앞서 "서울 시민을 볼모로 잡는 시위를 중단하라"고 요구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에게 "현장에 와서 제지를 하시든, 언론이 배석한 공개적 장소에서 만나든, 만날 수 있기를 조건없이 기대한다"고 촉구했다.
전장연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이동권·탈시설 권리 등 장애인권리예산 반영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달에도 같은 형식의 시위를 하다 일시적으로 중단했지만, 인수위로부터 원하는 답을 듣지 못했다는 이유로 지난 24일 시위를 재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