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과의 2연전서 홈런 포함 7타수 4안타
홈런 역대 공동 9위, 양준혁 기록 돌파도 가능
KT 위즈 이적 후 시즌 1호 홈런을 터뜨린 박병호(36)가 부활을 위한 힘찬 시동을 건다.
박병호는 지난 주말 삼성과의 개막 2연전서 홈런 1개 포함 7타수 4안타 3타점을 기록했다. 여기에 볼넷도 하나 얻어냈을 만큼 개막 초반부터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는 박병호다.
박병호는 올 시즌을 앞두고 정들었던 키움 유니폼을 벗고 KT로 이적했다. FA 계약 조건은 3년 30억원. 선수의 명성과 최근 시장 분위기를 감안할 때 다소 모자라 보이는 액수이지만 박병호 입장에서는 이마저도 감지덕지였다는 평가가 대부분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박병호는 최근 에이징 커브가 뚜렷한 대표적인 타자다.
미국 생활을 접고 돌아온 2018년 43홈런을 때려내며 홈런왕을 차지, 건재함을 과시한데 이어 이듬해에도 33홈런을 터뜨렸으나 2020년과 2021년 2할대 초반 타율과 20개를 겨우 넘긴 홈런 수치로 인해 FA 시장에서도 가격이 폭락하고 말았다.
자칫 FA 미아가 될 수 있는 상황에서 박병호에게 손을 내밀어준 이는 다름 아닌 히어로즈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KT 이강철 감독이었다.
박병호 역시 새 보금자리에 빠르게 녹아들었고 정규 시즌 개막 후부터 자신감 넘치는 스윙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삼성과의 시리즈 2차전을 복기해볼 필요가 있다. 박병호는 1회 몸쪽 직구를 이른바 ‘몸통 스윙’으로 걷어 올려 중전 안타를 만들어냈다.
홈런을 터뜨렸던 3회에도 마찬가지였다. 박병호는 빠르게 몸쪽으로 파고드는 투심 패스트볼을 다시 한 번 몸의 회전력을 이용해 받아쳤고 특유의 파워가 공에 제대로 실리면서 타구가 담장 밖으로 넘어갔다.
박병호는 몸쪽 빠른 공에 뚜렷한 약점을 지니고 있다. 메이저리그 시절에도 이에 대한 대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며 마이너리그로 향했고 KBO리그 복귀 후 지난 2년간 고전했던 이유도 몸쪽 공을 공략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KT 유니폼을 입은 뒤에는 약점 극복을 위해 마련했던 ‘몸통 스윙’이 부활했고 2연전 내내 안타맛을 보며 올 시즌 부활의 전주곡을 울렸다.
그러면서 올 시즌 역사에 도전할 수 있는 발판도 마련한 박병호다. 박병호는 이날 홈런으로 개인 통산 328번째 홈런을 때려내며 역대 9위 심정수와 타이를 이뤘다.
역대 공동 3위인 양준혁, 이대호(이상 351개)와는 23개차. 즉, 올 시즌 부활에 성공한다면 공동 3위의 역대 홈런 순위를 3~4위권까지 끌어올릴 수 있는 박병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