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대규모 일괄 인상 없어…인건비 부담 가중
양대 빅테크 연봉 인상 발표에 개발자 뺏길라 '긴장'
메타버스 등 신사업 개발자 영입 경쟁 치열 전망
최근 국내 대표 빅테크 네이버와 카카오가 나란히 큰 폭의 연봉 일괄 인상을 결정하면서 올해에도 IT업계의 개발자 영입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지난해 대규모 연봉 인상 릴레이에 동참했던 게임업계의 경우 올해는 한발 물러나 전년과 같은 대규모 인상을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6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 크래프톤, 카카오게임즈, 컴투스 등 주요 게임사들은 올해 임금 협상을 완료했다. 구체적인 임금 인상 규모는 대외비로 공개하지 않았으나 지난해와 같은 큰 폭의 일괄적인 연봉 인상은 진행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지난해 초 넥슨의 전직원 연봉 800만원 인상을 시작으로 넷마블(800만원), 엔씨소프트(개발직군 1300만원·비개발직군 1000만원), 크래프톤(개발 2000만원·비개발 1500만원) 등 나머지 게임사들도 줄줄이 800만원에서 많게는 2000만원까지 일괄적으로 연봉 인상을 공개적으로 단행한 바 있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의 경우 게임사들이 연봉 인상 릴레이에 동참하기 위해 이례적으로 연봉을 크게 올렸던 것”이라며”다시 평년과 같이 개인 성과에 따라 개별적인 협상이 진행됐다”고 말했다.
이같은 결정에는 인건비 부담이 자리 잡고 있다. 대다수 게임사들이 지난해 연봉 인상으로 인건비는 크게 늘어난 반면 흥행작 배출은 많이 되지 않으면서 영업이익이 감소하는 등 실적에 타격을 입었다. 또 다수 게임사들이 최근 블록체인 등 신사업을 위해 대규모 채용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추가적인 연봉 인상은 큰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또 다른 게임업계 관계자는 “게임사 특성상 인건비 비중이 많이 차지하는데 영업이익도 좋지 않은 상황에서 작년과 같은 인상을 또 결정할 수는 없을 것"이라면서도"결국 어느 게임사 한 곳이라도 올린다고 하면 눈치싸움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올해에는 빅테크 기업들이 뒤늦게 연봉 인상에 나섰다. 지난 2월 카카오가 임직원 연봉 예산을 15% 인상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고, 이달에는 네이버가 노사 협상 끝에 연봉 재원을 10% 증액하기로 잠정 합의했다. 두 빅테크 모두 가상자산, 메타버스 등 신사업 발굴에 적극 나서면서, 공격적인 인재 영입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올해에도 IT업계 개발자 인력 부족 현상과 인재 영입 경쟁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네이버, 카카오를 비롯해 위메이드, 넷마블, 컴투스 등 게임사들이 블록체인과 메타버스 사업에 뛰어들면서 개발자 영입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올해 신사업 진출로 인재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게임사 입장에서는 이러한 네이버, 카카오의 연봉 인상 발표가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연봉 일괄 인상보다는 핵심 인력인 개발자 직군을 중심으로 인재 이탈 방지책 마련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스마일게이트 그룹은 4개 자회사에서 이달 말까지 대규모 게임개발자 공개채용을 진행한다. 넥슨 신작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을 개발한 네오플은 기획, 프로그래밍, 그래픽 등 8개 직군에서 대규모 인재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컴투스는 최근 메타버스·블록체인·대체불가토큰(NFT) 분야에서 대규모 경력직 채용을 진행했다.
김정태 동양대학교 교수는 “올해 게임사들의 플레이투언(P2E) 성과가 본격화되고 메타버스 사업이 활발하게 진행되는 만큼 고급 개발자들에 대한 큰 폭의 연봉 인상은 진행할 수밖에 없을 것"특히 네이버, 카카오가 진출한 메타버스 사업은 게임사 개발자들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인재를 뺏길 가능성이 큰 만큼 인센티브, 스톡옵션, 복지제도 등으로 이탈 방지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