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1Q 예상 영업익 2조5800억…전년비 2배 이상
러-우 사태 여파로 선박 연료유 급등…“고운임이 비용 상쇄한 것으로”
팬오션, 1Q 1028억 영업익 전망…“우려보다 양호한 실적”
국내 해운업계가 유류비 부담이 커졌음에도 올 1분기 호실적을 거둘 전망이다. 선박 연료유 가격이 무섭게 치솟았지만 지난해부터 이어진 고운임 현상이 비용을 상쇄한 것으로 풀이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8일 기준 글로벌 20개 항구의 평균 초저유황중유 가격은 t당 887.5달러, 고유황유 평균 가격은 t당 688.5달러를 기록했다. 지난달 9일에는 각각 1040.5달러, 749.5달러까지 치솟았는데, 코로나 사태가 본격화하기 이전 2019년 12월 말 가격(672.0달러, 365.0달러)과 비교하면 크게 오른 것을 알 수 있다.
선박 연료유 가격이 급등한 것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공급난 우려가 심화한 영향이 크다. 지난 2월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면 공격을 개시한 이후 고유가 현상이 이어졌고 그 여파가 해운업계에도 미친 것이다.
해운업계 유류비는 전체 매출의 약 10~25%를 차지할 만큼 높다. 때문에 기름값이 조금만 올라도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다만 지난해부터 크게 뛴 운임이 현재까지 이어지며 1분기 이 같은 비용부담을 상쇄하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컨테이너선 운임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세계 컨테이너선 운임 지표인 ‘상하이 컨테이너선 운임지수(SCFI)’는 지난해 말 5000선을 파해 올해 1월 말까지 5010포인트(p)까지 치솟았다. 이후 운임은 지속 하락해 지난 8일 기준 4263.66p까지 떨어졌으나 여전히 높은 수치다. 지난해 1월 운임은 2870.34p였다.
이에 국내 컨테이너선사 HMM의 영업이익은 1분기 2조5800억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1분기 예상 영업이익은 2조5892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치다.
나이스신용평가는 "해운 업종은 유가 상승에 따른 민감도가 존재하나, 운임 변동 폭이 커 수익성 결정은 운임 단가 수준이 우선시된다"고 분석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운임이 굉장히 높은 수준이라 연료비용이 상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벌크선사 팬오션의 1분기 실적도 우려했던 것보다 양호할 전망이다. 증권가에서 예상한 팬오션의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1028억원으로, 이 역시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높은 수치다.
컨테이너선 운임과 달리 벌크선 운임은 지난 1월 인도네시아의 석탄 수출 금지와 이어진 러-우 사태 등의 영향으로 급등과 급락을 반복하고 있다. 철광석과 석탄, 곡물 등의 원자재를 운송하는 벌크선 운임 동향을 보여주는 발틱운임지수(BDI) 지수는 1월 말 1200선까지 떨어졌었다. 그러다 2월 중순 2000p를 돌파해 현재까지 2000선을 유지하고 있다.
양지환 연구원은 “팬오션은 약 170~180척의 건화물선을 용선(장기 약 60척, 단기 약
110~120척)해 운영하고 있으며, 이중 장기 용선의 평균 용선료는 BDI 약 2000p 수준”이라며 “1분기 BDI 폭은 1296~2727p로 일부 계약은 손실이 있었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1분기 영업이익은 약 1092억원으로 추정되며, 이는 팬오션의 높아진 이익 체력과 뛰어난 영업 네트워크에 대한 반증”이라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