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해외ETF의 힘...순익 4천억
삼성 미 운용사 지분투자로 반격
“선도적 해외전략, 성장발판으로”
공격적으로 해외에 진출한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운용사들의 주요 격전지인 상장지수펀드(ETF) 사업에서 결실을 맺고 있다. 공모펀드의 성장 침체 속 일찌감치 미국 ETF 운용사를 인수하는 등 해외시장의 성장 가능성에 베팅한 결과다. 미래에셋의 해외 영토 확장이 큰 효과를 거두면서 삼성자산운용 등 운용업계의 글로벌 운용사 인수 경쟁도 본격화 됐다.
1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해 당기순이익과 영업이익으로 각각 3968억원, 212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60.3%, 138.8% 증가한 수준이다. 전년에도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한 데 이어 작년 역시 신기록을 경신했다. 특히 지난해 호주 ETF 운용사 베타쉐어즈를 매각한 차익이 반영돼 큰 격차로 1위를 달성했다.
미래에셋운용은 2011년 국내 운용사 중 홍콩거래소 첫 ETF 상장을 시작으로 같은 해 캐나다 ETF 운용사 호라이즌을 인수하며 글로벌 ETF 시장에 진출했다. 미래에셋운용은 호라이즌을 1400억원에 인수하는 동시에 이 회사가 보유한 베타셰어즈의 지분 60%를 인수했다. 매각 시점의 베타세어즈 수탁고는 인수 당시에 비해 100배 가량 증가했다. 호라이즌은 세계 최초 투자상품을 출시하는 등 차별화를 두면서 운용 규모가 최근 22조원을 돌파, 인수 11년 만에 6배 이상 성장했다.
미래에셋운용 관계자는 “호라이즌 운용 규모는 작년 5조4000억원, 올해 2조8000억원 증가하는 등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면서 “캐나다 시장이 금융상품에 대한 규제가 관대해 가상화폐 관련 상품을 출시하기 적합한데 호라이즌도 지난해 세계 최초 비트코인 인버스 상품 등을 선보였다”고 설명했다.
2018년에는 미국 ETF 운용사 글로벌엑스를 인수해 전 세계 ETF 시장의 약 70%를 차지하는 미국 시장에도 진입했다. 이 운용사의 운용 규모는 인수 당시에 비해 5배 가까이 늘었다. 미래에셋은 지난 2월 말 기준으로 한국과 미국, 캐나다, 홍콩 등 글로벌 시장에서 총 101조원 규모의 414개 ETF를 운용 중이다. 국내 운용사들 해외 사업 중 압도적인 규모로 미래에셋의 캐시카우로 자리 잡았다.
국내 ETF시장의 기존 최강자인 삼성자산운용을 미래에셋운용이 맹추격하는 형태가 이어지면서 삼성운용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미래에셋운용이 해외 테마형 ETF로 삼성운용을 압박하고 있는 만큼 경쟁력 있는 해외 운용사와의 협력과 인수합병이 관건으로 떠올랐다.
삼성운용은 최근 미국 ETF 전문 운용사인 앰플리파이(Amplify)에 지분 20%를 투자하는 계약을 체결해 2대 주주로 올라서는 등 반격에 돌입했다. 이를 통해 앰플리파이 상품을 아시아에서 출시할 독점 권리를 갖게 됐다. KB자산운용도 그룹에서 해외 ETF 운용사 인수를 구체적으로 검토 중이다. 올해 초 한국투자신탁운용 수장으로 취임한 배재규 대표도 인도 시장 등의 성장성에 주목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과거 미래에셋이 해외 진출을 할 때 현지법인 설립을 뛰어넘어 현지운용사를 아예 사들여 법인으로 전환하는 것으로 전략을 바꾸면서, 너무 공격적이고 조급한 게 아니냐는 업계 의견이 있었다”면서 “결과적으로 기민하게 해외시장을 개척해 글로벌 ETF 운용사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