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측 4명 가량 尹에 추천했지만
2차 인선안서도 전원 배제 결과
尹 측 "아직은 초기…반영될 것"
安, 인선 관련 질문에 '묵묵부답'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3일 대통령 비서실장을 비롯한 8개 부처 장관 인선안을 공개했다. 1차 인선에 이어 이날 인선에서도 안철수 인수위원장 측 추천 인사들이 명단에 오르지 못하면서, 야권 단일화 조건 중 하나였던 '공동정부 구성'에 차질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우려가 나온다.
윤 당선인은 13일 서울 통의동 인수위 기자회견장에서 법무부장관 후보에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검사장)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 김인철 전 한국외대 총장, 외교부 장관에 박진 의원, 통일부 장관에 권영세 의원을 각각 지명했다.
행정안전부 장관에는 이상민 전 국민권익위 부위원장, 환경부 장관에 한화진 한국환경연구원 명예연구위원, 해양수산부 장관에 조승환 전 해양수산과학기술진흥원장,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 이영 의원을 각각 낙점했으며 대통령 비서실장엔 김대기 전 청와대 정책실장을 기용하기로 했다.
이날 인선의 최대 관심사는 한동훈 부원장의 법무부장관 깜짝 발탁이라는 평가지만, 한편으로 안철수계 인사들이 이번 명단에서 줄줄이 빠지며 인수위 안팎에서 의외라는 반응이 나온다.
정치권에 따르면 안 위원장 측은 2차 인선 발표에 앞서 4명 가량의 인사를 추천했다고 한다. 안철수 대선 후보 캠프에서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을 지냈던 최진석 서강대 명예교수를 교육부장관 겸 사회부총리 후보로, 유웅환 전 SK텔레콤 부사장을 중소벤처기업부장관 후보로 추천했으며 당초 과기부장관으로 유력하게 거론됐던 신용현 인수위 대변인을 비롯해 고산 인수위원도 명단에 포함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이날 발표되는 2차 인선안 면면에 따라 윤 당선인과 안 위원장이 대선 전 단일화를 하며 약속했던 '공동정부 구성'이 기로에 설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은 바 있다.
앞서 단일화 성사의 중심에 있었던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이 1차 인선안 공개 후 사퇴하고 국민의힘·국민의당의 합당 논의가 성사 직전 보류되는가 하면, 안 위원장이 전날 취재진과 만나 "제가 전문성이 있는 분야에 대해서는 조언을 드리고 싶었지만 그런 과정은 없었다"고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시했던 탓이다. 때문에 윤 당선인도 2차 인선에 있어 안 위원장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윤 당선인 측은 이날 인사에 대해 '의도적인 패싱'은 아니며, 공동정부 운영이라는 기조는 계속 유지된다는 뜻을 강조했다.
이날 윤 당선인의 브리핑에 함께 배석한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는 '공동정부 파열음'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국무위원 후보를 지명하는 단계는 정부 구성에 있어 초기 단계"라며 "중장기적으로 추가적인 국정과 관련된 직책 인선이 이뤄질 것이기 때문에, 안철수 위원장과의 공동 국정운영이 어떤 형태로든 반영되는 쪽으로 이뤄질 것"이라 말했다.
또 "공동 국정운영이나 기본 기조에서 본 후보들이 다 테이블에 올라와서 검토가 됐다"며 "최종적으로 고민하고 검토한 결과 발표된 후보님들이 선정되고 그런 점에서 안철수 위원장과의 공동 국정운영이라는 점이 다소 반영이 안 됐을 수 있다. 그렇다면 그 기조는 앞으로 정부 직책의 후보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검토될 것"이라 강조했다.
단, 안철수 위원장 측의 반응은 싸늘한 모습이다. 자칫 이대로 윤 당선인과 안 위원장의 동행이 마침표를 찍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안 위원장은 이날 2차 인선안 발표 직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인수위 사무실에서 취재진과 마주쳤지만 '안 위원장 측이 배제됐다', '윤 당선인과 이야기를 나눴나', '공동정부 구상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라는 질문에 아무런 대답 없이 자리를 떠났다.
안 위원장으로부터 교육부장관 겸 사회부총리에 추천됐던 것으로 알려진 최진석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박근혜와 이명박 정부 때의 사람들이 그대로 다시 다 돌아왔다. 각성의 세례를 통과한 냄새가 나지 않는 것"이라며 "대한민국을 한 단계 도약시키려는 전혀 새로운 꿈을 실현하고 싶다면, 전혀 새로운 세력을 형성하는 일 이외에 다른 길은 없는 것 같다"고 에둘러 불만을 표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