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노동자 줄고, 국내서는 단기 알바만 선호
주말‧심야 시간대 구인 더 어려워, 수도권 보다는 지방서 더 심각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영업제한이 풀린 외식업계가 이번에는 구인난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24시간 영업이 가능해졌지만 일할 사람이 없어 스스로 영업시간을 단축하는가 하면, 임대료 부담을 감수하며 배달 전문으로 사업을 전환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지난 18일을 기점으로 지난 2년여간 유지됐던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종료됐다. 이에 따라 사적모임 인원과 다중이용시설의 영업시간 제한도 완전히 사라졌다. 정상영업이 가능해진 것은 2020년 3월 22일 이후 757일, 약 2년 1개월 만이다.
그간 정상영업을 줄곧 강조해왔던 외식업계는 환영한다는 반응이다. 하지만 이를 뒷받침할 인력이 부족한 탓에 당분간 실질적인 정상영업은 불가능하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서울 마포구에서 대형 고기구이 전문점을 운영하는 이모씨는 “이달 들어 거리두기 해제 얘기가 나오면서 계속해서 구인 공고를 내고 있는데 2주 넘게 연락이 없는 상황”이라면서 “일당이 15만원인 설거지 직원 구하기도 하늘의 별따기”라고 전했다.
이어 “이번 주 부터는 가족들까지 동원해 급한 대로 손님을 받고 있지만 주말 단체 손님 예약은 당분간 받지 않을 계획”이라며 “영업시간도 기존처럼 11시 정도까지만 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외식업계 인력난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 이전 상당 부분 비중을 차지했던 외국인 근로자들이 급감한 데다 대학생 등 20대 젊은층의 경우 단기 일자리를 선호하는 경향이 짙어지면서 인력 수급 불안 현상이 지속될 것이란 설명이다.
외식 프랜차이즈 가맹본부 한 관계자는 “식당에 비해 카페는 그나마 사람 구하기가 수월하다는 얘기가 많았는데 이젠 카페도 마찬가지”라며 “주간에 일하고 주말에 쉴 수 있는 일자리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 보니 주말 일손이 필요한 외식업체들은 구인난이 더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구인난은 지방에서 더 심각한 상황이다.
수도권에 비해 인구도 적은 데다 젊은층 대부분이 수도권이나 인근 광역 도시로 빠져나가면서 손님 보다 일할 사람 찾기가 더 어렵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경북 영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정모씨는 “코로나로 장사를 제대로 못하면서 직원들을 줄이고 부부가 가게를 하고 있는데 다시 구하려니 몇 달이 걸려도 사람 구하기가 쉽지 않다”면서 “시간을 쪼개서 여러 명을 써보기도 했지만 비용 부담도 크고 금방 그만두다 보니 제대로 영업도 안 된다”고 토로했다.
그는 또 “임대료가 부담이기는 하지만 홀 장사는 접고 배달 주문만 받을까 고민”이라며 “거리두기만 풀리면 좀 낫겠지 했는데 사람 문제로 더 어려워질 줄은 생각도 못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