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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 "대우조선 합병, 전 정부에서 진작 했어야"


입력 2022.05.02 16:27 수정 2022.05.02 16:32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2일 오후 온라인 방식으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KDB산업은행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은 2일 대우조선해양의 인수합병을 둘러싼 책임론과 관련해 조선업의 구조조정이 선결돼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이같은 논의가 나왔던 전 정부에서 빠르게 해결할 필요가 있었다고 언급했다.


이 회장은 이날 오후 온라인 방식으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현 상태로는 국내 조선 3사의 과잉 경쟁이 불가피하고, EU 선주들은 국내 3사 간 출혈 경쟁으로 낮은 선박가가 유지되면 혜택을 보는 구조"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산은 지원으로 조선 3사의 경쟁이 지속되고 그에 따른 낮은 선박가를 향유했으면 좋겠다는 게 EU 당국의 합병 불승인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EU는 지난 1월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기업결합을 불승인했다. 심사를 완료한 중국·싱가포르·카자흐스탄 경쟁당국에서는 해당 기업결합을 승인했지만, EU측은 불승인 결정을 내렸다.


아울러 이 회장은 대우조선해양의 구조조정과 매각에 대한 산은의 책임론을 의식한듯한 발언도 내놨다. 대우조선해양은 이 회장 주도 하에 2019년부터 본격적인 매각이 추진됐지만, 끝내 제대로 된 인수합병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최근에는 산은이 대우조선해양 최고경영자의 선임과 관련해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까지 일면서 책임론이 더욱 부각됐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지난달 산은의 박두선 대우조선해양 대표이사 선임과 관련해 알박기라며 금융위원회 등 관련 부처 이하 감사까지 건의했다고 경고했다. 박 대표이사는 문재인 대통령 동생의 동창으로 산은은 대우조선해양 지분 55.7%를 가지고 있는 최대주주다.


이 회장은 "조선업이 부실에 빠졌던 2015~2016년 당시 정부에서도 빅2 체재로의 개편에 대한 컨센서스가 있었던 걸로 알고 있는데 집행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 정부에 책임을 전가하려는 게 아니라면서도 "대우조선해양의 합병은 이처럼 빅2로 만들자는 의견이 있었을 당시에 집행했어야 하는 건"이라고 언급했다.


이 회장은 "산은에서 대규모 자금을 투입는 미봉책으로 끝났는데, 이와 동시에 합병이 추진되든지 이를 조건으로 합병을 추진했으면 산업 재편이 이뤄지고 모든 게 쉽게 끝났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그는 "일부에서 대우조선에 대한 추가 자금 투입을 요구하고 있지만 이는 해결책이 아니며, 모럴해저드와 더불어 구조조정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날 간담회는 이 회장이 자리에서 물러나기 전 마지막 입장과 소회를 전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이 회장은 지난달 말 금융위원회에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상태다. 임기가 내년 9월까지 남았지만,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공공기관장 인선을 검토하면서 용퇴를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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