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산당 지도부가 '제로 코로나' 정책에 관한 이견을 용납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뒤 코로나19 방역 정책이 극단적인 방향으로 치닫고 있다.
9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중국 공산당 최고 지도부인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는 지난 5일 '상하이 보위전 승리' 목표를 제시하고 난 뒤 상하이시는 봉쇄 완화 조치를 거꾸로 되돌리고 있다.
리창 상하이 당서기는 8일 방역 현장을 시찰하면서 "방역 군령을 이행하는 것은 각종 방역 업무를 끝까지 잘 해나가는 것"이라며 "시진핑 총서기의 중요 연설 정신을 철저히 관철해 '제로 코로나' 총 기조를 흔들림 없이 견지해 더욱 단호한 조치로 공격점을 찾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제로 코로나' 달성 목표를 군사 명령인 군령에 비유한 리 서기의 발언은 상하이 지도자들이 상부로부터 얼마나 큰 압력을 받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하지만 40일 넘게 이어진 강력한 봉쇄에도 여전히 상하이의 일일 신규 코로나19 감염자는 4천명에 육박한 상황이다.
상하이 주민들에 따르면 지난 5일 민항구의 한 아파트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1명 나왔다는 이유로 같은 동 주민이 모두 격리소로 보내졌다. 중국의 공식 방역 지침상으로는 코로나19 감염자가 나오면 감염자 외에 가족 등 밀접 접촉자만 격리소로 보내지는데 같은 동 주민 수백명을 모조리 격리시킨 것이다.
퉁즈웨이 상하이 화둥정법대 교수 등 법학자 20여명은 인터넷에 올린 공개 의견서에서 "주민들을 강제적 방법으로 격리소로 보내는 행위는 모두 불법으로 중지해야 한다"며 "코로나19가 독성이 강하지 않아 피해가 크지 않은 바이러스인 만큼 과도한 방역을 막아 득보다 실이 더 커지는 상황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