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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윤석열 찐팬! 회식하러 오세요"…대통령 이사에 '들뜬 용산'


입력 2022.05.11 05:06 수정 2022.05.10 19:39        김하나 기자 (hanakim@dailian.co.kr)

용산구 주민들 "오랫동안 정체된 보수적인 도시, 규제 풀어줬으면…더 발전할 것 같아 기대"

주변 상권도 '대통령 특수' 기대…"대통령, 용산 집무실 근처에서 회식 자주 하실 것 같다"

"재개발 측면에서 이런 저런 우려들 많아…국방부 건물 보다 높이 지을 수 있겠나"

"대통령이 서민음식 먹겠나? 오건 말건 관심 없다"…"교통혼잡 및 집회·시위 소란 매우 걱정돼"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새로 마련된 서울 용산 대통령 집무실에서 업무를 보고 있다.ⓒ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임기를 시작한 10일 대통령 집무실이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로 이전하면서 본격적인 '용산 시대'가 막을 올렸다. 지역 주민들은 재개발 속도가 빨라져 낙후됐던 지역이 발전하고, 상권이 더 활성화될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교통혼잡과 늘어나는 집회·시위 등에 따른 불편을 동시에 우려했다.


10일 만난 용산 주민들은 대부분 대통령 집무실 이전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용산구 주민 김모(42)씨는 "가까운 곳에 대통령 집무실이 있으니 용산이 더 깨끗해지고, 발전하고, 안전해질 것 같아 좋다"고 말했다. 4년간 서울 용산구 이촌동에 거주하고 있는 백모(53)씨도 "용산구가 서울 시내에서 봤을 때는 오랫동안 정체된 보수적인 도시인데, 다른 변화가 있지 않을까 한껏 기대하고 있다"며 "규제로 묶여 있던 부분을 풀어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서부이촌동에 살고 있는 최모(60)씨는 "지하철역 근처로 안 나오면 편의시설이 별로 없을 정도로 도시가 낙후돼 살기 불편하다"며 "대통령 집무실이 용산을 발전시키는 촉매제가 됐으면 좋겠다. 용산공원도 대통령 집무실 이전으로 아무래도 더 빨리 개발될 것이라고 생각되고, 대통령이 와서 불편한 점은 별로 없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0일 서울 용산구 집무실로 향하며 환영 나온 주민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연합뉴스

부동산공인중개사 A씨는 "부동산 호가만 올라가다보니 막상 고객들이 원하는 매물이 없다"며 "용산 시대라지만 가격이 너무 많이 올랐다. 예를 들어, 평당 1억에 거래되면 다음 매물은 평당 1억5000만원에 바로 나오는 말도 안 되는 상황이다. 공급자와 수요자 간 갭이 심하다"고 전했다. 이어 "대통령 집무실 이전으로 용산이 주목받지만 상권 활성화는 GTX가 들어오면서 작년부터 활성화되기 시작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변 상권은 '대통령 특수'를 기대하며 들썩이는 분위기다. 용산에서 고깃집은 운영하는 송기자(64)씨는 "대통령이 오신다니까 용산 집무실 근처에서 회식도 자주 하실 것 같고 동네 상권이 좀 더 발전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가 된다"며 "저희 집은 고급 식당은 아니지만 편하게 많이 드실 수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되고 아르바이트 애들에게 피자를 사주고, 떡을 돌리는 등 회식을 5번 했을 정도로 엄청난 찐팬이다. 윤 대통령님이 한번 오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치찌개집을 운영하는 자영업자 김모(56)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2년간 고생하고 빚만졌는데 대통령이 여기로 이사 오면 상권이 활성화되고, 상황이 나아지길 바란다"며 "대통령이 오셔서 회식하면 좋겠지만 마음은 반반이다. 대통령이 찾은 집이라고 사진을 찍으면 워낙 편가르기가 심한 시대니 정치적으로 반대 성향을 지닌 사람들이 온라인상에서 공격을 하지 않을까 걱정도 된다"고 토로했다.


용산 집무실 인근에서 한국환경회의가 주최한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연합뉴스

대통령 집무실 이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부동산공인중개사 B씨는 "대통령 집무실이 이전되지 않더라도 용산은 호재가 많았다"며 "재개발 측면에서는 이런 저런 의견과 우려들이 많다. 대통령이 집무실 이전으로 규제가 없다고 해도 국방부 건물 보다 높은 건물을 짓는다고 한다면 밑의 사람들이 안 된다고 할 게 뻔한 만큼 그런 상황에 대해 걱정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밝혔다.


용산역 인근 한 자영업자는 "여기는 서민 음식 파는 곳인데 (윤석열 대통령이) 서민 음식을 먹겠나. 부대찌개 먹는 것도 하루 이틀이지 대통령이 용산으로 오거나 말거나 상관없다"며 "코로나19나 빨리 잡아서 장사 잘하게만 해주면 땡큐(고맙)지"라고 전했다. 이날 용산구로 미팅을 나왔다는 직장인 최모(49)씨는 "서울 중심가에 대통령 집무실을 이전했으니, 앞으로 교통 혼잡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대통령 집무실이 들어서는 서울 용산 국방부 인근 주민들은 집회·시위로 인한 소란에 대해 걱정했다. 주민 이모(45)씨는 "이 동네는 굉장히 조용한 동네였는데 전쟁기념관 앞에서 시위를 지금도 너무 자주 해 불편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오전 10시 30분께 윤 대통령 집무실 인근에서 환경 단체들로 이뤄진 한국환경회의가 '기후·생태위기 대응과 시민안전을 포기한 윤석열 정부 OUT' 집회를 개최했다.


교통혼잡 우려와 관련해 경찰은 "새 대통령 출퇴근길 시뮬레이션을 3차례에 걸쳐서 했으며 시민의 과도한 불편은 없는 것 같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경찰은 용산경찰서의 관련 직무를 담당할 인원도 대폭 확충했다. 용산경찰서 교통안전계는 최근 경감급 이하 28명을 충원했고, 관내 집회·시위 신고 및 관리와 정보활동을 하는 공공안녕정보외사과와 집회·시위 현장을 관리하는 경비과도 각각 경감급 이하 7명이 증원됐다.

김하나 기자 (hanaki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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