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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이야~ KTX 타고 온 보람 있네"…청와대 개방 첫날


입력 2022.05.11 05:00 수정 2022.05.10 21:56        정채영 기자 (chaezero@dailian.co.kr)

오전 11시 국민 대표 74명 선두로 관람객 입장…첫날 3.5 대 1의 경쟁률

시민 "실제로 보니 더 웅장하고 전통적인 느낌…부모님 모시고 다시 오고 싶어"

"멀리서 올 만한 가치 있고 친구나 지인들에게 추천하고 싶어…우리나라 잘 될 것 같은 기분"

내부 관람 못해서 아쉬움 토로하는 관람객들 많아…22일까지 하루 6차례 3만 9천명씩 관람 예정

윤석열 정부 출범에 맞춰 청와대 국민 개방 기념행사가 열린 10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본관에서 관람객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개방 행사는 오는 22일까지 열리며 온라인 신청자 중 당첨자만 오전 7시부터 오후 8시까지 6차례에 걸쳐 6500명씩 매일 3만9000명이 관람할 수 있다.ⓒ인수위사진기자단

10일 청와대의 문이 활짝 열렸다. 청와대를 국민의 품으로 돌려준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이 실현된 개방 첫날, 청와대는 관람 온 시민들의 기대감으로 한껏 부풀어 있었다.


이날 오전 11시에 문이 열린 청와대로는 국민대표 74명을 필두로 사전 신청을 거쳐 당첨된 시민들이 '청와대 정문 개방'이라는 구호와 함께 안으로 들어갔다. 행사 진행자는 1948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최고 권력자들이 청와대에 머문 기간이 74년이라는 점을 고려해 대표 74명을 선정했으며, 매화는 윤석열 대통령이 봄이 가기 전 청와대를 국민에게 돌려드리겠다고 했던 약속의 실천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일반인 관람은 추첨을 통해 이뤄졌다. 인수위원회 집계에 따르면 개방 첫날인 10일 관람 신청자 수는 접수를 마감한 지난 1일 24시 기준 9만977명이었고, 이 가운데 2만6000여명이 방문할 것으로 예측됐다. 약 3.5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것이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온 시민들은 청와대의 웅장한 고풍스러운 자태에 감탄했다. 한국에 14년째 거주하고 있는 아제르바이잔 국적의 30대 라힐씨는 "근무하는 곳에서 청와대가 보였는데 실제로 와서 보니까 더 멋지다"며 "해외에도 멋진 건물들이 많지만, 청와대는 전통적인 느낌이 다르다. 멋지다"고 말했다.


얼마 전 제대한 백모(22)씨는 "코로나도 잠잠해지고 해서 친구랑 둘이 관람을 신청했는데 당첨돼서 오게 됐다"며 "방송에서만 봤는데 직접 보니까 신기하다. 나중에 부모님을 모시고 다시 오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개방이 안 되던 곳이라 기대감이 컸고 사진을 많이 남겨 갈 것"이라며 "요즘 우울한 사회 소식이 많고 사람 간의 유대도 갈수록 없어져 걱정이다. 앞으로 살기 좋은 나라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전했다.


경기도 성남에서 온 신정호(69)씨는 "65세 이상이라 우대받아 직접 관람을 신청했다"며 "70년 만에 개방된 거니까 내부가 어떻게 생겼는지 보고 싶어 신청했다"고 말했다. 신 씨는 "1시간 일찍 와서 식당에서 취임식도 보고 식사를 하고 왔다"며 "2시 예약인데 입장까지 30분이 남아서 지금 들어가면 관람 시간이 짧아진다고 해서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관람을 위해 멀리서 온 관람객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전남 광주에서 온 이모(24)씨는 "평소에도 청와대에 관심이 많았는데, 오늘 혹시 대통령을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있었다"며 "KTX 타고 왔는데 만족스럽다. 친구나 지인에게 청와대 관람을 강력히 추천하고 싶다"고 말했다.


남자친구와 대구에서 올라왔다는 20대 배모씨는 "청와대 개방을 너무 기대하고 왔다"며 "실제로 보니 웅장하고 대구에서 올 만한 가치가 있다"고 전했다. 그는 "앞으로 국민과 소통을 많이 하는 대통령이 되어 주길 바란다"며 "이렇게 청와대에 와보니 우리나라가 더 잘 될 것 같은 기분이 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관람은 청와대 외부만 가능했다. 일부 시민들은 내부 관람을 하지 못하는 아쉬움을 토로했다.


인천 영종도에서 온 40대 정모씨는 "오늘부터 개방한다고 해서 평일에 시간 되는 지인들과 함께 같이 산책하려고 왔다"며 "급하게 개방하는 바람에 청와대 내부를 구경하지 못하는 게 아쉽다"고 전했다. 대학생 강모씨도 "청와대 내부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내부를 볼 수 있게 되면 다시 관람을 신청하고 싶다"고 말했다.


부모님과 함께 관람을 온 40대 고모씨는 "어제까지 전직 대통령이 있다 가신 곳을 개장 첫날 오는 게 의미 있을 것 같아서 오늘 신청했다"며 "부모님이 너무 좋아하셔서 큰 효도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고 씨는 "청와대를 개방한 것은 국민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한다는 면에서 좋은 것 같다"면서도 "시기적으로 청와대 이전 등을 깊이 있게 검토해서 임기 안에만 했으면 됐을 것 같은데 너무 서두르다 보니 주차 공간도 없고, 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것 같아 아쉬운 점도 있다"고 전했다.


현재 청와대 관람은 본관과 영빈관, 상춘재, 녹지원, 여민관, 대통령 관저 등만을 둘러볼 수 있으며 건물 내부 관람은 집기 이동 및 정비가 완료된 이후에 가능해질 전망이다.


한편, 청와대 밖에서는 예약 방법을 몰라 아쉬워하는 시민들도 종종 만날 수 있었다. 잠실에서 온 김모(70)씨는 "옛날에는 맘대로 볼 수 없었던 공간이니까 볼 수가 없어서 늘 궁금했다"며 "예약 방법을 몰라 예약을 못 했다. 청와대 앞까지만 산책하다 집에 돌아가는 것이 아쉽다"고 토로했다.


청와대 국민개방 행사를 위해 지난 4월 27일 오전 10시부터 관람 신청을 접수한 결과, 3일 만에 112만 명의 국민이 신청을 접수했다. 이날부터 오는 22일까지 매일 오전 7시부터 오후 7시까지 6차례에 걸쳐 회차별 6500명씩 매일 3만9000명이 청와대를 관람할 수 있다.

정채영 기자 (chaezer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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