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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입찰 못하겠다"…건설사, LH에 공공재개발 건축비 인상 요구


입력 2022.05.11 15:51 수정 2022.05.11 15:54        황보준엽 기자 (djkoo@dailian.co.kr)

원자잿값 인상에 '현실적 건축비' 책정 한목소리

"조건 변경 없으면 사업 참여 불가" 입장 고수

공공참여형 재개발 사업의 입찰을 포기한 건설사들이 시행을 맡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건축비 인상 없이는 사업 참여가 어렵다는 취지의 의견을 전달했다. ⓒ연합뉴스

공공참여형 재개발 사업의 입찰을 포기한 건설사들이 시행을 맡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건축비 인상 없이는 사업 참여가 어렵다는 취지의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원자잿값 상승 시기에 현실과 맞지 않는 금액이 책정돼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이유에서인데, 향후 건축비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11일 건설업계와 LH에 따르면 최근 LH는 성남 수진1구역과 신흥1구역 공공참여형 재개발 사업에 참여 의사를 보였다 철회한 건설사들과 협의를 진행했다. 이들이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아 줄줄이 유찰된데 따른 것으로, 사업 지연을 막기 위해 의견 수렴 차원에서 진행됐다.


앞서 신흥1구역에는 GS건설과 DL이앤씨, 코오롱글로벌, 계룡건설 등 4곳이 참여의향을 밝혔으나 현장설명회에 아무도 참석하지 않았고, 수진1구역은 현장 설명회에는 현대건설과 대우건설, SK에코플랜트, DL이앤씨 등 건설사 4곳이 참여했으나 입찰을 하지 않았다.


LH는 이들 건설사에 사업에 참여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물었고, 건설사들은 낮은 건축비에 대해 부정적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LH 관계자는 "건설사들 대다수가 건축비를 인상해달라는 의견을 밝혀왔다"고 말했다.


신흥1구역와 수진1구역 모두 도급 공사비를 총건축면적 3.3㎡당 495만원 이하로 단가를 책정하고 있다. 해당 건축비로는 사업을 진행할 수 없다는 게 건설사들의 설명이다. 원자잿값 인상 시기에 맞춰 현실적인 건축비를 책정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실제로 원자재 가격은 급등세가 이어지고 있다. 레미콘사는 지난 1일부터 레미콘 단가를 ㎥당 현재 7만1000원에서 13.1% 인상한 8만300원으로 9300원 올리기로 결정했다. 철근값도 지난해 50만~60만원에서 최근 톤당 100만원 이상으로 증가했다. 시멘트 업계 1위인 쌍용C&E는 지난달 15일 한국레미콘공업협동조합연합회와 1종 시멘트 가격을 톤당 7만8800원에서 15.2% 인상한 9만8000원에 공급하기로 결정했다.


LH에 의견을 전달했다는 한 건설사 관계자는 "건축비 인상을 요구했다. 원자잿값이 급등하고 인플레이션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이 금액으론 시공을 맡을 수 없다"며 "조건이 변경되지 않는 한 사업 참여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건설사 관계자도 "LH가 왜 시공사들이 입찰을 안했는지 궁금해 하는 것 같더라"며 "원자잿값도 많이 올랐는데, 지금 조건으로는 섣불리 들어가기 힘들다고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건설사들이 현 조건 하에선 참여 불가 의사를 전달함에 따라 건축비 인상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LH는 건축비 인상은 자의적인 결정이 불가능한 사항인 만큼 이런 내용의 건의 사항을 주민대표회의에 전달한 뒤 논의할 계획이다.


LH 관계자는 "아직 건축비 인상에 대한 부분은 결정하지 않았다"며 "주민대표회에 내용을 전달하고 논의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두 개의 사업지 모두 건설사들이 입찰하지 않아 유찰이 됐다면 그건 이유가 있는 것 아니겠냐"며 "조건 변경 없이는 이전과 상황이 똑같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보준엽 기자 (djko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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