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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도 보내기 어려웠던 ‘KT 쿠동원’ 쿠에바스 “잠시만 안녕”


입력 2022.05.19 09:47 수정 2022.05.19 09:50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창단 첫 통합우승 이끈 에이스, 끝내 부상으로 떠나

감독과 동료들, 팬들까지 모두 안타까움 감추지 못해

쿠에바스, 5회 종료 후 관중석 찾아 팬들과 작별 인사

케이티위즈파크 1루 응원단상에 올라와 인사하는 쿠에바스 가족. ⓒKT위즈

프로야구 KT위즈 창단 첫 우승을 이끈 윌리엄 쿠에바스(32)가 결국 떠난다.


KT는 18일 “쿠에바스 대체 선수로 웨스 벤자민(29)을 연봉 33만1000달러에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2019년부터 꾸준한 활약했고, 우승에 일조한 선수라 회복을 기다렸지만 공백기가 길어지면서 불확실성이 커졌고 전력 강화를 위해 벤자민을 영입했다”며 “그동안 좋은 모습을 보여줬던 쿠에바스에게 감사하다”고 전했다.


쿠에바스는 지난해 팀의 창단 첫 통합 우승에 혁혁한 공을 세운 에이스급 투수다. 이강철 감독 부임 첫해 KT 유니폼을 입고 KBO리그 데뷔한 베네수엘라 출신의 쿠에바스는 13승(10패)-10승(8패)로 구단 최초의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챙긴 투수가 됐다.


지난해가 가장 극적이었다. 지난 시즌 10월28일 NC전에서 7이닝 무실점 호투 뒤 이틀만 쉬고 10월31일 삼성과의 정규시즌 1위 결정전에 등판, 7이닝 무실점의 압도적인 피칭으로 팀을 정상으로 이끌었다. KT의 창단 첫 한국시리즈 승리 투수도 쿠에바스다(7.2이닝 1실점).


헌신에 감동한 팬들은 ‘레전드’ 고 최동원의 이름을 더해 ‘쿠동원’이라는 별명까지 붙였다.


올 시즌에는 초반부터 부상으로 인한 공백기가 길어졌다. 2경기 1승 무패 평균자책점 2.45를 기록했지만, 오른 팔꿈치 통증으로 지난달 11일 1군에서 말소됐다. 상태가 호전되지 않으면서 결국 계약을 해지하게 됐다.


이강철 감독도 “안타깝고 미안하고 고마운 선수다. 다시 만나고 싶은 선수”라며 부상 탓에 놓아줄 수밖에 없는 현실에 심경이 복잡했다. 동료들도 마찬가지 입장이다. 선수단은 18일 홈 LG트윈스전을 앞두고 미팅을 열고 쿠에바스와 시간을 가졌다.


쿠에바스가 동료들과 작별의 시간을 보냈다. ⓒKT위즈

쿠에바스를 끌어안은 주장 박경수는 “이대로 그냥 보내는 것보다 갈 때도 잘 보내줘야 한다고 생각해서 만든 자리다. 모두 쿠에바스에게 박수 보내줬으면 좋겠다”며 예우했다.


이날 경기 5회 종료 후 클리닝타임 때 1루 응원석 단상에 선 쿠에바스 가족을 지켜본 팬들은 “꼭 다시 만나자”, “부상에서 빨리 벗어나길 진심으로 바라겠다”며 작별의 아쉬움을 삼켰다.


뜨거운 박수를 받으며 아들을 안고 단상에 오른 쿠에바스는 “4년 내내 응원해준 팬들에게 감사하다. 멀리서 왔음에도 정말 진심으로 우리 집처럼 느껴졌다. 최고의 팬들이다”라며 팬들을 향해 엄지를 치켜들었다.


이어 “가족들도 KT위즈 팬들을 잊지 못할 것 같다. 여러분들도 항상 쿠에바스의 가족이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영원한 작별이 아니라 다시 보게 될 것으로 믿고 있다”며 아름다운 재회의 꿈을 남기고 떠났다.


한편, 쿠에바스를 대체하는 좌완 벤자민은 2014년 텍사스 레인저스 지명을 받고 2020년 빅리그에 데뷔했다. 메이저리그 통산 2시즌 21경기 2승3패 평균자책점 6.80을 기록했다. 올해는 시카고 화이트삭스 산하 트리플A 샬럿 나이츠에서 선발로 7경기 등판해 2승(평균자책점 3.82)을 기록했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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