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샘, 현대리바트 등 1분기 영업익 60~70% 급감
세계 5위 목재 수출국 러시아, 3월부터 한국 등 수출 제한
코로나19로 집 꾸미기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인테리어, 가구 시장이 호황을 맞고 있지만 정작 수익성은 부진한 상황이다.
가구 등 원부자재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상황에서 목재 가격 상승과 해상물류비 인상으로 비용 부담이 늘고 있어서다.
특히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세계 5위권 목재 수출국인 러시아가 한국 등 일부 국가에 목재 수출을 제외하면서 가구, 인테리어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올 1분기 한샘, 현대리바트, 신세계까사 등 국내 주요 가구‧인테리어 기업들은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업계 1위 한샘은 작년 1분기와 비교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4.9%, 60.2% 줄었고. 현대리바트는 매출액은 11.4%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70.3% 감소했다. 1년 전과 비교해 수익성이 절반 이하로 감소한 셈이다.
신세계까사는 매출액이 47.8% 늘고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영업이익이 1억원으로 미미한 수준이다.
코로나19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지난 2년간 가구, 인테리어 시장은 급성장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국내 인테리어 시장 규모가 25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부동산 플랫폼 업체 직방이 자사앱에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0년 이후 주거공간 내부 구조, 인테리어 변경을 한 적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30.5%가 '예'라고 답했다. 코로나19 시기 10명 중 3명 꼴로 집안 내부 구조와 인테리어를 변경한 셈이다.
하지만 주택매매거래가 줄고 최근 들어 원자재 수입 및 물류비가 급등하면서 상황이 반전되기 시작했다.
전 세계적으로 가구용 목재 가격이 뛰면서 해외에서 수입해오는 가구와 국내에서 제작하는 가구 모두 원자재 비용이 크게 상승한 탓이 크다.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러시아산 목재 가격이 크게 뛴 데다 수출 제한 조치까지 더해지면서 가격 인상을 부추기고 있다. 국내 가구업계가 주로 사용하는 러시아산 제재목 가격은 작년 같은 기간 대비 50~60%가량 올랐다.
러시아는 미국, 인도, 중국, 브라질에 이어 세계에서 5번째로 목재 생산성이 높은 국가다. 하지만 지난 3월9일 미국, 유럽, 한국 등 비우호국에 대해 일부 목재류 수출을 금지하면서 원자재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가구업계 한 관계자는 “당장 목재를 구하지 못해 생산에 차질이 있거나 하지는 않지만 전반적으로 가격이 많이 오른 상황”이라며 “러시아산 목재 대신 북미나 유럽에서 수입할 수는 있지만 러시아에 비해 지리적으로 멀기 때문에 그만큼 물류비가 증가한다. 가뜩이나 목재 가격이 오른 상황에서 물류비까지 더 부담하다 보니 당분간은 수익성 개선이 어려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부분 가구업체들이 해외 수출 보다는 완제품이나 원자재 수입 비중이 높다보니 최근 환율 상승도 수익성 악화의 한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최근 줄줄이 가격을 인상했는데 추가 가격 인상도 검토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편 작년 하반기부터 최근까지 한샘, 현대리바트, 신세계까사, 시디즈, 일룸, 이케아 등 국내외 주요 가구업체들은 침대, 소파, 욕실 등 사실상 전 품목에 걸쳐 수차례 가격인상을 단행한 바 있다. 하지만 계속된 원가 압박에 현대리바트, 신세계까사 등은 내달 추가 가격 인상에 나설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