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킬레이션 시운전서 굉음과 함께 화재…1명 사망 9명 중경상
에쓰오일 "사고 수습과 정확한 원인 규명 위해 당국에 최대한 협조"
고용부, 중대재해법 위반 사항 조사 …경찰,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 수사 예정
19일 오후 8시 50분경 울산시 울주군 온산읍 소재 에쓰오일 온산공장에서 폭발·화재 사고가 발생해 1명이 숨지고 9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정부는 이번 사고와 관련해 중대재해법 위반 사항이 있는 지 조사하겠다는 방침이다. 외국계 회사가 중대재해법 관련 수사 대상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알킬레이션 시운전 과정서 화재 발생…"현재 원인 규명 중"
20일 업계에 따르면 에쓰오일 온산공장 내 알킬레이션(Alkylation) 2기(No.2) 설비에서 화재 사고가 발생했다. 알킬레이션은 부탄을 이용해 휘발유 옥탄값을 높이는 첨가제를 말한다.
당국은 알킬레이션 제조 공정에서 이날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구체적으로 부탄 압축 밸브 오작동(고착)이 확인돼 이를 보수한 뒤 시운전하는 과정에서 사고가 일어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원인 조사중이다.
당시 작업에는 에쓰오일 관계자 14명, 협력업체 직원 11명, 경비업체 직원 1명 등 모두 26명이 투입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사고가 난 알킬레이션 시설은 하루 9200배럴을 생산할 수 있는 곳으로 에쓰오일이 1500억원을 들여 2009년 8월 완공했다. 알킬레이션은 낮은 중기압과 높은 옥탄가를 가지고 있어서 고급휘발유로 바로 사용 가능하다고 에쓰오일 측은 홍보해왔다.
이번 사고로 에쓰오일은 온산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이에 따라 알킬레이션 설비를 비롯해 알킬레이션 공정에 인접한 RFCC(중질유분해시설), PX(파라자일렌) 공정이 가동이 일시적으로 중단된다. RFCC와 연계된 PP(폴리프로필렌) 공정도 멈춘다.
에쓰오일은 "화재로 인한 직접 및 간접 손실액은 현재 확인중"이라며 "현시점에서는 사고 수습 및 원인 규명을 위해 최대한의 노력중에 있으며, 이와 동시에 복구 기간을 단축해 공정가동 차질에 의한 손실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온산공장 재산종합가입보험가액은 106억4986만9000 달러이며 기업휴지 보험가액은 2조8086억2700만원이다. 재산종합보험/기업휴지보험 합산 보상한도는 18억 달러다. 가입 보험사는 삼성화재, DB손해보험, 현대해상, KB손해보험이다.
에쓰오일은 "해당 시설물은 재산종합보험에 가입돼 있으며, 사고로 인한 영업휴지에 따른 손실도 기업휴지 보험에 의해 보호받고 있다"면서 "보험금 규모는 보험사의 손해사정에 따라 결정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에쓰오일 CEO 대국민 사과…"깊은 사죄, 재발 방지 최선"
후세인 알 카타니 CEO는 이날 오전 울산공장 본관 1층에서 사과문을 발표하고 "무거운 책임감을 통감하고, 사고의 수습과 정확한 원인 규명을 위해 관계 당국에 최대한 협조하겠다"면서 "이번 사고에 의한 피해가 확산되지 않고 최소화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온산공장에서 발생한 화재사고로 사망하신 고인께 깊은 애도와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 유가족들께도 머리 숙여 사과 드리며 부상을 당하신 작업자들과 이번 사고로 심려를 끼친 주변 지역주민들께도 사죄 드린다"고 언급했다.
사고 경위에 대해서는 "19 일 오후 8시 50분경 당사 휘발유 첨가제 제조시설(알킬레이터)의 보수 작업 과정에서 시운전 중 콤프레셔에서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되며, 정확한 원인 규명을 위해 관계 기관의 활동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고가 난 공장 시설은 사고 원인이 밝혀지고 재발 방지 대책이 마련되기까지 운영을 중단하며, 이 기간 동안 보유 재고와 국내외 네트워크를 최대한 활용해 석유제품의 내수 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최선의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했다.
고용부, 중대재해법 위반 사항 조사…울산경찰청도 수사전담팀 편성
정부는 이번 사고에서 중대재해법 위반 사항이 있는 지 따져볼 예정이다. 외국계 회사가 중대재해법 관련 수사 대상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에쓰오일처럼 외국계 기업도 국내법을 적용받는다. 최고경영자(CEO)가 외국인일 때도 처벌이 가능하다.
고용노동부는 이번 사고와 관련해 산업재해수습본부를 구성했다. 노동부의 중대재해 대응 지침에 따르면 동일한 사업장에서 3명 이상 사망하거나 5명 이상 다친 경우, 대형 화재·폭발·붕괴사고가 발생한 경우 산업재해수습본부를 꾸려야 한다.
울산경찰청도 에쓰오일 울산공장 폭발·화재 사고와 관련해 수사전담팀을 편성했다. 수사전담팀은 울산청 형사과장이 팀장을 맡았으며, 48명으로 구성됐다.
경찰은 에쓰오일측에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를 두고 수사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