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바이든과 함께한 이재용, '한미 반도체 동맹' 선봉

바이든 "삼성 주도하는 혁신 놀랍다" 공급망 재편 핵심 강조

윤석열 "한미, 첨단기술 협력 기반 경제안보 동맹으로 거듭나길"

이재용 "미국과 25년 우정 소중…강력한 관계 이어가길"

취임 후 한국을 첫 방문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윤석열 대통령과 20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을 방문, 이재용 부회장의 안내를 받으며 공장을 시찰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한미 반도체 동맹의 선봉 역할을 인정받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20일 방한 직후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를 방문한 자리에서 반도체 중심의 공급망 동맹 결성을 공식화하면서 삼성의 기술 혁신에 대해 놀라움을 표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 역시 바이든 대통령과의 삼성전자 방문에 대해 ‘반도체를 통한 한미 글로벌 포괄적 전략 동맹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기회’라며 양국 동맹의 가교로서 삼성전자의 위치를 높이 평가했다.

이날 윤 대통령과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반도체 생산라인을 돌아본 바이든 대통령은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전자의 반도체 생산기술을 살펴볼 수 있도록 초청해 줘 감사하다”면서 “제 방한 일정에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삼성이 주도하는 혁신은 놀랍다고 할 수 있다”면서 “삼성과 같은 첨단 반도체 제품을 생산하는 회사는 세계적으로 3곳 정도이며, 한국은 5G와 나노 등 많은 분야에서 기술을 이끌고 있다”고 추켜세웠다.

바이든 대통령의 속내는 미국이 주도하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한국이 함께하도록 하는 것이었다.

그는 “첨단 시설을 세계 각국에서 운영 중인 미국과 한국 기업들이 전세계 경제에서 공급망 복원력과 안보를 강화할 수 있다면 양국에 많은 이득이 될 것”이라며 “코로나 사태로 인한 반도체 공급 부족,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공급망 교란 등의 상황에서 우리와 가치를 공유하는 동맹국들과 공급망 회복을 위한 노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과 같은 기업을 가진 나라에서 기술혁신이 앞으로 계속 활발하게 전개되고, 양국이 기술 동맹을 통한 경제 안보를 위한 협력을 위해 노력할 때 더 많은 발전을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취임 후 한국을 첫 방문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윤석열 대통령과 20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시찰을 마친 뒤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이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를 첫 방문지로 택한 것은 세계 선두권 반도체 기업이자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가진 삼성전자를 빼놓고는 글로벌 공급망 동맹을 논할 수 없다는 점을 감안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삼성전자의 전세계 반도체 시장 점유율은 12.3%로 인텔(12.2%를) 근소한 차이로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메모리반도체만 놓고 보면 삼성전자의 D램 점유율은 43%에 달하며, 낸드플레시는 34%다.

시스템반도체를 수탁생산하는 파운드리 시장에서는 대만 TSMC가 시장의 52%를 과점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으로서는 공급선 다변화 차원에서라도 2위 업체인 삼성전자(16%)의 성장을 기대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날 윤 대통령도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한미간 전략적 동맹에 찬성 입장을 밝혔다. 그는 “오늘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방문은 반도체가 갖는 경제안보적 의미는 물론, 반도체를 통한 한미 글로벌 포괄적 전략 동맹 의미 되새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1974년 국내 첫 반도체 기업인 한국반도체가 한미 합작으로 설립된 것을 비롯, 한미 반도체 사업 협력의 역사를 소개하고 “한미 관계가 첨단 기술과 공급망 협력에 기반한 경제안보동맹으로 거듭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날 양국 정상을 안내해 평택캠퍼스를 돌아본 이재용 부회장도 미국과의 반도체 동맹에 함께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는 영어 인사말을 통해 “25년전 삼성은 해외기업으로는 처음으로 미국 내에서 반도체를 생산하게 됐다”면서 “저희에게 이 우정은 매우 소중하며 앞으로도 매우 강력한 관계를 이어가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