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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총재 "루나·테라는 사기" 스테이블 코인 판 흔들리나


입력 2022.05.24 12:12 수정 2022.05.24 12:48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23일 현지시간 다보스포럼 참석한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총재

"자산 뒷받침도 안되면서 20% 수익 약속? 결국 산산조각"

표면적으론 루나·테라 겨냥했지만, '스테이블 코인' 개념 지적한 것으로 보여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뉴시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루나·테라 폭락 사태와 관련해 두 코인의 발행 구조가 피라미드 사기였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고정환율제를 모방한 '스테이블 코인' 형식을 따르지 않았다는 것이 표면적인 이유다. 다만 외환과 자국 통화 공급을 조정하는 정부 역할이 없다는 가상화폐 시장의 현실을 감안하면, 이는 사실상 '스테이블 코인'이라는 전체 판에 대한 허구성을 지적한 것으로도 보인다.


24일 미 경제 매체 CNBC에 따르면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지난 23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다보스포럼)에서 "자산으로 뒷받침되지 않으면서 20% 수익을 약속한다면 그것은 피라미드 구조"라고 지적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스테이블 코인은 (신뢰할 수 있는 실물) 자산으로 뒷받침되면 (달러 대비 가치가) 1대1로 안정적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피라미드 구조다. 이는 결국 산산조각 나며 허물어진다"고 했다.


이는 일반적인 스테이블 코인의 원리와 달리 최근 테라폼랩스가 발행한 한국산 가상화폐 '루나·테라'가 실물 자산이 아닌 '무담보형' 형식을 지니고 있었던 점을 지적한 부분이다. 테라폼랩스는 금이라는 실물자산과 연동시켜 가격 안정성을 보장하는 '금본위제'의 원리를 모방해 만든 '스테이블 코인'을 그 상태에서 또다시 모방했다. 금의 자리에 루나를, 화폐 자리에 테라를 놓은 것이다. 테라의 가치가 루나를 담보로 형성된 것이다.


1테라(화폐 역할)는 1달러 상당의 루나(금 역할)로 태환된다. 만약 1테라가 1달러 밑으로 내려가면 1달러 루나와 교환해 실현 차익을 얻을 수 있다. 이 경우 화폐 테라가 감소하기 때문에 시장 가격이 올라간다. 문제점은 테라폼랩스가 실제 금이라는 실물 자산을 보유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루나를 '금'으로 치환했지만, 이는 흉내를 낸 것에 불과했기에 루나는 화폐 테라와 다를 바가 없던 셈이다. 이에 테라가 1달러 밑으로 추락하자 루나도 함께 폭락했다.


테라폼랩스는 이처럼 실물 자산이 뒷받침되지 않는 코인 알고리즘을 가지고 있었지만 투자자들에게는 연 20% 수익을 약속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른바 폰지 사기(다단계 금융사기)라는 비판을 받았던 이유다. 게오르기에바 총재 역시 해당 부분을 지적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전세계 금융 시장을 아우르는 IMF의 역할로 미루어, 게오르기에바의 이번 발언은 단순히 루나·테라만을 겨냥한 것은 아니라는 분위기다. 개입과 통제가 없는 가상화폐 시장의 특성상 '스테이블(안정적) 코인'이란 존재할 수 없다는 뉘앙스를 풍긴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한편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는 싱가포르 현지 사무실을 폐쇄하고 잠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알려진 국내 투자자만 2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들이 권 대표를 고소하면서 검찰과 경찰이 수사에 착수한 상태다.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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