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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5년 만에 수주 5배... 非디스플레이 전환한 SFA 가보니


입력 2022.06.09 14:18 수정 2022.06.09 14:57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SFA 충남 아산 사업장, '스마트 팩토리' 장비 시연

"공장전체 스마트하게 만들기 위해 최적화된 기업"

종합장비업체 SFA가 개발한 장비 Mixed palletizer 이미지컷. ⓒSFA


"테트리스 게임 같네요"


다양한 크기와 재질의 박스들의 순서를 정해 파렛트 위에 착착 쌓는 로봇을 보고 나온 이야기다. 마치 게임처럼 다양한 재원을 가진 박스들을 적재적소에 착착 꽂혔다. 인공지능 기반의 사전 시뮬레이션을 통해 제품 적재 순서를 미리 정하고 알아서 파렛트에 적재하는 혼합 로봇 팔레타이저(Mixed robot palletizer)장비다.


스마트팩토리 솔루션 리더를 자처하는 SFA가 개발한 하이테크 종합 장비 중 하나로 국내 대형 유통현장에서 사용되고 있다. 디스플레이 장비 선두주자에서 비(非)디스플레이 분야 전환을 꾀하는 종합장비업체 SFA 충남 아산 사업장을 지난 8일 직접 찾았다.


SFA는 24년의 역사를 가진 하이테크 종합장비기업으로, 스마트기술 기반의 디스플레이 장비 및 물류 장비 생산과 2차전지 및 반도체 제조 장비를 생산하고 있다. 국내엔 화성 본사와 충남 아산사업장을 두고 있으며, 중국, 베트남, 헝가리, 미국에도 법인을 두고 있다.


지난 2016년까지는 신규 수주의 86%를 디스플레이 장비에 의존한 '디스플레이 장비업체'였지만, 2017년부터 '종합장비업체'를 표방하고 있다. 디스플레이와 비(非)디스플레이 영역을 섞는다는 새로운 목표 때문이다. 실제로 5년 만에 수주 비중이 역전됐다. 2021년 기준 신규 수주에서 71% 비중을 2차전지, 반도체, 유통 장비가 꿰찼다.


종합장비업체 SFA가 개발한 2차전지 외관 검사기 이미지컷.ⓒSFA

이같은 실적을 자부하기라도 하듯 이날 현장 시찰은 2차 전지, 반도체, 유통 솔루션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SFA는 '무중단', '무인화', '무정지'라는 스마트팩토리의 이상을 강조하며 장비들을 선보였다. 그 중 단연 돋보인 것은 2차 전지 외관과 내관을 각각 검사하는 인공지능(AI) 검사기와 인라인 3D 컴퓨터 단층촬영(CT) 검사기다.


이날 행사에서 김영민 SFA 대표가 신성장동력으로 꼽았던 '2차전지' 제조장비가 눈길을 끌었다. 검출 정확도 면에서 95% 이상과 미검 0%를 자랑했다.


SFA 관계자는 "국내 주요 고객사에 납품하고 있는 제품으로 배터리 상부 하부를 총 4개 포인트에서 검사한다"며 "저희 독자적인 AI 알고리즘 기술로 높은 검사 신뢰도를 확보했고 그 덕분에 육안검사 인력을 4분의 1 수준으로 줄여 운영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종합장비업체 SFA가 개발한 2차전지 내관 검사기 이미지컷.ⓒSFA

특히 타 업체와 차별화된 점은 바로 '내관'을 검사하는 3D CT 검사기다. 이는 조립이 완료된 2차전지 내부의 음극과 양극 극판 배열의 안정성을 비파괴 방식으로 양산 라인에서 인라인으로 고속 검사할 수 있는 장비로 SFA가 세계 최초로 양산 라인에 적용했다.


또한 샘플링이 아닌 전수 검사가 가능하다. 회사 관계자는 "빨라도 하나의 배터리 셀 검사에 3분 이상 걸리던 것을 이제는 24초에 끝낼 수 있게 속도를 올렸다"고 했다.


배터리 속의 음양 정렬상태가 잘못되면 화재 사고의 위험이 크다. 배터리 고객사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발열과 폭발이다. 이에 납품받는 기업에서는 전수조사를 완료한 안전한 제품을 받고 싶어하지만 대부분의 업체들은 시간 문제로 인해 샘플링 검사만 진행하고 있다.


반면 SFA는 전수 검사를 완료한 안전한 제품을 양산해 위험성을 제거해 타 업체와 차별화 전략을 세웠다. 현재 국내 고객사 두 곳에 SFA가 해당 장비를 단독 납품하고 있다.

종합장비업체 SFA가 개발한 반도체 솔루션 장비 이미지컷.ⓒSFA

반도체 솔루션 장비 시운전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반도체 웨이퍼 이송장비(Overhead Hoist Transport, OHT)는 사람 개입없이 공정 사이를 스스로 이동하는 장치로, 공장 천장에 설치된 레일을 따라 반도체 웨이퍼가 담긴 통을 각 공정 장비로 옮기는 자동 이송 시스템이다. 전체 경로 통과시간을 예측해 최단시간 내 목적지에 도착하도록 설정한다. 다만 천장에 매달린 운송 장비인만큼 무게에 다소 제한이 있다.


물류 솔루션 장비 중 눈길을 끄는 장비는 바로 로봇 피킹 시스템(Robot Picking System, RPS)이었다. RPS는 AI 기반 무인 기술로 유통이나 제조 분야의 현장에서 가장 많이 활용되고 있다. 이는 대상 제품의 모양이나 재질, 무게 등을 미리 인식하지 않아도 그때그때 바로 할 수 있게 학습돼있는 장비다.


제품 중량과 성질에 따라 대응하기 위해 기구를 알아서 업그레이드 시켜 자동으로 제품을 집어들어 분류한다. 주로 제약업계에서 많이 활용되고 있으며 유통 업계에서도 활용된다.


역시 AI 기반의 광학문자판독기(Optical Character Reader, OCR) 검사기도 빼놓을 수 없다. 기존 고객사들은 바코드가 없거나 새로 들여온 제품에 대해서는 작업자들이 수작업으로 일일이 바코드를 비교하고 찍어야했지만 OCR은 문자열과 상품 형상이나 크기·색상을 구분해 제품을 인식한다.


사전에 학습되지 않은 제품에 대해선 인식이 약한 약점이 있었으나 최근 SFA는 해당 부분을 보완해 실시간으로 들어오는 신제품 인식도 가능하도록 만들었다고 했다. 중장기적으로 유통물류센터 전체가 무인화되는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는 의미다.


물류 장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정지' 시스템이다. 예를 들어 로봇이 제품 픽킹에 실패할 경우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상황에 자동으로 대응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선 예지보전(PdM) 적용화가 필수적이다. 이는 일기예보와 비슷한 개념이다.


고장이나 보전 시기를 사전에 예측해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비용을 절감하는 예지보전은 공정 장비 쪽에서 품질 관리를 위해 필요한 시스템이다. 이송체에 대한 적용은 아직 세계적으로 전무한 것으로 알려져있으나 SFA는 스마트 물류 장비와 공정모듈장비에 이 예지보전 시스템을 적용해 사업화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종합장비업체 SFA 충남 아산 사업장 전경 이미지컷.ⓒSFA

SFA는 2017년부터 기술개발을 시작해 2020년부터 본격적으로 스마트팩토리 솔루션을 선보이고 있다. 그간 디스플레이 산업으로 꾸준히 성장해오다가 최근 2차전지, 반도체, 유통으로 방향을 틀었다. 중장기적으로 디스플레이와 비(非) 디스플레이를 포괄해 성장 기반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SFA 관계자는 "국내 장비업체의 경우 공정장비, 검사측정장비, 물류시스템 등 3가지로 나뉘는데 우리는 이걸 다하고 있다"며 "공장전체를 스마트하게 하기 위해 최적화된 기업으로 향후 글로벌 스마트팩토리 리더가 목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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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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