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침체에 '대장주'도 영향, 1년 새 수억원 '뚝'
일대 집값 변화 '요인'…"집값 하락 장기화될 듯"
각 지역의 대장주로 꼽히는 아파트들도 시장 침체를 이겨내지 못하고 있다. 하나둘 그간 상승분을 반납하고 수년 전 가격대로 돌아가는 모습이다. 대장주 아파트는 일대 지역의 집값 향방을 점쳐볼 수 있는 가늠자 역할을 하는 만큼, 집값 하락이 장기화될 것으로 보는 의견이 나온다.
14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시스템에 따르면 서울시 동작구 흑석동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26일 21억원에 거래됐다. 이는 직전 거래가와 비교해 2억9000만원 하락한 금액이다. 최고가와 비교하면 4억원이 떨어졌다.
강동구 대장주로 꼽히는 고덕그라시움 전용 59㎡는 13억원 대로 시세가 굳혀졌다. 올 3월부터 있었던 모든 거래가 13억원에 대에 이뤄졌는데, 이는 지난 2020년 거래가 수준이다.
노원구 일대 재건축 단지들 집값의 기준이 되던 미성·미륭·삼호(미미삼)도 상승분을 반납했다. 전용 59㎡는 올해 들어서 3건의 거래가 있었으나, 모두 8억원대에 매매계약이 체결됐다. 지난해만 해도 저층 고층 가릴 것 없이 9억원을 훌쩍 넘어 거래되던 것에 비하면 1년이 채 안돼 수천만원이 빠진 것이다.
서대문구 대장주 DMC 파크뷰자이 전용 84㎡도 지난 3일 직전 신고가 대비 1억3500만원 떨어진 14억5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달에는 13억1000만원의 거래도 있었다.
강남권도 상황은 비슷하다.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전용 84.99㎡는 지난달 18일 직전 거래가 대비 4억원 가량 떨어진 22억5000만원에 매매거래가 이뤄졌다. 직전 4월 동일한 면적의 실거래 가격은 26억5000만원이었다.
최근 확산되는 조정장에 대장주 역시 영향을 받는 모양새다. 금리 인상과 경제 불안으로 집값이 고점에 달했다는 인식이 퍼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대장주들은 일대 지역의 집값을 대변하는 '대표성'을 가진다. 즉, 이들 아파트의 움직임은 집값 향방을 내다볼 수 있는 척도가 된다는 의미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번 하락거래가 집값 하락세를 점쳐볼 수 있는 지표라고 해석한다. 실제 시장에는 하락 지표가 쌓여가고 있다. 현재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한시적 배제 영향으로 서울 대부분 지역에서 절세 매물이 쏟아지는 반면 금리 인상으로 매수세는 쪼그라든 상황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소위 지역을 대표하는 대장주 아파트들이 약세로 전환했다는 것은 일대 아파트의 시세에 변화를 줄 수 있는 요인"이라며 "대장 아파트들은 지역을 대변하는 대표성은 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부동산 시장은 매물이 쌓여가고 있고 금리 인상으로 금융 부담이 갈수록 커지는 상황"이라며 "하락을 가져오는 요소가 더 크다고 볼 수 있다. 현재와 같은 시장 상황이 장기화될 것으로 보여진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