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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이래 봬도 렉서스'…승차감으로 승부 건 첫 전기차 UX 300e


입력 2022.06.25 07:00 수정 2022.06.25 09:04        이슬기 기자 (seulkee@dailian.co.kr)

첫 전기차지만 전용 플랫폼 적용은 아직

1회 충전 주행거리 233km에 그쳐 '아쉬움'

주행·회전·정지 등 기본 성능에 충실

굽이굽이 와인딩 코스에서도 흔들림 없어

렉서스의 첫 전기차 UX 300e가 도로에서 주행하는 모습 ⓒ렉서스코리아

'하이브리드 명가' 렉서스가 드디어 첫 전기차를 내놓았다. UX 300e는 지난 2019년 11월 글로벌 출시 이후 약 2년 반 만에 한국에 출시된 렉서스의 첫번째 전기차다. 렉서스다운 승차감과 내구성을 갖췄지만, 브랜드 최초 전기차에 대한 기대감을 충족시키기엔 아쉬운 점이 있었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이 아니기 때문에 여러 한계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밸런스 문제로 타사에 비해 작은 배터리가 들어가다보니 1회 충전 주행거리가 233km에 그쳤다. 내외부 디자인에도 별다른 발전이 없어, 미래차' 느낌을 기대하는 소비자의 기대도 채우지 못했다.


지난 21일 제주도에서 열린 '렉서스 뉴 제너레이션 미디어 시승회'에서 UX 300e를 시승했다. 시승코스는 제주시에 위치한 렉서스 제주 전시장에서 서귀포시에 있는 한 카페까지 약 75km 구간이었다.


렉서스의 첫 전기차 UX 300e의 외관 ⓒ렉서스코리아

외관을 본 첫 느낌은 '전기차가 맞나?' 하는 것이다. '미래차'의 느낌이 나는 깔끔한 디자인은 최근 출시되는 전기차들의 공통점인데, UX 300e는 측면에 새겨진 'ELECTRIC' 배치가 없으면 전기차라고 생각하기 어렵다.


지난 2018년 UX 300e의 1세대 모델인 UX 하이브리드 모델의 디자인을 그대로 계승했기 때문이다. 렉서스 관계자는 "UX 하이브리드 모델 출시 당시 특히 젊은 세대로부터 디자인에 대해 많은 호평을 받았다. 이번에도 젊은층의 호응을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한국에 '2022년'에 새로 출시된 '전기차'라는 점을 감안하면, 디자인에 쏟아졌던 호평이 여전히 유효한지는 미지수다.


UX 300e의 내부 디자인 ⓒ데일리안 이슬기 기자

내부는 '클래식'하다. 센터페시아를 디지털화하지 않은 버튼식으로 그대로 남겼다. 디지털 센터페시아에 익숙하지 않은 중장년층이 반길 것 같다.


하지만 '사용하기 다소 불편하다'는 평가가 많았던 렉서스의 '터치패드'까지 그대로 남긴 것은 반갑지 않다. UX 300e와 함께 출시한 렉서스 신형 NX 모델이 터치스크린을 도입해 시장의 대세를 따른 것과 대조되는 지점이다.


UX 300e의 기어레버와 터치패드 ⓒ데일리안 이슬기 기자

터치스크린이 적용되지 않은 렉서스 차량은 별도로 설치된 터치패드로 디스플레이를 조작해야 하는데, 이날 실제 사용해보니 노트북의 마우스패드처럼 조작하는 터치패드를 운전 중 사용하기는 꽤 불편했다.


기어노브의 그립감은 마음에 든다. 천연가죽에 새틴 크롬 장식을 더해 고급스러운 느낌이 난다. 버튼을 눌러 변속하는 전자식 변속 버튼에 거부감이 있는 이들이 특히 마음에 들어할 부분이다.


UX 300e의 뒷좌석에 앉은 모습 ⓒ데일리안 이슬기 기자

내부는 국산차 기준으로 '소형 SUV'에 가까운 '콤팩트 SUV'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다소 좁게 느껴졌다. 뒷좌석 레그룸은 신장 160cm의 기자가 앉았을 때도 거의 꽉 찼다. 키 크고 덩치 좋은 성인 남성은 타기 힘들겠다.


UX 300e의 길이 4495mm, 너비 1840mm, 높이 1525mm, 휠베이스 2640mm다. 최근 출시된 기아의 소형 SUV 니로EV(길이 4420mm, 너비 1825mm, 높이 1570mm, 휠베이스 2720mm)와 비슷한 크기다.


UX 300e가 도로에서 주행하는 모습 ⓒ렉서스코리아

UX 300e가 가장 자랑할 만한 것은 주행감이다. 이날 시승 코스에는 UX 300e의 장점인 '밸런스'를 최대로 느껴볼 수 있도록 한라산 능선을 오르내리는 와인딩 코스가 포함됐다.


굽이굽이 이어지는 한라산 능선에서 UX 300e는 흔들림을 최소화하며 민첩하게 움직였다. "SUV지만 세단에 가까운 주행감을 선보인다"는 관계자의 설명은 과연 사실이었다.


UX 300e의 안정적인 주행감은 무게중심을 낮추기 위해 여러 차원에서 애를 쓴 덕으로 보인다. 기본적으로 UX에 적용된 플랫폼이 주행, 회전, 정지와 같은 차량의 기본 성능에 충실하게 제작된 GA-C 플랫폼이다.


알루미늄 소재를 사용해 차체 무게중심을 낮췄고, 배터리 역시 차량 중앙 하부에 탑재해 낮은 무게 중심을 실현했다. GA-C 플랫폼의 장점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배터리를 탑재한 셈이다.


UX 300e가 도로에서 주행하는 모습 ⓒ렉서스코리아

같은 출력의 내연기관 대비 가속에 더 빠르게 응답하는 것은 물론이다. 그러면서도 토크가 점진적으로 증가하도록 제어해 전기차 특유의 '불안정한 급가속'으로부터 해방시켰다.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는 유독 부드럽게 넘어간다는 느낌을 받는다. 앞쪽 서스펜션 기어박스에 브레이스를 추가 장착해 조향 응답성을 올리고, 차의 흔들림이나 진동을 흡수하는 장치인 전륜의 '쇼크업소버'가 진동을 최소화했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UX 300e 측면에 새겨진 'ELECTRIC' 배치 ⓒ데일리안 이슬기 기자

처음 전기차를 타면 느끼게 되는 '소름끼치는 침묵'을 깨기 위해 UX 300e에는 '액티브 사운드 컨트롤'이 적용됐다. 별도의 가속음이 없는 전기차에 인위적인 가속음을 더한 것이다. UX 300e의 사운드 컨트롤 기능은 특히 '스포츠 모드'에서 급가속을 할 때 다른 전기차에서 느끼기 힘든 짜릿한 느낌을 받게 해준다.


UX 300e의 공인 전비는 복합 기준 4.7km/kWH다. 최고 출력 204마력, 최대토크 30.6kg.m이다. 1회 충전으로 233km를 달릴 수 있다. 충전시간은 급속 기준으로 0%에서 75%까지 50분, 100%까지 80분 소요된다.


UX 300e는 단일 트림으로 제공되며 가격은 개별소비세 3.5%를 적용하면 5490만원이다. 전기차 보조금을 100% 받을 수 있는 가격이다. 국고보조금 700만원과 서울시 기준 지자체 보조금(200만원)을 적용하면 4590만원이다.


▲타깃 :

-국내에서 100대는 팔릴까? 희소 가치를 중시하시는 분


▲주의할 점 :

-지금이 2020년대가 맞나? 전기차를 타고 있지만, 과거로 회귀한 느낌을 받을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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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기 기자 (seulk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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