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구' 프로모션도, 이자후불제·중도금 무이자는 기본
"청약시장 가라앉은 분위기 지속… 옥석가리기 짙어질 것"
부동산 시장이 침체하면서, 청약시장도 급속히 냉각되는 모양새다. 금리인상과 더불어 집값 하락 우려로 수요가 줄어들었기 때문인데, 지방을 비롯한 수도권 외곽지역에선 할인 분양에 들어갔고 한동안 불패를 자랑했던 서울도 분양가를 낮췄다. 중도금 무이자나 이자후불제 등 금융혜택은 기본적으로 제공되고 있다.
22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북구 수유동 칸타빌 수유팰리스는 미분양을 해소하기 위해 분양가를 15% 할인해 분양하고 있다. 해당 단지는 지난 3월 본 청약 접수 결과 196가구가 미분양이 발생했다. 이후 지난달까지 총 세 차례 무순위 청약을 진행했으나, 미계약 물량을 소진하지 못하자 결국 할인 분양이라는 강수를 둔 것이다.
어지간해서는 서울에서 할인 분양이 이뤄지지 않는다. 입주자들의 반발이 큰 데다, 분양이 실패하는 경우가 적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까지만 해도 서울은 '청약불패'의 상징으로 통하며 분양하는 족족 좋은 성적을 거뒀다. 수백대 1의 경쟁률은 기본이었고, 만점 통장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었다. 어중간한 가점대로는 당첨권에 들지도 못했다.
그러다 기준금리가 연이어 오르고, 집값 상승세가 더뎌지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최근에는 분양을 받고도 계약을 포기하는 미계약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청약 시장에 한파가 불어 닥치면서 할인 분양은 전국적으로 퍼져가고 있다. 남양주 도농동에 분양중인 주상복합아파트(민간임대 후 일반분양) '부영 애시앙'은 최근 잔금 선납 시 2000만원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수원 금호 리첸시아 퍼스티지(주거용 오피스텔)은 지난 3월 '공동구매할인' 프로모션을 시행하며 최대 1억4900만원의 분양가 할인 혜택을 제공했다. 경기도 구리시 유탑 유블레스 시티 오피스텔도 잔여세대에 대해 할인 분양을 진행 중이다.
시공사들의 금융 혜택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계약금 정액제와 더불어 중도금의 무이자 등 혜택이 제공하는 곳들이 늘었다. 인천 서구에서 분양되는 '힐스테이트 불로 포레스트'는 중도금 무이자(40%) 혜택을, 서울 동대문구 신설동 일대에서 공급되는 도시형생활주택 '신설동역 자이르네' 도 중도금 무이자 혜택을 제공받는다.
경기도 의정부시 의정부동에 들어서는 의정부역 파밀리에Ⅰ는 중도금은 60% 중 50%에 대한 이자는 입주 후 지불하도록 했다.
전문가들은 청약시장의 가라앉은 분위기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지방의 경우에는 서서히 공급량 조절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서진형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교수)는 "가격 상승에 따른 피로감과 금리인상, 정책의 변화 등으로 인해 수요자들이 내집 마련을 주저하고 있다"며 "향후 분양 시장은 양극화가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입지가 좋거나 가격상승 여력이 있는 지역은 수요가 있겠으나 그렇지 않은 곳은 미분양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지방의 경우에는 서서히 공급량을 조절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