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기순이익 1009억원→188억원…820억원 부풀려
평가결과, B(양호)등급→C(보통)등급 ‘강등’
현 직원 성과급에서 환수부분 공제
한국공항공사 ‘침묵 일관’
한국공항공사가 2019년 회계처리 실수로 공기업 경영평가 등급이 B에서 C로 낮아져 토해내야 할 성과급을 현 재직직원에 떠넘긴 사실이 밝혀졌다. 내부에선 “이미 퇴직한 직원들에게 환수 받아야 할 돈을 왜 재직직원들이 떠안아야 하냐”면서 비판의 목소리가 들끓고 있다.
23일 데일리안이 입수한 ‘2019년 한국공항공사 경영실적 평가결과 및 후속조치 수정 결과’ 문서 등에 따르면, 공사가 2019년 회계처리를 잘못해 188억원에 불과했던 당기순이익을 1009억원으로 써내 820억원 가량 부풀린 사실이 2020년 감사원 공공기관 결산검사 결과 드러났다.
이에 감사원에서는 회계오류로 지적했으나 공사는 회계오류가 아니며 회계정책의 변경에 따라 재무제표를 수정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적 이후 재무제표를 수정했고, 2019년 경영평가 관련지표 점수가 조정됐다.
2019년 노동생산성에선 당초 1.943점을 받았지만 재무제표 수정 후 0.5점, 자본생산성에서도 당초 1.305점에서 수정 후 0.5점으로 점수가 조정됐다. 총자산회전율에서는 0.914점에서 0.974점으로 0.06점 올라갔다.
결국 평가결과도 상대평가 경영관리에서 B(양호)등급에서 C(보통)등급, 절대평가 경영관리에서도 B(양호)등급에서 C(보통)등급으로 하락했다.
경영평가 결과가 C등급으로 하락한 만큼 성과급 지급률도 수정됐다.
2019년 기관장·상임이사·상임감사는 기본연봉에 지급률을 곱한 수치를 성과급으로 받아갔는데, 기관장은 75%에서 69%, 상임이사는 62.5%에서 57.5%, 상임감사는 61.25%에서 58.75%로 각각 지급률이 수정됐다.
또한 직원은 월 기본급에 지급률을 곱한 수치를 성과급으로 지급받는데 지급률이 156.25%에서 143.75%로 내려가게 됐다.
결국 성과급 지급률이 수정된 만큼 B등급에 해당하는 성과급을 받아간 사람들에게 환수조치를 해야하지만, 환수조치 없이 오히려 현 직원들의 성과급에서 공제하겠다고 결정하면서 구성원들의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즉 현 재직인원이 십시일반 모아 환수해야 될 부분을 매우는 셈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한국공항공사가 2020년 감사원 결산검사 결과 회계처리를 잘못한 점이 드러났고, 이에 따라 경영평가 등급이 내려간 것이 맞다”면서 “성과급 환수에 대해선 공항공사가 자체적으로 결정할 문제로 우리(기재부)가 관여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국공항공사에 이같은 사안에 대해 답변을 요구했으나 침묵으로 일관했다.
한편, 공사는 현 직원들에게 다음 달 말 2019년 지급률 조정분이 공제된 ‘2021년도 공기업 경영평가 성과급’을 지급하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