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서 나오는 족족 미달, 올해 분양 10곳 '주인 못 찾아'
500만원 지원 등 고육책…"계약률 높이려면 방법 없어"
부동산 침체가 지속되면서, 청약 시장에도 찬바람이 불고 있다. 청약을 몇 차례 반복해도 주인을 찾지 못한 곳들이 수두룩하다. 이 때문에 계약을 해지해도 연 10%에 달하는 이자를 붙여 계약금을 돌려주는 등 수요자를 끌어당기기 위한 혜택이 늘어나고 있다.
28일 대구 북구 칠성동에서 분양 중인 호반 써밋 하이브파크는 계약자들에게 계약해지 보장제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계약해지 보장제는 계약금을 냈더라도 해지 시 모두 돌려주고, 위약금을 받지 않는 제도다.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을 때 계약률을 높이기 위해 주로 사용된다.
또 계약 해지 시에는 계약금에 매년 10% 이자를 매긴 금액을 환불해 주기로 했다. 호반 써밋 하이브파크의 확정 분양가는 5억5000만~6억9000만원 선이다. 만약 수요자가 6억9000만원의 주택을 계약하고 이에 대한 계약금(10%) 6900만원을 냈다면, 연 690만원을 지급받게 된다. 원 계약의 계약금 완납일 익일부터 입주개시일까지의 기간을 일할해 지급한다. 입주가 2026년1월인 만큼 약 3년간 10%의 이자를 받을 수 있는 셈이다.
계약 시에는 500만원의 현금도 지급한다. 발코니 확장 비용과 가전·가구 옵션 설치비도 모두 무료다. 프로모션은 6월까지지만 추가 연장될 가능성도 있다고 분양 관계자는 설명했다.
대구에선 앞서도 비슷한 제도를 내놓은 단지가 있었다. 달서구 일대에서 분양했던 달서롯데캐슬 센트럴스카이로 '계약금 안심보장제'를 실시했다. 분양 후 계약자들에게 일정 시점에 계약 해지를 원할 시, 계약자들에게 위약금 없이 계약금 일체(옵션비용, 제세공과금 등 일부 제외)를 계약자에게 돌려주는 방식이다.
특약해지금도 지원한다. 특약해지금은 계약 해지가 진행되더라도 기존 계약자들에게 일정부분 지원해주는 제도다. 롯데건설은 원 계약의 계약금 완납일 익일부터 입주개시일까지 일할해 계약금에 연 5.0% 가산한 금액을 계약해지 당사자에게 지불할 계획이다. 기존 계약을 유지하는 입주민들에게도 동일한 혜택이 돌아간다.
이는 대구의 청약 시장이 약세를 보이는 것과 무관치 않다. 집값 하락세가 가파른 대구(6.0대 1→0.2대 1)의 경우엔 올해 분양한 단지 10곳 모두 미달을 기록했다. 이 같은 혜택도 계약률을 높이기 위한 고육책인 셈이다. 호반 써밋 하이브파크 분양 관계자는 "모두 계약으로 이어지는 건 아니지만, 이 같은 프로모션을 하니 문의가 확실히 많이 늘긴 했다"고 말했다.
향후에도 이러한 혜택은 지속해서 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분양업계 한 관계자는 "집을 사겠다는 사람이 없는데, 이렇게 해서라도 계약률을 높여야지 별 다른 도리가 있겠냐"며 "시장 침체가 지속될 것으로 보여 앞으로는 더 파격적인 혜택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