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봉쇄 해제에 테슬라 부진 딛고 뚜렷한 판매 회복세
폭스바겐·포드 등도 상반기 생산차질 만회 총력
상반기 발목 잡은 메탈가 상승…3Q 이후 순차 반영
"본게임은 지금부터." 러시아발 원자재값 상승과 완성차업체들의 글로벌 생산차질이 겹치며 상반기 고전했던 LG·삼성·SK 배터리가 하반기 반전 드라마를 쓸 지 관심이다.
각 업체들은 테슬라, 폭스바겐 등 전기차업체들의 출하량이 정상화되고 있는데다, 이익 개선에 발목을 잡았던 메탈값 인상분도 제품가에 순차 반영돼 성장세가 뚜렷이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 3사 중 가장 먼저 2분기(4~6월) 잠정 실적을 발표하고 이 기간 영업이익이 1956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73.0% 감소했다고 밝혔다. 증권가 컨센서스(2601억원)를 25% 가량 밑도는 수치다.
회사측은 "2분기 실적은 메탈 판가 연동 및 판매 확대에 따라 전분기 대비 매출이 증가했으나 중국 코로나19 락다운 및 글로벌 물류 대란 영향과 원가 상승분의 판가 인상 적용 시점 차이로 인해 수익성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상하이 등 중국 주요 도시 봉쇄 조치 영향으로 테슬라 공장 생산에 차질이 발생하면서 2분기 실적이 타격을 입은 것으로 분석된다. 테슬라 상하이 '기가팩토리3'는 봉쇄가 시작된 3월 말부터 공장을 세웠다가 4월 19일부터 일부 설비를 운영하는 등 가동과 중단을 반복했다.
업계는 이 기간 생산손실 대수만 5만대에 달한 것으로 추정한다. 상하이 공장에서 생산되는 모델3·모델Y에는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가 탑재된다.
배터리에 탑재되는 주요 원자재들의 가격 인상분이 판가에 다 적용되지 못한 영향도 컸다.
한화투자증권은 "영업이익 부진 핵심 이유는 원가 상승분이 판가에 충분히 반영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상승분이 판가에 전가되기까지 시차가 존재하며 양극재를 제외한 알루미늄, 망간, 구리, 전해액 등은 2분기에 전부 전가하지 못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3분기부터는 주요 완성차업체들의 전기차 출하량 증가로 2분기 부진을 충분히 만회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실제 주요 고객사 중 하나인 테슬라는 봉쇄 여파로 중국 판매량이 4월 1512대로 급감했으나 5월 3만2165대, 6월 7만8000대를 기록하며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테슬라 외에 주요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이 하반기 생산 차질분을 소화하는 데 전력투구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원통형 배터리 실적도 동반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폭스바겐 순수전기차 ID. 라인업에 탑재되는 파우치형 배터리 물량 역시 늘어날 전망이다. 폭스바겐은 전용 플랫폼(MEB)을 적용한 ID. 시리즈에 LG에너지솔루션, SK온, 중국 CATL 등의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다.
여기에 오하이오주에 소재한 제너럴모터스와의 합작공장인 얼티엄셀 1공장 양산도 앞두고 있어 배터리 생산이 본격화되면 상반기 부진을 씻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배터리 3사 중 가장 선방중인 삼성SDI는 BMW, 리비안, 아우디 등 주요 고객사의 전기차 판매 증가로 하반기 이익 개선이 기대된다.
실제 리비안의 2분기 전기차 생산대수는 4401대로 전분기(2553대)와 비교해 2배 가까이 늘었다. 리비안은 미국 일리노이주 공장에서 SUV R1S, 픽업트럭 R1T, 배달용 밴 등을 생산하고 있으며, 삼성SDI는 리비안에 원통형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2분기 전기차 생산·판매 호조에 리비안은 올해 2만5000대를 생산하겠다는 목표치를 재확인했다.
각형 배터리 젠5 판매도 올 하반기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NH투자증권은 "하반기 중대형 전지는 완성차 생산 차질이 완화되는 가운데 헝가리 2공장 가동, 아우디향 젠5 공급 시작으로 성장을 이어갈 전망"이라며 "소형전지는 원형전지 추가 판가 인상, 리비안/볼보트럭 생산 증가로 경조한 성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원가 부담도 어느 정도 상쇄될 것으로 봤다. NH투자증권은 "메탈 가격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이 존재하나 메탈가 연동을 통한 가격 전가, 젠4·5 비중 증가에 따른 믹스 개선으로 수익성 방어가 가능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이 같은 판매 호조가 현실화될 경우, 삼성SDI는 연간 영업이익 1조6000억원을 웃돌 것으로 보인다. 이는 전년과 비교해 55% 늘어난 수치다.
배터리 후발주자인 SK온은 현대차·기아의 전기차 아이오닉5, EV6 판매 호조로 하반기 뚜렷한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여기에 포드의 야심작인 전기 픽업트럭 F-150 고객 인도가 본격화되면서 매출 규모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SK온은 연초 상업가동을 시작한 미국 조지아 1공장에서 NCM9 배터리를 생산, 포드에 공급하고 있다.
F-150 라이트닝의 사전예약 물량이 20만대를 기록함에 따라 포드는 생산량을 기존 연간 8만대에서 15만대로 2배 늘리기로 했다. SK온 관계자는 “F-150 라이트닝에 공급할 배터리를 쉴 새 없이 만들어내는 중”이라며 “미국을 대표하는 베스트 셀링카인 만큼 매출 상승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배터리 판매 증가에도 불구, 미국·유럽 등 글로벌 공장 신규 가동에 따른 비용 발생으로 연말까지 적자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선 공장 비용 증가 및 원재료 부담 등으로 올해 7000~8000억원 가량의 영업적자를 낼 것으로 추정한다.
SK온은 원재료 가격 상승 등은 현재진행형이지만 올 4분기 흑자전환 가이던스는 아직 유효하다는 입장이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1분기 컨퍼런스콜에서 "2022년 4분기 영업이익 BEP(손익분기점) 전환 목표이나 지연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