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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공사 ‘얄팍한 수작’ 尹정부 좌시 말아야 [박상인의 마부작침]


입력 2022.07.13 07:00 수정 2022.07.13 05:34        박상인 기자 (si2020@dailian.co.kr)

성과급 환수문제 지난해부터 나와…윗선 ‘쉬쉬’

공항공사 “사실 아니다” 해명 후 내부선 사과문 게재

‘눈 가리고 아웅’식 행동, 이전 정부 경험으로 충분

한국공항공사 전경 ⓒ데일리안DB

윤석열 정부가 공공기관 고강도 개혁에 착수한 가운데, 개혁의 선봉장인 기획재정부가 지분 51.7%를 보유해 1대 주주로 있는 한국공항공사의 ‘얄팍한 수작’이 도를 넘고 있다.


<데일리안>은 지난달 23일 <[단독] 한국공항공사, 순이익 부풀려 낮아진 성과급 재직직원에 떠넘겼다>를 보도한 바 있다. 경영평가 등급이 낮아지자 토해내야 할 퇴직자 성과급을 현 직원들에게 더 걷으려다 적발된 사례다.


사실 공사 내부에서 경영평가 등급 하락에 따른 성과급 환수 문제는 지난해부터 나오기 시작했다.


당시는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한 이른바 ‘캠코더(캠프·코드·더불어민주당)’ 대표 인사인 손창완 전 한국공항공사 사장 연임 이야기가 스멀스멀 나올 때다.


‘떨어지는 낙엽도 조심해야할 시기’와 겹치면서 윗선에서 성과급 문제를 쉬쉬했던 소문은 유명할 정도다.


시간이 흘러 손 사장이 교체된 이후 본지가 내부문건 등을 입수해 성과급 환수 문제를 수면 위로 올리자, 공사는 이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즉각 해명자료를 냈다.


보도가 나간 이후 내부 직원 간 찬반이 팽팽하게 대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쪽에선 “내부 성과급 문제를 누가 공론화 시켰는지 찾아내야 한다. 공론화 덕분에 앞으로 성과급 줄어들겠다” 등 기사에 항의하는 의견을 냈다고 한다. 다른쪽에선 “내부에서 백날 문제제기 해도 노사는 입다물고 있는데 안되면 공론화 해야된다. 충분히 소명이 필요한 내용이었다”며 잘됐다는 의견도 나왔다.


한편, 전혀 사실이 아니라던 공항공사 해명과는 반대로 사내게시판엔 성과급 관련 사과문이 올라왔다고 한다. 경영평가실장은 공식 사과문에서 “퇴직자에 대해서도 과지급된 성과급을 올바르게 환수하겠다”고 구성원들에게 사과의 뜻을 밝혔다.


물론 사과문은 게시 2주만에 사라져 현재는 흔적을 찾아볼 수 없다. 폐쇄적인 공항공사 문화를 다시 한 번 확인한 순간임과 동시에 국민 기만이 도를 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주국제공항 건축물 대장 중 일부, 2020년 6월 11일 건축법상 사용승인, 같은 달 16일 변동사항을 등재했다 ⓒ정부24

이같은 공항공사의 국민 기만행위는 이달 6일 보도한 <[단독] 제주공항 터미널 이용 年 3천만명 화재 무방비 노출>에서도 계속됐다.


기사에서 분석한 공항공사 건축물 대장은 어느 누구도 수정이 불가능 해 건축법상 사용승인이 나지 않아 시기상 불법 건축물이 확실하다. 그럼에도 공항공사는 이미 2017년 폐지된 항공법과 현 공항시설법의 유사점을 활용해 전혀 사실이 아닌 것처럼 해명자료를 배포했다.


2019년 당시 사용하면서 제주시의 과태료 처분을 받은 적도 없고 공항시설법상 승인을 받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공항공사 주장을 들었을 땐 한국공항공사 설립 목적 중 하나인 ‘국민 복지 증진에 이바지’하고 있는지 의심스럽기까지 했다. 기자이기 전에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말이다.


다수 국민이 보는 해명자료엔 무조건 사실이 아니라면서도 뒷수습에 급급한 눈 가리고 아웅식의 ‘얄팍한 수작’은 이전 정부에서 경험한 것으로 충분하다.


윤석열 정부가 강하게 추진하고 있는 큰 틀에서의 공공기관 고강도 혁신도 중요하지만, 국민들에게 옳은 정보를 제공하는 등의 작은 혁신도 공공기관이 부패하지 않도록 하는 핵심 요소 중 하나다.


윤 정부의 이번 공공기관 혁신이 성공적으로 마무리 돼 이같은 사례가 다시는 나오지 않길 기대해본다.

박상인 기자 (si202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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