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메모리 수요 하락에도 최근 주가 선방
추가 조정 가능성 제기 속 점진적 반등 전망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대표 반도체주들이 하반기 반도체 수요 침체 전망에도 최근 주가가 상승세를 보이면서 향후 추이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달들어 외국인들도 순매수세로 귀환하는 모습이어서 앞서 제기됐던 하반기 실적 하락 전망이 과도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추가 조정이 이뤄질 수 있다는 지적도 여전히 나와 귀추가 주목된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7월 한 달간 주가가 5만7000원(6월30일 종가)에서 6만1800원(27일 종가)으로 8.42% 상승했다.
이달 1일 5만6200원으로 거래를 마치며 올 들어 종가기준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지만 지난 15일(종가 6만원) 6만원선을 회복하더니 이후에도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SK하이닉스도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7월 한 달간 주가가 9.89%(9만1000원→10만원) 지난 1일 8만7500원(종가 기준)까지 떨어졌던 주가가 지난 18일(종가 10만1000원) 10만원선을 회복한 뒤 10만원대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
당초 올 하반기 메모리반도체 업황 악화 우려로 부정적인 실적 전망이 제기돼 온 점을 감안하면 주가가 상당히 선방하는 모습이다.
여기에 조만간 미국에서 총 520억 달러(약 68조원)를 지원하고 공장을 짓는 기업에 25% 세액공제 혜택을 제공하는 반도체 산업 육성법안 통과를 앞두고 있어 향후 수혜 기대감으로 인해 주가에 긍정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그동안 주식을 팔아치웠던 외국인들이 다시 귀환하고 있는 점도 주목되는 대목이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식을 각각 5601억원과 265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지난달만해도 이 두 주식을 각각 3조5509억원과 1498억원을 순매도했던 것과는 180도 달라진 양상이다.
하지만 최근 반도체주들의 주가 반등이 일시적인 것으로 추가 조정 가능성을 제기하는 의견도 여전히 만만치 않다.
미국 경제전문매체인 CNBC에 따르면 유럽계 투자은행인 바클레이즈는 반도체주들의 최근 주가 반등은 오히려 향후 다가올 추가 조정을 키울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했다.
블레인 커티스 바클레이즈 애널리스트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세계 3위 반도체 장비업체 램리서치의 투자의견을 종전 ‘비중확대(Overweight)’에서 ‘시장평균수준(Equal weight)’으로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정상화된 이익과 밸류에이션을 가정해 보면 반도체주는 앞으로도 주가가 더 떨어질 여지가 있어 최근 몇 주간 두 자릿수 반등세를 보인 주가는 다시 제 자리를 찾아갈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국내에서도 양사의 주력 제품인 D램 수요 둔화와 가격 하락으로 하반기 실적 악화가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에는 대체적으로 동의하는 분위기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스마트폰과 TV 등 완제품 판매 부진으로 고객사들이 보유한 반도체 재고가 증가하면서 재고를 줄이기 위해 구매를 축소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내년 상반기부터 메모리반도체 수급 개선 본격화로 실적 개선이 이뤄질 수 있어 주가는 점진적으로나마 반등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실적 둔화 전망에도 불구하고 향후 SK하이닉스 주가의 저점은 점차 높아질 것”이라며 “글로벌 반도체 업체들의 메모리 재고가 내년 상반기 고점 형성이 전망돼 장기 투자자 관점에서는 반도체 업체의 6개월 주가 선행성을 고려한 투자 시작이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이어 “내년 글로벌 D램 3사의 생산 출하 증가율이 평균 +15% 수준으로 추정돼 제한적인 공급증가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 사이클의 변동성 축소도 예상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