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가들에게 실형 선고한 판사에 친일행위 해당 판결
국회 인사청문회 거쳐 尹대통령 임명…통상 1개월 가량 걸려
오는 9월 퇴임하는 김재형(57·사법연수원 18기) 대법관의 후임에 오석준(60·19기) 제주지방법원장이 선정됐다.
대법원은 김명수 대법원장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 추천 3명의 신임 대법관 후보 가운데 오 법원장의 임명을 제청했다고 28일 밝혔다.
앞서 대법관후보추천위는 오 법원장외에 이균용(60·16기) 대전고등법원장, 오영준(53·23기) 서울고법 부장판사 등 3명을 후보로 추천했다.
대법원은 “사법부 독립과 국민의 기본권 보장에 대한 확고한 신념 등 대법관으로서 갖춰야 할 기본적 덕목뿐만 아니라. 사회의 다양성을 담아낼 수 있는 식견, 시대 변화를 읽어내는 통찰력, 탁월한 실무능력과 법률 지식, 합리적이고 공정한 판단 능력을 겸비했다”고 설명했다.
대법원에 따르면 오 법원장은 서울 광성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했고 1990년 서울지방법원 서부지원 판사로 임용돼 법관 생활을 시작했다. 두 차례 법원행정처 공보관을 지냈으며 사법연수원 교수를 거쳐 2013년 고등법원 부장판사가 됐고, 지난해부터 제주지법원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그는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 중추원 참의 등을 지낸 인물의 친일 재산 환수가 적법하다고 인정하거나, 독립운동가 14명에게 실형을 선고한 판사의 행위가 친일·반민족행위에 해당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또한 구치소 수감 중 부상으로 고통을 받던 수형자가 교정당국의 부당 행위를 고발하는 편지를 쓰자 발송을 거부한 서울구치소의 처분을 취소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이 오석준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하면 대법관 후임 인선 절차가 본격적으로 개시된다.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까지 통상 1개월 가량이 걸린다.
일각에선 더불어민주당이 과반 의석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시간이 소요될 수도 있다고 관측했다. 실제 대법관 후보자가 낙마한 사례는 한 차례에 불과했다는 이유에서다. 오 후보자가 대법관으로 임명되면 윤석열 정부가 임명하는 첫 대법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