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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 대출 부실 '꿈틀'…금융지원 종료 임박 '초긴장'


입력 2022.08.01 06:00 수정 2022.07.29 12:44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연체 규모 올해 들어 증가

금리 인상 리스크 이중고

서울 중구 명동 거리의 점포에 임대문의 안내문이 붙어있다.ⓒ뉴시스

국내 은행이 자영업자를 상대로 내준 대출에서 발생한 연체 규모가 올해 들어 증가로 전환되면서 다시 70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사태 이후 시행돼 온 금융지원 덕에 억눌려 있던 위험이 끝내 수면 위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특히 해당 정책이 조만간 종료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금리까지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면서 리스크가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은행이 보유한 개인사업자 대출 중 1개월 이상 연체된 금액은 올해 1분기 말 기준 총 7327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7.0% 늘었다. 액수로 따지면 482억원 증가했다.


은행별로 보면 IBK기업은행의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액이 1002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7.3% 늘며 최대를 나타냈다. NH농협은행 역시 988억원으로, 하나은행은 975억원으로 각각 13.1%와 10.4%씩 해당 금액이 증가했다. 우리은행도 961억원으로, 신한은행은 934억원으로 각각 14.4%와 6.7%씩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액이 늘었다.


개인 사업자대출 연체액 규모 상위 10개 은행.ⓒ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은행권 자영업자 대출의 질은 이전까지 대체적으로 개선 흐름을 보여 왔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연체 규모가 매 분기 축소되다가 올해 들어 증가로 돌아선 상황이다. 조사 대상 은행들의 지난해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액은 ▲1분기 말 8447억원 ▲2분기 말 7456억원 ▲3분기 말 7829억원 ▲4분기 말 6845억원 등을 기록했다.


코로나19에 따른 경제적 충격에도 자영업자 대출 부실이 안정적인 추이를 이어올 수 있었던 건 금융지원 정책 때문으로 풀이된다. 은행권은 정부의 코로나19 금융지원 방안에 따라 2020년 4월부터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대출의 만기를 연장해주고 이자 상환을 유예해주고 있다. 당장 원금이나 이자를 갚기 어려워 연체로 잡혀야 할 대출이 감춰져 왔다는 얘기다.


빚을 내 코로나19를 버텨 온 자영업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나 있는 현실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자영업자 대출 총액은 909조2000억원으로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기 직전인 2019년 말과 비교해 32.7%나 늘었다.


문제는 오는 9월 코로나19 금융지원마저 만료를 앞두고 있다는 점이다. 금융권에서는 코로나19 이후 대출을 둘러싸고 쌓여 온 리스크가 한꺼번에 터져 나올 수 있다는 걱정 어린 목소리가 나온다.


이런 와중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는 금리는 자영업자와 은행 등 금융사에게 추가적인 부담 요인이다. 이자율이 높아질수록 대출을 갚는데 난항을 겪는 차주가 더 많아질 수 있어서다.


한은은 이번 달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사상 최초로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p 인상하는 빅스텝을 단행했다. 이로써 코로나19 직후 0%대까지 떨어졌던 한은 기준금리는 단숨에 2.25%까지 올라섰다. 앞서 한은 올해 1월과 4월, 7월에도 세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인상해 왔다. 금융권에서는 올해 말 한은 기준금리가 3%를 찍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코로나19 직후 제로금리 여건 속에서도 대출 이자조차 내지 못해 온 차주는 이제라도 무조건적인 금융지원 연장보다는 채무조정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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