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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5세 초등학교 입학…2007년 설문조사에서도 70%대가 반대


입력 2022.08.02 14:23 수정 2022.08.02 14:23        김하나 기자 (hanakim@dailian.co.kr)

당시 교육개발원 정책연구보고서 만 5세 입학 '효과 < 비용'…보류 결론

"5세 아동 필요한 것은 유치원 교육 확대이지, 초등 조기입학이 아냐"

일선 초등학교들이 여름 방학을 맞은 15일 서울 중구 청구초등학교에서 방학식을 마친 학생들이 선생님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데일리안 김민호 기자

정부가 초등학교 만 5세 입학에 대한 대국민 설문조사 등으로 전반적인 여론 수렴 과정을 거치겠다고 밝혔지만, 2000년대 후반 진행된 같은 설문조사에서는 성인 10명 중 7명이 반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학제개편을 검토했던 연구진은 초등학교 입학연령 하향조정은 효과보다 비용이 크다며 정책 추진 보류를 제안했다.


2일 교육계에 따르면 한국교육개발원(KEDI)이 지난 2007년 발표한 '미래사회에 대비한 학제개편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학부모 1550명과 대학생 1200명을 대상으로 일대일 면접방식으로 설문조사 한 결과 '아동의 발달속도가 빨라진 만큼 입학연령을 만 5세로 낮춘다'는 문항에서 모든 연령대별·거주지역별·유형별로 반대 의견이 62∼73%였다.


특히 자녀가 학제개편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은 젊은 층에서 반대 의견이 많았다. 20대의 73.0%, 30대의 67.2%가 만 5세 입학에 반대했는데, 50대(62.4%)나 60대(63.4%)보다 반대 비율이 높았다. 거주지별로 보면 서울은 응답자의 72.2%, 수도권은 72.6%가 반대해 중소도시 68.6%, 읍면지역 62.8%보다 반대 의견 비율이 높았다.


앞서 지난 2006년 초·중·고·대학교 교원과 교육전문가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입학연령을 만 5세로 낮추는 것에 대한 질문에 응답자 1207명의 72.9%가 반대했다. 반면 취학연령을 현행처럼 6세로 유지하는 것에 응답자 1696명의 89.0%가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선 초등학교들이 여름 방학을 맞은 15일 서울 중구 청구초등학교에서 방학식을 마친 학생들이 선생님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데일리안 김민호 기자

연구진은 "5세 취학학령제 도입에 있어 아동 발달과 경제적 비용 이상으로 중요한 것이 국민적 공감대의 형성과 이해관계집단의 호응 또는 반발"이라며 "학제개편 같이 사회적 파급효과가 큰 경우 국민적 공감대 형성이 우선시 되지 않고서는 성공을 장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연구진은 초등학교 입학연령을 낮춘다면 신·구 교육과정이 몇 년간 두 연령대(5∼6세)에 동시에 적용되면 수업은 물론 고입·대입에서도 혼란을 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고입·대입에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재수생이 늘어나 청년실업률이 높아져 사회적 문제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내용도 보고서에 포함됐다.


연구진은 "국민은 5세 교육의 중요성에 공감하고 있지만 이를 5세 아동의 조기취학 필요성과 연계시키는 것에 회의적"이라며 "아동들의 신체적 정신적 발달이 과거보다 빨라진 것이 사실이지만 이런 변화가 5세 취학을 가능하게 할 만큼 타당한 변화인지에 대한 증거가 부족하다"고 분석했다.


연구진은 "5세 아동들에게 우선 필요한 것은 유치원 교육의 확대이지 초등학교 조기입학이 아니다"라며 초등학교 입학연령 인하제도를 도입하게 되면 이미 우리 학제가 가지고 있는 유치원제도와 보육제도의 존재 의미를 흔드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에 보류해야 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김하나 기자 (hanaki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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