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휴가철 지나고 일시적 상승세…8월 중 정점 예상"
"다음주 확진자 13~14만…9월 초까지 증가할 가능성"
"휴가철 사회적 접촉 증가 등 따라 상황 달라질 수 있어"
켄타우로스 영향력, 우려 보다 적어…총 16명 확진
올여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유행이 이달 안에 정점을 지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르면 이번 주에 하락세가 올 수 있다는 기대도 있으나 휴가철이 아직 한창이라는 점이 변수다. 하락세로 전환한 유행이 휴가철이 지나고 일시적으로 다시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
7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여러 전문가들이 이달 중 정점이 온다는 예측을 내놓았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지난 2일 페이스북에서 이달 첫째 주나 둘째 주 사이에 정점을 지날 수 있다고 밝혔다. 김탁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빠르면 이번 주에 하락세 전환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휴가철 효과'가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휴가철에는 검사 건수가 감소해 확진자 감소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이런 점을 고려해 휴가철이 끝나고 일시적으로 상승세가 될 수 있다면서도 "8월 중에는 정점을 찍고 내려간다는 의견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정점 시기를 이달 중하순으로 예상했다. 천 교수는 "다음 주까지는 확진자가 조금씩 늘어 하루 13만∼14만명 정도 나올 것"이라며 "문제는 휴가 기간에 감염된 분들이 검사를 거의 안 받다가 휴가 뒤인 중하순에 확진 판정을 받는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부 집계치보다는 확진자 수가 최소 2∼3배 많을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에 그분들을 통한 고위험군·시설 감염을 주의해야 한다"며 "정부는 숨은 감염자까지 계산해 방역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 교수는 "휴가철이 끝나는 이달 말 정도부터는 확진자 수는 감소할 것"이라며 "그러나 8월 말, 9월 초까지 2∼3주 간격을 두고 중환자 수는 증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백경란 질병관리청장은 지난 4일 브리핑에서 "예상보다 정점이 낮지만 유행이 다소 길게 지속될 수는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시간이 지나면서 면역 수준이 감소하는 인구가 더 증가할 것이고 새로운 변이가 발생할 수도 있으며 휴가철 사회적 접촉 증가 등의 여러 요인에 의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고 경계했다.
최근 유행세를 보면 증가 폭이 감소했다가 최근 점차 다시 커지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1주 단위로 신규 확진자 수가 2배로 증가하는 '더블링'은 둔화했지만, 이번주 들어 1주 단위 배율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지난 1∼5일 신규 확진자 수는 1주 전 대비 각각 1.25배→1.13배→1.19배→1.22배→1.32배로 증가 폭이 다시 조금씩 커졌다.
이에 대해 천 교수는 휴가철 이동·모임 증가로 감염자가 많아졌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김 교수는 "그래도 올라가는 정도가 감소하니 언젠가는 1에 수렴할 것"이라며 "감염재생산지수로 따지면 1.0에 도달한다는 것으로, 그 시기가 바로 정점이며 이후 감소 추세로 바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재유행의 최대 변수로 주목받았던 BA.2.75 변이, 일명 '켄타우로스' 변이의 영향력은 당초 우려보다는 덜 위협적인 것으로 판단된다. 현 우세종인 BA.5보다 면역 회피성과 전파력이 강한 것으로 보이는 BA.2.75 변이는 지난달 14일 국내 첫 확진자가 확인된 이후 지난 5일까지 총 16명이 확진된 것으로 확인됐다.
당초 BA.5 변이 유행의 정점 직후에 BA.2.75 변이 유행으로 또 다른 정점이 등장하는 '쌍봉형 유행 곡선'이 등장할 수 있다고 우려했지만, 현 BA.2.75 확산 추세로 미뤄 이런 우려가 현실화할 가능성은 작아졌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김 교수는 지난 3월 정점을 지난 오미크론 유행 때 많은 감염자가 나왔고, 아직 면역력이 유지되고 있어 이번 유행에서 감염될 수 있는 인구집단 수가 많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재감염자도 나오고 있지만, 아직 5% 내외로 많지 않다.
그러나 새롭게 4차접종 대상에 포함된 50대의 4차접종률이 저조(5일 기준 인구 대비 6.8%·대상자 대비 8.3%)한 가운데, 코로나19에 대한 국내 인구의 면역력이 감소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는 있더.
김 교수는 "미국, 영국처럼 감염자가 줄지 않고 유행이 지지부진하게 유지될 가능성도 있고, 포르투갈, 독일, 프랑스처럼 유행이 현저하게 줄었다가 5∼6개월 후 다시 재유행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정 교수도 이르면 11월 다음 변이로 인한 새 유행이 발생할 수 있으며, 그다음 유행도 3∼6개월 주기로 반복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유행이 지나가더라도 다음 유행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 교수는 "여전히 감염병 전담병원에 의존하는 등 일상적 의료대응체계로 보기 어려운 측면이 많이 보이는데, 그런 부분들을 개선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