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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서 '쌩쌩' 달리던 아이오닉5, 美 보조금 제외에 급제동


입력 2022.08.18 11:50 수정 2022.08.18 11:50        이슬기 기자 (seulkee@dailian.co.kr)

올해 상반기 美 전기차 시장서 잘 나갔는데

하루 아침에 1000만원 비싸져 경쟁력 급락

현대차, 전기차 생산 전략 차질 불가피

대응 방안 '혼류 생산' 뿐이지만 쉽지 않다

현대자동차 아이오닉5 ⓒ현대차

미국이 북미에서 조립한 차에만 전기차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하면서, 테슬라를 쫓고 있던 현대차그룹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특히 올해 상반기에만 1만대 이상 판매된 주력 차종인 아이오닉5가 경쟁력을 잃게 됐다는 진단이 나온다.


18일 미국 에너지부에 따르면, 미국 정부가 보조금 지급 대상 차량이라고 발표한 모델은 총 21개다. 인플레이션 감축법이 통과되면서 보조금 지급 대상 차량이 대폭 줄어든 결과다.


지난 7월을 기준으로 미국에서 세액 공제를 받는 배터리전기차(BEV) 모델은 74개, 플러그인하이브리드카(PHEV) 모델은 105개였다. BEV의 경우 포드가 9개, BMW와 현대차·기아가 각각 7개씩이고, PHEV 모델은 BMW 18개, 볼보 16개, 포르쉐 10개, 현대·기아 7개, 포드 4개 등이다.


그러나 인플레이션 감축법이 통과되면서, 전기차 보조금을 받으려면 전기차 최종 조립이 미국·캐나다 등 북미에서 이뤄져야 한다. 또 전기차 배터리에 들어가는 원자재와 부품도 미국이나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에서 생산된 원자재를 일정 비율 이상 탑재해야 한다.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따르면 전기차 보조금은 중고차의 경우 최대 4000달러(약 524만원), 신차는 최대 7500달러(약 983만원)이다.


이 조건을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는 보조금을 받지 못하게 된다. 현재 미국에서 판매되는 현대차 아이오닉5와 기아 EV6는 전량 한국에서 생산된다. 보조금을 받지 못하게 되면, 사실상 미국 소비자 가격이 1000만 원 가까이 오르게 된다.


여기에 더해 '누적 20만대'로 제한한 브랜드당 전기차 보조금 지급 한도 조항도 폐지하면서, 연간 20만대 이상을 판매하는 테슬라와 GM 전기차와의 경쟁도 더욱 치열해지게 된다.


아이오닉5의 미국 판매가격은 보조금을 제외하면 약 4만달러다. 세금 혜택을 받으면 3만2200달러에 구입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4만 달러를 지불해야 한다. 테슬라의 가장 저렴한 모델인 모델3는 4만4990달러부터 판매된다. 아이오닉5의 상대적인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면서, 테슬라와 GM의 입지가 더욱 굳어질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한국자동차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를 기준으로 미국 전기차 시장은 테슬라가 70.1%, 현대·기아가 9%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이 기간에 현대차가 미국에서 판매한 배터리 전기차는 1만5600대다. 이어 포드가 6.2%, 폭스바겐이 4.6% 등이다.


내년에는 아이오닉6와 EV9 등 신규 차종을 미국 전기차 시장에 내놓고, 점유율을 높여가려던 현대차그룹의 전략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현대차는 올해 말부터는 앨라배마 공장에서 전기차를 생산할 계획이지만, 핵심 차종인 아닌 제네세스 'GV70' 모델만 포함됐다. 조지아주에 새로 짓겠다고 발표한 전기차 전용 공장은 2025년에나 완성된다. 3년 동안 보조금에서 완전히 배제될 위기에 처한 셈이다.


대책으로 미국 공장에 전기차 생산라인을 추가하거나 조지아주 전기차 공장 완공 시점을 앞당기는 등의 방안이 거론되지만, 이는 현실화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통상 수년 단위로 짜 놓은 기존 공장의 생산 계획을 갑자기 바꾸는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김철수 호남대 미래자동차공학부 교수는 "전기차 공장이 다 지어질 때까지는 (내연기관차와 전기차를 함께 생산하는) 혼류 생산밖에 대응 방안이 없는데, 혼류생산이 만만치가 않다"며 "현대차그룹이 나서서 미국 정부에 요청해 유예기간을 받도록 하는 게 현재로서는 최선의 방법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슬기 기자 (seulk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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