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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소환정국 속 검찰총장 청문회…원내 분위기 살얼음판


입력 2022.09.05 01:00 수정 2022.09.04 23:48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의원총회에서 '소환 불응' 권유하고

李가 받아들이는 형식 취할 수도…

검찰총장 인사청문회에선 김건희

'도이치모터스 의혹' 관련 역공 전망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윤석열정부 민생외면 규탄' 피켓을 들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검찰의 소환으로 정국에 '찬바람'이 부는 가운데, 검찰 조직의 수장인 검찰총장 인사청문회가 열린다. 청문회장에서 이 대표 수사의 적절성 시비와 함께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를 끌어들이는 '진흙탕 공방'이 예상돼, 싸늘한 원내 분위기는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은 5일 국회본청에서 비상의원총회를 연다. 의총에서는 이재명 대표 소환을 제1야당에 대한 정치탄압·정치보복수사로 규정하고 윤석열정권과 검찰을 규탄함과 동시에, 이 대표의 출석 여부와 향후 원내에서의 대응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에서는 이재명 대표가 6일로 지정된 검찰 소환에 응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공소시효는 9일까지다. 만약 검찰이 추석 연휴 첫날인 오는 9일 이 대표를 기소한다면 이 대표 관련 소식으로 '차례상 화두'가 뒤덮일텐데, 굳이 포토라인에 선 모습까지 반복 재생되도록 할 필요가 없지 않느냐는 것이다.


다만 이재명 대표가 임의로 검찰 소환에 응하지 않기보다는 이날 의총에서 민주당 소속 의원들의 총의를 모아 '검찰 소환에 응하지 말라'고 결의하고, 이 대표가 이러한 의원들의 총의를 수용하는 형식으로 불출석을 결정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이 대표 본인은 한 점 부끄러운 게 없는 만큼 당당하게 출석해 떳떳하게 소명하고 싶었다고 해야 호소력이 있지 않겠느냐"며 "이제는 '자연인 이재명'이 아니라 제1야당의 당대표이기 때문에, 출석 여부를 혼자 결정할 수 없고 의원들의 총의에 따른 것이라고 (불출석) 논리 구성을 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고 바라봤다.


이재명 대표에 의해 신임 사무총장으로 임명된 5선 중진 조정식 사무총장도 전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대표의 검찰 출석 여부는) 의원총회에서 당의 총의를 모아 결정하겠다"면서도 "정치탄압임을 감안해 당의 총의를 모아 정할 것"이라고 말해 불출석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이런 상황에서 이원석 검찰총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도 이날 국회에서 함께 열린다. 검찰이 제1야당 대표에게 출석요구를 해놓은 상황인 만큼, 청문회장에서는 이 대표 관련 의혹과 수사의 성격을 놓고 여야 간의 공방이 벌어질 수밖에 없게 됐다.


이재명 대표는 현재 출석요구를 받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외에도 △대장동·백현동 의혹 △변호사비 대납 의혹 △배우자의 법인카드 사적 유용 의혹 등으로 검찰의 수사선상에 올라 있다. 이러한 수사가 적절한지, 수사의 성격이 정치보복이나 정치탄압은 아닌지 민주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강공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소환과 관련해 검찰은 이 대표가 서면질의에 답하지 않아, 공소시효 만료가 임박한 선거법 위반 사건의 특성상 출석요구를 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검찰이 소환조사를 하겠다는 사건 3건 중 2건은 이재명 대표가 이미 서면조사에 응했고, 나머지 1건은 준비 중이었다"며 "이 대표는 '백현동 국토부 협박 발언'과 관련해 경기남부청에 피의자 진술을 제출했으며, '대장동 공공개발사업을 당시 새누리당 성남시의원들이 막았다는 발언'과 관련해서도 수원지검에 피의자 진술을 제출했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성남도시개발공사 직원에 대한 발언과 관련한 진술서 제출 요청은 전당대회에 임박해 급하게 보내온 요청임에도 불구하고 성실하게 준비 중이었다"며 "서면조사에 응하지 않아 소환을 하게 됐다는 검찰의 주장은 옹색한 변명"이라고 일축했다. 이에 따라 소환 사유와 그 불가피성을 놓고서도 공방이 전개될 전망이다.


민주당이 이원석 후보자 청문 과정에서 지나치게 이재명 대표 관련 사안만 물고늘어질 경우에는 역으로 '이원석 청문회'가 '이재명 청문회'처럼 비쳐지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공격이 최선의 방어'라는 말대로 민주당 의원들이 역공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데, 그 포인트는 영부인 김건희 여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청문회 직전에 이른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해 김건희 여사의 육성이 담긴 녹취록이 폭로된 만큼, 김 여사는 수사 대상인지 아닌지, 수사 대상이라면 왜 소환을 하지 않는지 민주당 의원들이 이 대표 사안과 대비해가며 이 후보자를 추궁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당내 대선후보 경선 과정에서 김 여사가 도이치모터스 의혹 관련 증권사 직원과 "이미 절연했다"고 말했는데, 폭로된 녹취록은 김 여사와 해당 직원과의 통화 내용이라서 이것이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에 해당하지 않는지도 이번 이재명 대표 소환 사건과 연결지어 문제제기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 조정식 사무총장은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에 해당하는 사람은 오히려 윤석열 대통령"이라며 "국민들은 (이재명 대표가 아닌) 김건희 여사가 포토라인에 서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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