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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석, 이 시대 이 나라에 이런 사람도 있었나?


입력 2022.09.09 04:04 수정 2022.09.13 06:48        데스크 (desk@dailian.co.kr)

내로남불, 진영 싸움판에서 빛나는 ‘천연기념물’ 검찰총장 후보

자녀, 논문, 음주, 부동산 문제 전무한 ‘선비’

권인숙, 李 잡으려다 이수진 급 ‘아줌마’ 전락

이탄희, “총장 일찍 했으면 세상 많이 바뀌었겠다”

검찰총장 후보자로 내정된 이원석 대검찰청 차장검사가 지난 8월 18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데일리안 김민호 기자

한국 국회에서 똑똑한 검사들과 어쩌다 금배지를 단 야당 의원들이 맞붙으면 검사들은 올라가고 의원들은 망신을 당한다.


한동훈을 잡으려다 민주당 의원 여러 명이 스타일을 구겼는데, 특히 판사에 서울대 출신인 여성 의원 이수진이 최대 ‘피해자(?)’다. 그녀는 횡설수설 우기기와 소리 지르기로 낮술 먹고 주취(酒醉) 코미디를 벌인 ‘아줌마’란 낙인이 찍혀 버렸다.


그녀는 이후 그 실수를 만회하려고 기회가 다시 올 때마다 한동훈에게 재도전하고 있으나 번번이 실패, 이제 무슨 말을 해도 웃음거리밖에 되지 못한다. 최근 국회 예결위에서 망신 이력을 하나 더 추가했다.


이수진 - “검찰이 디지털 성범죄 수사 지원을 위해 수억원 들여 개발한 AI 기반 불법 촬영물 탐지 시스템이 왜 올해 초 신고된 제2n번방 사건 피해 여성 수사에 작동하지 않았나?”

한동훈 - “그거 (검찰이 아니라) 경찰에 신고된 사건인데,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이수진은 이 카운터펀치를 맞고 비틀거리다 더 할 말이 없으니 “으이그”란 ‘아줌마 감탄사’로 질의를 마쳤다. 민주당의 약사 출신 의원 전혜숙 역시 한동훈에게 사실과 다른 말로 다그치며 “맞는지 안 맞는지만 말하세요” “그냥 그렇게 들리네요”라고 ‘아줌마 말싸움’을 했다.


윤석열 정부 초대 검찰총장 후보 이원석 인사 청문회에서는 같은 당 비례의원 권인숙이 이수진 역할을 했다. 그녀도 서울대 출신이며 미국에서 석사와 박사를 마치고 주립대 강단에 섰던 여성학 전문가다. 저 유명한 80년대 부천경찰서 성(性)고문 사건 피해 고발자로서 당시 성녀(聖女)와도 같은 이미지를 가진 사람이었으나 진영 싸움이 그 인격과 지성을 극적으로 변질시킬 수도 있음을 보여 주었다.


권인숙 - “자녀의 장학금 수여 내역을 제출하라고 했더니 ‘특별히 장학금 받은 사실이 없다’고 성의 없이 가지고 왔다. 인사 청문회가 장난인가?”

이원석 - “없는 걸 없다고 하기도 어렵다(어려운 게 국회 인사 청문회다)…….”

이 또한 이수진 급의 ‘아줌마 공세’요 무턱대고 트집 잡기다. 문재인 캠프 활약 후 의원이 돼 자기 이름값을 떨어뜨리는, 예외 없는 진영 논리자의 면모다. 그녀는 이재명 장남의 성매매 의혹과 여성 비하 발언에 대해서도 옹호했었다.


“그런 발언들은 저희가 너무 많이 경험을 해서 굉장히 안타깝지만 평범하기도 하다. 이전에도 이런 식의 사회적 현상, 20대의 살아나가는 모습과 주장에 대해 이재명 후보와 논의를 많이 했다.”

이런 말 같지 않은 말을 들을 때 우리는 흔히 “말이냐 막걸리냐?”라고 대꾸한다. 여성학 박사, 페미니스트란 사람이 이런 궤변을 늘어놓는다. 그럼 도둑질도 너무 많이 경험을 해서 나쁘지만 평범한 행동이란 말인가?


그녀는 지난해 말 음주운전 측정 거부 소동을 일으킨 국민의힘 의원 장제원의 아들과 관련해서는 허위사실을 유포, 사과까지 했다. 당시 야당 대선 후보 비서실장인 그가 압력을 행사했다고 한, 민·형사 책임을 당할 뻔 한 무책임한 주장이었다.


“자녀 문제 해결에 아버지의 힘이 개입된 그런 문제들이 계속 반복적으로 이루어졌던 게 사실은 훨씬 더 논란을 키웠던 면이 있다.”

이원석은 이같은 권인숙의 수준 이하 공격 질의 속에서 그의 청빈(淸貧)과 겸손, 중립적 자세가 돋보였다는 평가를 국회와 언론에서 받았다. 천연기념물 같은 선비의 모습이라고 해도 지나친 찬사가 아니다.


그는 문재인 정부가 세운, ‘고위 공직자 원천 배제 7대 원칙’에 단 한 가지도 해당되지 않음은 물론 터무니없는 의혹 제기조차 전혀 없는 ‘1급수’다. 병역 기피, 세금 탈루, 불법 재산 증식, 위장 전입, 연구 부정행위, 음주운전, 성 관련 범죄 등을 그의 이름에 갖다 붙이는 건 명예훼손이다.


“아이들은 저를 따라 공립 초등학교를 전학 다녔고, 중·고교 모두 일반 학교에 다녔다. 국제학교 이런 데 안 다녔고 장학금 받은 사실도 없다. 형편이 안 돼 해외연수를 보낸 적도 없다. 저희 가족과 저는 평생 골프채 한 번 잡아본 적이 없기 때문에 골프, 콘도, 호텔 회원권이 없다. 1주택자로 주택을 따로 매매해 본 적 없고, 항상 실거주를 했기에 위장 전입한 적도 없다. 없다는 것을 증명한다는 게 쉽지가 않다.”

이원석(53)은 수지청무어(水至淸無魚, 맑은 물에는 고기가 없다) 인생을 살아 인간미는 없다. 그러나 이것이 칭찬받을 일이지 흉은 아니다.


내로남불과 진영 싸움이 일상생활이 되어 버린 이 시대 이 나라에서 이런 인물이 남아 있었다는 게 놀랍다. 그도 서울대(법대 아닌 정치학과) 출신이다. 그리고 전남 보성에서 태어나 서울 중동고를 다닌 호남인이다.


머리가 좋고 국가관이 바르면서 몇 년 동안 자신과의 고독한 싸움을 해야 하는 고시에 합격하고, 우리나라 최고 인재들이 모이는 서울대를 나온 사람은 그래도 대한민국에 기여하는 바가 그 반대보다 많고, 앞으로도 그러할 소중한 국가 자원이다. 이원석은 그런 중요 자원임을 철저한 자기 관리로 입증했다.


검사로서의 중립성, 독립성, 균형 감각도 A플러스 학점이다.


“(검찰 내에서) 집단 사고에 빠지지 않고 개별적인 검사들이 소신을 갖고 자율과 책임에 따라 일하는 문화가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가능하면 조직, 상급자, 관리자라는 표현을 쓰지 않도록 한 바 있다.”

이 말에 하버드 로스쿨 석사, 판사 출신 민주당 의원 이탄희가 경의를 표했다.


“후보자가 검찰총장을 일찍 하셨으면 세상이 많이 바뀌었겠다 싶다.”

이원석이 총장에 취임, 소임에 투철하면서 중립적인 법치 검찰을 이끌어 윤석열 정부 성공에 기여하게 된다면, 그는 나라의 정상화와 발전을 염원하는 진영의 미래 리더 중 한 사람이 될 것이다.


글/정기수 자유기고가(ksjung724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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