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락집값'에 일반 분양자 억소리…분양가 보다 10억원 싼 입주권

더샵 루벤, 입주권·분양권 '10억원' 간극…"조합원 급매물 던져"

"하락세 지속돼 가격차 더 키질 가능성도…향후 분양단지도 영향"

부동산 시장 침체가 지속되면서 입주권과 일반분양가의 간극이 벌어지고 있다. ⓒ뉴시스

부동산 시장 침체가 지속되면서 입주권과 일반 분양가의 간극이 벌어지고 있다. 조합원들이 입주권을 급매에 내놓고 있어서다. 평당 최고 분양가를 기록했던 잠실 더샵 루벤은 가격차가 크게는 10억원 가까이 벌어졌다.

15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울시 송파구 송파동 성지 아파트(잠실 더샵 루벤) 전용면적 84㎡는 현재 매물이 최저가로 13억5000만원에 올라와 있다. 이주비 승계 조건도 있는데, 이 경우 초기투자금액은 더 낮아진다. 3억9100만원의 이주비를 승계하면 9억원 대에도 매수도 가능하다.

이주비 승계를 차지하고 계산하더라도 약 2억원 후반으로 예상되는 추가분담금을 적용하면 16억원대로 전용 84㎡를 매입할 수 있는 셈이다. 해당 평형대는 향후 106㎡로 리모델링된다.

기존에는 현 시세 보다는 수억원은 높았다는 게 인근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송파동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집주인들이 17억~18억원대에 팔라고 했을 땐 들은 척도 안했었다"며 "그러나 최근 예전가격으로 내놔도 안 팔리니 시세가 점차 내려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입주권의 가격이 점차 내려가면서 일반 분양가와의 간극도 넓어지고 있다. 해당 아파트의 평(3.3㎡)당 분양가는 기존의 최고가였던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의 5272만원보다 1200만원 이상 높은 수준인 6500만원으로 책정됐다. 일반 분양자들은 25억7440만~26억4700만원 사이의 금액에 분양을 받았는데, 가격 차가 10억원 까지 벌어진 셈이다.

통상 입주권이 분양권보다 총거래가액 면에서 저렴한 편이긴 하다. 조합원 분양가는 일반분양가보다 저렴하게 책정되기 때문이다. 이는 사업 지연 등에 대한 책임을 조합 측에서 지고 있어서인데, 특히 해당 단지는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지 않아 가격차가 더 컸다. 입주권은 재개발·재건축 사업 등의 조합원 자격이 승계되는 권리라면, 분양권은 청약 당첨자가 획득한 입주 권리를 말한다.

다만 그렇다고 해도 입주권과 분양권과 금액 차가 지나치게 크다는 게 시장의 분석이다.

부동산 업계 한 관계자는 "10억원이나 차이가 난다는 것은 정상적인 가격차는 아니다"며 "워낙 일반 분양가가 높았던 원인도 있겠지만, 일부 조합원들이 급매물을 던지면서 가격차가 크게 벌어진 것으로 보인다. 일반 분양자 입장에선 순식간에 수억원의 자산이 날라간 느낌이라 답답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집값이 하락세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가격 격차가 더 커질 가능성도 배제하긴 어렵다"며 "향후 분양될 리모델링 단지들도 영향을 받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