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저축은행, 수신금리 인상에 ‘울상’…조달비용 부담 ‘가중’


입력 2022.09.16 06:00 수정 2022.09.15 15:21        이세미 기자 (lsmm12@dailian.co.kr)

은행과 평균 예금금리 차 0.04%p

수신금리 경쟁 지속에 이자비용 ↑

5대 저축은행 순익 전년比 25.6%↓

저축은행 이미지. ⓒ연합뉴스

국내 4대 시중은행의 주력 예금 상품 금리가 모두 연 3.5%를 넘어서면서 저축은행 고금리수신상품의 매력이 반감되고 있다. 그동안 저축은행들은 고객 유치를 위해 수신금리를 상대적으로 높게 제공해왔는데, 시중은행들이 그 간격을 좁히고 있어서다. 저축은행업계에서는 고객유치 경쟁은 물론 자금조달 부담이 더 가중돼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기준 저축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연 3.37%로 전달 보다 0.19%p 상승했다. 같은 기간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0.6%p 오른 연 3.33%로 집계되며 두 업권의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금리차는 0.04%p까지 좁혀졌다.


두 업권의 예금금리 차이가 0.10%p 밑으로까지 떨어진 건 2013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그동안 시중은행과 저축은행의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통상 1%p 가까이 차이가 났던 점을 감안하면 짧은 시간에 상당 폭 줄어든 셈이다.


저축은행과 은행의 평균 예금 금리차가 대폭 줄어든 이유는 은행들이 앞다퉈 예‧적금 금리를 올리는 것도 모자라 10% 이상의 특판까지 내놓으며 경쟁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예대금리차 공시가 공개되면서 은행들에 대한 ‘이자장사’ 비판이 수신경쟁에 불을 지핀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저축은행들 역시 기준금리 인상에 맞춰 수신금리를 올리고 있지만 은행들처럼 적극적으로 나설 수 없다는 점이다. 저축은행들의 자금조달 수단은 예‧적금으로 한정적이다. 따라서 고객 예금을 통해 대출 자금을 조달하기 때문에 시중은행보다 되려 수신금리를 높게 설정해 고객을 끌어들였지만, 업권 간 수신금리 간격이 좁혀지면서 덩달아 예금금리 인상에 따른 조달비용도 증가하게 된 것이다.


여기에 대출금리마저 최고금리가 20% 이하로 내려가 이자마진은 더욱 줄어들고 있다. 저축은행들은 중금리 대출을 늘리고 있지만 이마저도 인터넷은행과의 경쟁에서 밀려나는 모양새다. 특히 올해 연말 무렵에는 저축은행업권의 평균 수신금리가 4%에 육박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어 예대마진은 더욱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실제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조달비용 증가 영향으로, 올해 상반기 저축은행들의 실적은 큰 폭으로 감소했다. 올해 상반기 이자비용은 총 448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55.8%가 늘었다. 그 결과 국내 5대 저축은행(SBI‧OK‧웰컴‧페퍼‧한국투자)의 상반기 순익은 3632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25.6%가 감소했다.


저축은행별로 보면 OK저축은행(670억원)이 전년 동기 대비 55.8% 줄며 가장 큰 폭으로 줄었으며, 이어 ▲웰컴저축은행(519억원) 26.6% ▲페퍼저축은행(297억원) 20.2% ▲SBI저축은행(1777억원) 8.2% ▲한국투자저축은행(369억원) 3.7% 순으로 감소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수신금리를 인상하게 되면 관련 비용이 증가하기 때문에 업계의 부담”이라며 “중금리 대출로 방어하려 하지만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 강화 등에 가로막혀 이마저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세미 기자 (lsmm12@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